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결말의 서사가 담긴 트랙리스트, 정주행은 필수!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 'WOOPS!' 앨범 타이틀만큼이나 놀랍도록 빠른 컴백

우즈(WOODZ, 조승연)가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로 돌아왔다. 5개월 만의 컴백이라고는 하지만 첫 번째 미니앨범 'EQUAL'을 발매한지 142일 만이며 3주간의 활동 기간을 제외한다면 약 4개월여만이다. 거기에 8월 한 달과 9월 초까지 '위클리 차이나우', '복면가왕', '뭉쳐야 찬다' 등의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비추고 9월 말인 27일에는 단독 콘서트를 치르기도 했다.

이달 초 우즈가 컴백을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당시 처음 머릿속에 들었던 생각은 '미니 앨범의 형태가 가능한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11월 4일 발매된 '프라이머리'의 'Bless You'라는 디지털 싱글에 작곡, 작사, 피처링까지 참여한 것을 확인한 후 물음표는 그 크기가 더 커져버렸다.

미니 앨범의 형태가 맞고 총 여섯 곡이 수록되었다는 점을 알고 난 후에는 앨범의 콘셉트나 곡의 퀄리티 등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어 우즈의 차기 앨범인 'WOOPS!'에 대한 관심도가 상승했다.

이 모든 것은 우즈가 본인 노래의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을 직접 하는 솔로 가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곡과 가사를 받아 노래와 퍼포먼스를 준비하여 활동을 재개하는 데에도 보통 3개월여의 시간이 소요되거나 그 이상이 걸린다. 우즈는 비슷한 시간 동안 직접 앨범의 콘셉트를 정하고 수록곡들을 만들며 다양한 외부활동에 콘서트까지 해낸 셈이다.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 '역시!'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한 앨범 'WOOPS!'

첫 미니앨범 'EQUAL'의 콘셉트와는 사뭇 다르게 보이는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의 이미지 또한 기대감과 우려를 동시에 가지게 했다. 녹아내리는 듯한 폰트 이미지에 지난 할로윈을 연상시키는 공포스러움이 더해진 콘셉트가 앨범이나 수록곡들에 대한 예상을 쉽사리 할 수 없도록 하는데 일조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EQUAL' 앨범이 말끔한 슈트 정장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 앨범 'WOOPS!'는 먹다 남은 사탕이나 과자 부스러기가 붙어있을법한 멜빵바지를 떠오르게 했다. 타이틀곡 뮤직비디오의 티저가 공개되었을 때에도 재기 발랄한 악동으로 변신했다는 표현이 주를 이뤘는데 곡과의 상관관계가 무엇일지는 도무지 예측이 되지 않았다.

드디어 11월 17일 우즈의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가 공개되었고 그동안의 의문이나 궁금증들이 해소되었다기보다는 별 가치가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혹시?'라는 기대가 '역시!'라는 만족으로 되돌아왔기에 그러했다.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9월의 콘서트에서 선공개 되었던 'Thanks to'와 3~4년 전부터 작업을 해왔다는 'Tide'가 미리 만들어져 있었던 곡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번 'WOOPS!' 앨범의 제작 기간은 그리 넉넉하지 않았을 터인데 공개된 앨범의 수록곡들은 각각의 연결고리마저 가지고 있었다.

우즈의 설명에 따르면 이번 앨범 'WOOPS!'는 하나의 영화 시나리오나 코믹북과 같은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트랙리스트의 첫 곡인 '방아쇠'를 시작으로 여섯 개의 수록곡이 순서대로 하나의 이야기를 따라 이어지기에 차례대로 들어볼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수많은 인간사들 중 '사랑'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WOOPS!' 앨범의 스토리는 가상의 주인공이 동경하는 또 다른 가상의 인물에게 용기를 얻어 어린아이 같은 모습에서 탈피한다는 큰 흐름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언급해 주었다.

그럴싸하게 잇대어지는 각 곡의 마지막 부분과 다음 곡의 도입부를 듣고 있노라면 잔잔한 희열마저도 느껴진다. 우즈가 어떠한 연유로 트랙리스트 전부를 순차적으로 들어보기를 원했는지 자연스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 'WOOPS!'를 제대로 감상하는 방법

우즈의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가 발매되고 눈길을 끌었던 것은 각 곡에 대한 설명이 아주 상세하게 되어있는 음반 및 곡에 대한 소개 글이 기재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전작인 'EQUAL'에서는 없었던 부분이다.

