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의 가격이 떨어졌다. 사진 = 뉴스1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의 가격이 떨어졌다. 사진 = 뉴스1

10월 수출물가지수가 1984년 이후 3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환율 하락으로 인한 원화 강세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수출물가지수는 주요 품목의 해외수출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지수로 이 지수가 하락하면 해당 품목의 가격이 낮아짐을 의미한다. 이는 곧 국내기업의 이윤도 낮아져 생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0년 10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92.51로 지난 9월 대비 2.6% 떨어졌다. 이는 1984년 12월의 91.09이후 약 36년 만의 최저치다.

농림수산품은 불과 -0.5%가 떨어진 것에 비해 공산품은 –2.6%나 떨어졌다. 특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3.6%)나 금속가공제품(-2.9%), 운송장비(-3.0%)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는데 이는 원/달러의 평균환율이 지난 9월 1178.80원에서 10월 1144.68원으로 –2.9% 하락한 것이 요인이다.

특히 주력 수출품인 DRAM과 플래시메모리 등의 반도체가 각각 –8.5%, -5.6%로 크게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은 재고 축적에 따른 공급 과잉에 의한 것이고 미국·유럽 등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겹쳐 하락했다"고 전했다.

앞서 수출물가지수는 지난 5~7월에 걸쳐 오름세를 보이다 지난 8월부터 –0.1% 감소세를 보이더니 9월(0.0%)에 이어 10월에도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0월 수출물가지수는 6.4% 떨어졌으며 지난해 5월 이후 17개월 연속 하락했다.

반면 환율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0.1%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수입물가지수는 유가하락의 영향을 받아 95.63으로 전월 대비 2.6% 하락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1.6% 하락한 수치로 지난달 두바이 유가(월평균)가 배럴당 40.67달러로 9월(배럴당 41.51달러)에 비해 2.0% 하락해 광산품 등을 중심으로 떨어진 것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원재료 수입물가지수는 광산품 등이 내려 9월 대비 3.2% 하락했고 중간재 수입물가지수 역시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이 내려 2.6% 떨어졌다. 자본재 및 소비재도 각각 2.6%, 2.0% 하락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전월 대비 보합세를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당월 지수는 잠정치로 다음달 지수 공표시 확정된다”고 전했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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