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큰 변화를 보인 것은 데이트 풍경이다. 맛집과 카페 등 분위기가 좋은 곳을 선호하던 트렌드에서 공기가 잘 통하는 탁 트인 곳을 찾는 추세다.

텅빈 극장 ? 게티이미지
텅빈 극장 ? 게티이미지

극심한 미세먼지와 계절, 날씨 영향을 안 받아 미혼남녀 선호도 1위 데이트 장소였던 영화관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자 사찰 수준으로 조용한 장소가 됐다. KOBIS(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관 최고 성수기에 해당하는 8월 관객 수는 737만7415명으로 지난해 관객 수인 1798만1401명에 비해 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렀다. 영화관이 대표 데이트 장소가 된 것은 멀티플렉스로써 쇼핑, 음식, 오락거리 등 즐길거리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작은 화면 TV에서는 느낄 수 없는 커다란 화면과 영사실에서 쏘는 빛이 스크린을 채우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영화관만이 갖는 특징이다.

많은 영화팬들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해답은 가정용 프로젝터 판매량이 대답해 준다. 영화관에 가지 못하니 아예 집에 영화관을 만드는 것이다. 가정용 프로젝터만 있으면 이 꿈을 실현할 수 있으니 시장은 확대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이호 넥스트데일리 기자 dlghcap@nextdaily.co.kr

◇국내외 프로젝터 시장 현황

시장조사기관 PMA에 따르면 세계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은 꾸준한 성장세다. 포터블 프로젝터 성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데 2018년 283만3710대, 2019년 318만8124대, 2020년 318만7365대(추정)이다. PMA는 내년 387만649대, 2022년에는 446만6817대로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포터블 5만7000대, 홈시네마 1만7000대 수준이다.

홈시네마 역시 시간이 흐를수록 크게 성장할 것이다. 2018년 104만1741대, 2019년 102만8260대, 2020년 101만5645대로 살짝 주춤하지만 이후 2021년에는 128만2579대, 2022년에는 177만8968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캠핑족의 증가로 포터블 프로젝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캠핑족의 증가로 포터블 프로젝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 게티이미지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홈캉스,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입문용으로 이동이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한 포터블 프로젝터가 많이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로젝터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면 고성능에 속하는 홈시네마 수요가 증가할 것이고 제조사도 프리미엄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포터블 프로젝터가 가정용 프로젝터 주류를 이루지만 영화인 갈증을 해소시켜 주기에는 크기와 전력 등 스펙 면에서 조금씩 모자란 감이 있다. 영화를 사랑하는 이의 집을 완벽하게 영화관으로 만들어 줄 홈시네마 제품들을 소개해 본다.

◇국내 시장 1위 브랜드 'LG 시네빔 레이저 4K'

LG 시네빔 Laser 4K(HU85LA)
LG 시네빔 Laser 4K(HU85LA)

LG전자는 국내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 점유율 43%(2020년 1분기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업계 1위 기업이다. '시네빔'이라는 브랜드로 고급 기종부터 입문용까지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상위 제품인 'LG 시네빔 레이저 4K'는 4K UHD(3840X2160) 해상도와 200만대 1 명암비를 지원해 고화질의 입체적 영상을 표현한다. 사용자는 마치 영화관에서 시청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화면 밝기는 최대 2700안시에 달하는데, 이는 촛불 2700개를 동시에 켠 수준이다. 밝은 곳에서도 또렷하고 생생한 화질을 감상할 수 있다.

'LG 시네빔 레이저 4K'는 파란색 레이저 광원과 빨간색 레이저 광원을 동시 적용한 듀얼 레이저 광원을 탑재해 단색 레이저 광원을 사용하는 프로젝터보다 더욱 풍부하고 섬세한 색 표현을 할 수 있다. 영화 제작 시 기준이 되는 디지털 시네마 표준색 영역 'DCI-P3'를 97% 충족해 사용자는 영상 제작자가 의도한 색 표현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초단초점 기술을 탑재해 좁은 공간에서 초대형 화면을 구현한다. 제품과 스크린 사이가 10cm만 돼도 100인치 대화면을 보여주며 최대 120인치까지 지원한다. 초단초점 장점은 투사 거리가 짧은 만큼 공간 활용이 뛰어나고 제품 설치도 간편하다는 점이다. 사람이나 반려동물이 지나다니면서 화면을 가리지 않아 몰입감이 뛰어나다.

키스톤 기능도 강력하다. 대부분 프로젝터는 투사된 화면 모서리 4개 지점만 위치를 이동할 수 있어 화면 모양을 정교하게 조절하기 어렵지만 이 제품은 화면 테두리 총 12개 지점에서 화면을 늘리고 줄일 수 있어 편리하게 정확한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인테리어에 최적화된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채용했으며 제품 크기는 가로 680mm, 세로 347mm, 높이 128mm다. 제품 설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로 길이가 짧아 공간 제약이 적다. TV와 같은 운용체계를 이용해 사용이 편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LG 스마트 TV에 적용한 독자 플랫폼인 'webOS(웹OS) 4.5'를 탑재해 유·무선 인터넷을 연결하면 인터넷 검색은 물론이고 '넷플릭스' '유튜브' '왓챠플레이' '푹(POOQ)' '티빙(TVING)'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노트북, 스마트폰 등 별도 주변 기기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으며 자사 프로젝터 중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음성으로 조작·검색이 가능하다.

