영화 '미스터 존스' 스틸컷
영화 '미스터 존스' 스틸컷

영화는 '가레스 존스'(1905~1935)라는 영국 저널리스트의 우크라이나 대기근 취재 전후를 다룬다.

우크라이나 대기근은 '홀로도모르(Holodomor)'로도 표현되는데, '기아'라는 뜻의 '홀로도(Holodo)'와 '죽음'이란 뜻의 '모르(mor)'가 합쳐진 우크라이나 말이다.

1932~33년 옛 소련의 자치공화국인 우크라이나에서 대기근으로 약 350만 명이 아사한 사건을 지칭한다. 사망자 규모는 관점에 따라 이 숫자의 2~3배까지로 늘어난다. 아일랜드 대기근과 마찬가지로 '홀로도모르' 시기에 우크라이나 인구의 4분1 가량이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

영화 '미스터 존스' 스틸컷
영화 '미스터 존스' 스틸컷

영화는 홀로도모르를 최초로 보도한 존스(제임스 노턴)의 취재기를 통해 홀로도모르를 조명한다. 우크라이나에서 수백만 명이 굶주림으로 죽어 나가는 와중에 스탈린이 그곳에서 생산된 곡식을 모두 수출해 산업화에 쏟아부었다는, 즉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인의 아사(餓死)를 유발했다는 사실상 학살이라는 견해에 동조하는 듯하다.

이러한 반(反)스탈린적 분석은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의 공식적 입장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932~33년의 대기근을 재조사하여 당시 '대학살'과 가레스 존스의 기사가 모두 사실이었음을 공표했고 2008년에는 가레스 존스에게 사후 훈장을 수여했다.

더 본질적인 핵심은 영화에서 흑백으로 보여준 홀로도모르이다. 부당하게 주어진 다중의 고통에 공감하는 것과 그 고통의 이유를 찾는 인간적 노력에 주목하는 것, 두 가지를 유의하며 감상할 것을 제안한다. 홀란드 감독이 언급한 대로 가레즈 존스와 조지 오웰에 더 유의하는 것이 나쁘지 않은 감상법이긴 하지만, 그들의 출발점 또한 '공감'과 '인간'에서 찾아진다.

안치용 carmine.draco@gmail.com 영화평론가 겸 인문학자로 읽고 쓰는 일을 하며 산다. 흔히 한국CSR연구소 소장으로 소개된다. 지속가능저널 발행인, 한국사회책임네트워크(KSRN) 집행위원장, 지속가능청년협동조합 바람 이사장 등의 직책을 함께 수행한다. 언론⋅연구 활동을 통해 지속가능 및 사회책임 의제를 확산하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 힘을 보태는 한편 지속가능바람청년학교, 대한민국지속가능청소년단 등을 운영하면서 대학생⋅청소년들과 미래 의제를 토론하고 있다. 가천대 경희대 카이스트 한국외대 등에서 비전임교원으로 경영학과 언론학, 글쓰기를 가르쳤다. 경향신문에서 경제⋅산업부 국제부 문화부 기자로 22년을 일했다. 학부는 문학, 석사는 경제학, 박사는 경영학을 전공했다. 지금은 한신대 신학대학원에 다니면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원. <선거파업> <한국자본권력의 불량한 역사> 등 30권 가까운 저⋅역서가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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