그동안 다양한 SNS를 통해 이야기해왔던 이번 앨범과 수록곡 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우즈의 시점에서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앞서 이야기했던 스토리와 캐릭터에 대한 설명까지도 친절하게 되어있기에 정독해본다면 우즈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이번 앨범의 수록곡들을 만들었는지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타이틀곡 'BUMP BUMP' 뮤직비디오의 감상 역시 'WOOPS!' 앨범이 가진 전체적인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즈는 인격의 양면성에 대한 부분을 담고 싶다고 했는데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싶다.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그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서도 환경의 변화에 의해서도 바뀌기에 내면적인 부분만을 가지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너무 제한적일 수 있다. 뮤직비디오의 다채로운 색감과 카메라의 앵글, 함께 등장하는 타인들과의 관계성에 대해 보이는 모든 것들이 장난스러우면서도 가볍지 않으며 즐겁고 기쁘면서도 외로워 보이게 한다.

'방아쇠'와 'BUMP BUMP' 두 곡의 무대만이 공개되었을 뿐이지만 퍼포먼스에 있어서도 이번 앨범 'WOOPS!'의 스토리라인이 엿보이는 범주들이 있다. 통통 튀는 점핑이 계속되는 'BUMP BUMP'의 안무는 부딪히며 투닥거리는 연인 또는 주변인과의 모습을 표현했고 신체 일부나 마이크를 소총이나 권총을 다루듯 표현한 '방아쇠'의 퍼포먼스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트랙리스트 순서에 따라 '방아쇠', 'BUMP BUMP', '내 맘대로', 'Thanks to', 'Sweater', 'Tide'의 여섯 곡 가사와 멜로디를 음미하며 감상해 볼 것을 추천한다. 우즈 본인은 가사에 중점을 두었다고 하였지만 곡 하나하나에서 장르가 변화하는 듯한 변주점을 찾아내는 것도 'WOOPS!' 앨범을 만끽하는 재미의 요소가 될 것이다.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 번외. 타이틀곡 'BUMP BUMP'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확대 해석.

이번 앨범 'WOOPS!'의 타이틀곡 'BUMP BUMP'은 놀이공원의 범퍼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였다. 사실 '범퍼카'를 소재로 한 노래들은 이미 존재하고 있으며 제목마저도 '범퍼카'이다. 하지만 모두 경쟁의 구도와 다툼, 승패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사랑하는 연인의 다툼에 대한 의미로 재해석된 우즈의 'BUMP BUMP'은 몸은 어른이지만 아직 성숙하지 못한 치기 어린 세대들의 삶을 표방하는 듯하기도 하다.

범퍼카를 혼자서 타는 것은 의미가 없다.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인원이 참여해야 적당한 스릴과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그리고 진행 상황에 따라 자칫 어느 한쪽은 즐겁지만 다른 한쪽은 기분이 상할 수도 있는 강약의 조절이 매우 중요한 놀이기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막다른 곳이나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 움직이고자 하는 방향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핸들을 끝까지 돌려야 벗어날 수 있는 범퍼카 안에서 처세를 배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비약적일런지도 모른다.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우즈(WOODZ, 조승연) 두 번째 미니앨범 ‘WOOPS!' 쇼케이스 / 제공 : 위에화엔터테인먼트

하지만 'BUMP BUMP'의 시작에 나오는 'Love is fair'라는 가사가 모순되어 보이면서도 반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같은 결을 가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사랑은 절대 공평하지 않다. 누군가 양보하고 한 발자국 물러나야 관계가 유지된다. 더 이상 움직일 수 없을 때 가고자 하는 방향의 반대로 핸들을 돌려야 하는 범퍼카처럼 말이다.

곡의 제목과 함께 반복되는 라임 부분도 'BUMP BUMP'이라는 타이틀곡의 가사가 가지는 커다란 매력 중 하나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씩씩거리지만 we knew all / Sick Sick 하긴 한데 love you so much' 부분의 가사가 가장 마음에 든다. 비슷한 발음을 가지는 '씩씩'과 'Sick Sick'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의미, 그에 상반되어 뒤따르는 영어 문장이 내포하는 가치 덕분이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부딪히고 상처받고 치유하고 회복하기를 반복한다. 모두의 생김새가 다른 것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각기 다른 생각들과 마음가짐들을 가지고 있기에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으며 지내기 위해서는 원하지 않는 가면을 써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우즈가 1위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인형 탈'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많다. 앨범 발매 직후 가졌던 쇼케이스에서 우즈의 인격으로 거론되지 않았던 '조다정'이나 '조철푸덕' 등에 대해서도 말이다.

그렇지만 과함은 모자람만 못한 법이기에 이쯤에서 줄여야겠다. 혹자는 이미 차고 넘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앞으로 며칠 동안은 우즈의 이번 앨범 'WOOPS!'를 들으며 잠을 청하려고 한다. 물론 수록곡의 순서대로 전곡을 모두 반복해 들을 예정이다.

오세정 라이프&컬처팀 기자 tweety@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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