◇프로젝터 시장에 다시 돌아온 삼성 '더 프리미어'

삼성전자 더프리미어(고급형)
삼성전자 더프리미어(고급형)

삼성전자는 TV보다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으로 가정용 프로젝터 시장을 떠났다가 9년 만에 최고 스펙을 적용한 프리미엄 가정용 프로젝터 '더 프리미어(The Premiere)'를 들고 돌아왔다. 더 프리미어는 '트리플 레이저'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된 화질을 선보인다. 트리플 레이저 기술은 R(Red), G(Green), B(Blue) 색상을 각각 다른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해 풍부한 색과 밝기를 제공한다.

LG 시네빔 레이저 4K보다 광원이 하나 더 많다. 더 프리미어는 트리플 레이저가 적용된 고급형 모델과 싱글 레이저가 적용된 보급형 모델이 존재하는데 고급형 모델은 최대 330.2cm(130형)까지 스크린을 확장할 수 있으며, 삼성전자 고화질 기술이 그대로 적용돼 TV에서 구현되는 것과 동일하게 4K 화질을 즐길 수 있다. 최대 밝기가 2800안시로 밝은 환경에서 제약 없이 고화질 영상을 시청할 수 있으며 200만대 1 명암비로 어두운 이미지의 표현 능력도 뛰어나다.

더 프리미어는 프로젝터 제품으로는 처음으로 HDR10+와 필름메이커 모드 인증도 공식 획득했으며 40W에 달하는 강력한 내장 우퍼와 어쿠스틱 빔 서라운드 사운드를 갖춰 영화관을 방불케 하는 경험이 가능하다. 초단초점 방식을 적용하고 TV에서 사용 가능한 스마트 기능도 탑재돼 넷플릭스, 유튜브 등 영상 콘텐츠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세계 프로젝터 시장 강자 벤큐 'W2700 4K UHD'

벤큐는 4K 프로젝터 시장에서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아시아 태평양 점유율 1위를 달성하고 있는 프로젝터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약 12%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벤큐 w2700i
벤큐 w2700i

벤큐 'W2700 4K UHD'는 'DCI-P3'를 95% 충족해 감독이 보여주고자 의도한 색상을 상당한 수준으로 감상할 수 있다. 한쪽으로 치우친 색온도와 과한 노출의 녹색과 적색을 지닌 타 HDR 프로젝터와 달리 컬러 매핑 기능을 지원해 자연색을 반영하도록 자동으로 조절된다. 4K UHD 해상도를 갖추고 있으며 8군 10매 렌즈 조합으로 안정적인 이미지 품질과 정확한 색상, 선명한 이미지를 보여준다.

밝기는 2000안시로 밝은 편이며 3만대 1 명암비를 갖췄다. HDR10과 HLG를 지원하며 톤매핑 기술, HDR 밝기 최적화 기술 등을 적용해 어두운 화면에서 채도와 색상, 영상 품질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했다. 영화 마니아를 위해 사용자 취향, 감독이 의도한 정확한 색감 그리고 영화 감상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 분위기까지 고려한 다양한 모드를 제공하고 HDR 모드에서 초당 24프레임 재생을 지원하여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느낌을 그대로 받을 수 있게 한다. 실감 나는 사운드를 위한 시네마마스터 오디오 플러스2 기술을 탑재해 시청하는 영상에 어울리는 사운드를 제공한다. 여러모로 영화 감상에 최적화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완벽한 영화관 경험…가격이 문제

프로젝터는 한때 낮은 해상도와 밝기, 짧은 렌즈 수명 때문에 TV에 밀려 시장에서 사라질 뻔했다. 그러나 꾸준한 기술 발달로 단점을 보완했다. 프로젝터만이 갖는 영화관 특유 감성과 자유롭게 대화면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거실이나 침실에서 TV가 인테리어를 해치지 않는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최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만 포터블 프로젝터는 가격대가 50만원대 이하로 입문하기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그 이상 욕심을 부려 홈시네마로 눈을 돌리면 몇 백만원대로 가격이 급상승한다. 앞서 소개한 4K 홈시네마는 LG 제품이 500만원대, 삼성이 700만원대, 벤큐가 190만원대로 집에 TV가 있는 상태에서 영화만을 보겠다고 투자하기엔 다소 부담이 크다.

프로젝터 매력에 빠져 집에 영화관을 제대로 만들고 싶다면 저렴한 제품을 시작으로 점차 업그레이드할 것인지, 한 번에 최상급을 들여 안주할 것인지 선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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