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 요하네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SBS의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지난 10월 20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스물아홉이라는 나이로 청춘의 마지막을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에 대해 수채화 같은 감성으로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겨준 드라마가 아닐까 한다.

이미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드라마는 낭만파 작곡가인 '로베르트 슈만'을 존경하면서 그의 부인이자 피아니스트인 '클라라 슈만'을 사모했던 '요하네스 브람스'의 이야기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사랑해서는 안 되는 대상을 동경하며 일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던 '브람스'의 고뇌가 이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청춘들의 성장통으로 재해석된 작품이라 생각한다.

극의 중심에는 주인공 박준영을 연기한 배우 김민재가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종영 이후 주인공 김민재를 만나 직접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 드라마 주인공 박준영과 많은 부분이 닮아있는 김민재

실제로도 말이 많은 스타일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김민재는 중저음의 보이스 톤에 어울리는 진중한 자세와 조심스러운 태도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답하기 쉽지 않거나 생각을 요하는 질문을 받을 때면 멋쩍은 미소와 함께 짧게 답변을 마무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피아노를 칠 줄은 알고 있었지만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출연하게 되면서 클래식 피아노를 처음 쳐봤고 본격적으로 악보를 보면서 피아노 연주를 하는 것도 잘하지 못했기에 많은 연습을 해야 했다고 한다.

촬영 초반에는 피아노 연주를 연습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지만 콩쿠르에서 우승하는 연기를 해야 하는 후반부에는 연습 시간을 거의 가질 수 없어서 많이 어려웠다고도 이야기하며 정말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실 단순히 피아노를 잘 치는 것뿐만 아니라 피아니스트로서의 디테일한 모습들을 보여야 했고 동작이나 체스처뿐 아니라 표정까지도 어느 정도의 적정선으로 연기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보였다.

목소리의 깊이만큼이나 생각도 깊다고 이야기하던 김민재는 너무 깊이 생각을 하는 것이 자신의 단점 중 하나인 것 같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촬영에 대한 아쉬움이 생기는 경우 '다음에 잘해야지' 하고 넘겨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를 못해 아쉬운 부분에 대해 깊게 생각하기에 잠들지 못하고 고민하거나 다음 스케줄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 최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떨쳐버리고자 '모르쇠'의 태도를 취한다는 이야기도 했다.

촬영 현장에 대해서는 드라마에서 보였던 잔잔한 감성과 크게 다르지 않게 또래의 배우들과 즐겁고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촬영을 할 수 있어 좋았다는 이야기를 했고 더불어 조영민 연출에 대한 감사함도 표현했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중후반부에 들어 감정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느껴 자신이 잘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조영민 연출에게 전화를 걸어 물었던 적이 있었다고 했다. 당시 조영민 연출은 김민재에게 주인공 박준영 자체로서 지금 너무 잘하고 있으며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따스한 격려의 말을 건넸다고 한다.

너무너무 좋은 분이라고 강조해서 이야기하는 김민재의 답변에서 진정성이 느껴졌고 드라마의 구성에서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던 차분하고 화기애애한 촬영장의 분위기가 전달되는 듯한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 지금까지의 인간 김민재와 앞으로의 배우 김민재

배우 김민재의 공식적인 데뷔 작품은 2015년 Mnet에서 방영되었던 '칠전팔기 구해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전년도인 2014년 tvN 월화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 3'에서 단역으로 먼저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김민재는 열아홉 살의 나이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매력을 느꼈으며 동경을 하게 되었고 절실하게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배우로 활동하기 이전에는 가수로서의 꿈을 키우며 춤과 노래를 배워왔던 그이기에 작은 배역 하나가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어 준 셈이라 할 수 있겠다.

연기자로 공식 데뷔했던 2015년에는 '쇼미 더 머니'라는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비주얼 래퍼로서 주목받았던 적도 있었던 만큼 춤이나 노래를 연습했던 지난 시간들이 현재의 자신에게 무척 좋은 자양분이 되어주고 있다는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연기자로 데뷔한 이후에는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달려왔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달려가고 싶다고 말하던 그는 공백기가 거의 없었던 점에 대해서도 힘들다기보다는 하고 싶은 작품들을 계속 만날 수 있었던 것이 감사하고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 좋았다고 말했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배우 김민재 / 냠냠엔터테인먼트 제공

작품을 연달아 하다 보니 감을 잃지 않을 수 있었고 지금까지 했던 모든 작품들이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본인 스스로가 하고 싶어서 했던 것들이라고 이야기하는 그를 보면서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즐기고 있는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도 강하게 받았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통해 자신의 일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배우 김민재는 올 한 해가 연기자로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소중한 시기가 되었던 것 같다는 말도 더했다. 시청자들과 팬들의 사랑을 체감하게 한 작품이고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셨다고 이야기해 주셔서 연기자로서의 자신감을 더할 수 있었다고도 이야기했다.

드라마가 종영을 했으니 휴식에 대해 거창한 계획을 세울 법도 한데 체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을 하겠다며 차기작을 검토하면서 집콕 생활을 할 예정이고 하고 싶은 작품이 나타난다면 바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김민재를 보면서 그가 가진 연기에 대한 열정이 무척이나 크다는 사실 또한 알 수 있었다.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마지막 대본에 "여러분의 크레센도를 응원합니다."라는 작가의 말이 적혀있었다던데 배우 김민재의 연기 인생 역시도 점점 커져서 해당 분야의 정점을 찍을 수 있기를 같은 마음으로 응원해 본다.

오세정 라이프&컬처팀 기자 tweety@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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