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소 놀이터 안전 기준 맞춘 초등학교 내 숲놀이터
최근 몇 년 동안 초등학교 놀이터는 혁신의 중심에 있다. 학교와 교육청은 ‘놀이가치와 아이들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하는 기성 놀이기구’가 수십 년 동안 운동장의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아이들에게 외면 받아온 놀이터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감각과 신체발달, 정서발달에 좋은 놀이 환경은 공부환경 못지않게 중요하기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놀이터운동을 각 교육청에서 진행해 오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놀이터 운동은 그저 놀이시설 안전기준에만 맞춰진 기성품과 실내 인테리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숲 속의 놀이터 처럼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에 재미까지 더한 놀이터가 한 초등학교에 만들어져 주목받고 있다.
동산초등학교는 행정안전부 어린이놀이시설 기술협의회(위원장 배송수)와 협업으로 ‘도심 속에 진짜 숲놀이터, 그리고 동화 속 모험에 나옴 직한 트리하우스가 있는 놀이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리틀빅아이가 시공을 맡았으며 최대한 자연을 그대로 가져온 디자인, 기성기구를 탈피하고 숲 체험형 놀이공간과 기능을 중심으로 만들어 아이들이 그 공간 속에서 환경의 주인이 되는 놀이터가 목표였다. 현장 요구도를 반영한 놀이가치는 최대한 구현하고 이용자 안전에 대해선 필요한 만큼 조치를 강구하여 균형 있는 놀이터를 지향했다.
동산초 숲놀이터는 트리하우스 하나와 트리 데크 3개가 그물 다리로 연결되어 있고, 트리데크 아래에는 우리 나라 최대 규모의 나무 정글짐으로 구성되어 있다. 놀이터 공사에 사용된 재질은 느티나무, 로비이아, 월넛, 적삼목, 그리고 재단된 목재를 기본으로 사용하고, 그 외 아연각관(그물다리 프레임), 그물, 밧줄, 그리고 나무로는 사용하였다. 모든 놀이 기구는 디자인은 달라도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동작은 오르기, 내려가기, 미끄러짐, 이동, 움직임(그네)이다.
‘자연 그대로 & 정형의 파괴’를 개념으로 기본 기둥재와 난간은 느티나무를 사용하여 느티나무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전체 놀이터의 분위기를 지배하게 만들었고, 트리하우스 벽면은 오래 전부터 차탁으로 쓰일 정도로 판재 무늬가 아름다운 느티나무 송판을 사용하였다. 기둥과 벽면 판재로 쓰인 느티나무는 우리나라 대표 정자나무이며, 놀이터 중앙에 있는 느티나무 연리목을 심어 좋은 기운과 스토리가 함께 할 수 있게 했다.
정글짐도 나무(로비니아)로 비정형적으로 설치했고, 트리하우스 오두막의 비뚤어진 입구 역시 정형을 파괴하는 디자인을 통하여 아이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하였다.
놀이터 안전과 관련해서는 시설적으로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어린이가 놀면서 스스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게 구성됐다. 불규칙한 동선과 공간 그리고 서로 다른 높이 차를 두어 이용자 별 능력에 따라 어린이가 스스로 위험과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하였다.
동산초 숲놀이터는 인위적으로 분리하기 보다는 놀이기구와 공간 개념을 분리하지 않고 혼재하여 시공하였다. 혼재된 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매번 놀이의 공간을 다르게 결정하고 다양하게 놀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렸을 적 동네 골목길이 어떤 때는 전쟁터가 되고 소꿉장난하는 곳이 되고, 고무줄놀이 공간이 되듯, 공간에 대한 결정권을 아이들이 가질 수 있게 한다. 동적인 놀이 공간은 오르기, 내려오기, 기어가기 등이 있는데 나무로 만든 정글짐은 비정형적으로 배치가 되어 흡사 정글을 탐험하듯 움직이며 아이들의 신체발달을 도모한다.
손상영 동산초등학교 교감은 “놀이시설은 놀이방법을 아이들이 만들어가고, 새롭게 창의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이번 본교가 진행한 자연숲 놀이터는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지만 동화책의 한 페이지를 연상케 하는 트리하우스나 구조물을 이용하면 커다란 느티나무도 올라볼 수 있으며, 다양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건너고 이동할 수 있게 했다”면서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저마다 자기들의 규칙을 만들어 놀이시설을 즐겁게 활용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제 초등학교의 운동장 놀이시설도 변화가 필요하다. 본교의 자연숲 놀이터 숲토리가 그 예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향선 기자 hslee@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