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살면서 한국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소고기 가격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를 선호하는 아이들 덕에 스테이크류는 식탁에 자주 오르지 않는 메뉴였다. 하지만 어린아이들인 만큼 양념 맛으로 먹어주는 것이 찹스테이크(Chop Steak)이기에 립아이 스테이크(Rib-eye Steak)를 구입해 보았다.

미리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올리브유를 발라 둔 소고기를 팬에 앞뒤로 구워낸다. 소고기가 구워지는 동안 양파, 마늘, 버섯, 그린 빈 등 집에 있는 야채들을 한 입 크기로 썰어 놓고 시판용 스테이크 소스에 간장, 토마토케첩, 설탕, 다진 마늘을 추가하여 아이들 입맛에 맞도록 준비한다.

알맞게 익은 소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준비해 놓은 야채와 소스를 함께 넣고 볶아내어 찹스테이크를 완성한다.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그린 빈 도 이렇게 고기와 함께 볶아주면 아이들은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

남은 립아이 스테이크 한 덩이는 다음날 나만을 위한 점심 메뉴가 되어주었다. 소금, 후추, 로즈마리로 시즈닝을 하고 올리브유를 앞뒤로 발라 준 스테이크를 센 불에서 육즙이 빠지지 않도록 구워낸다. 샐러드 위에 토마토를 얹고, 햄프씨드(Hemp Seed)를 뿌려 스테이크와 함께 한 접시를 채워내면 여느 전문점 부럽지 않은 가정식 스테이크가 된다.

스테이크 용도의 소고기는 자주 구입하지 않지만 간 소고기는 항상 냉동실 한편을 채우고 있어 볶음밥이나 주먹밥 등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전통 떡갈비는 아니지만 오븐을 사용하여 간 소고기로 비슷한 맛을 내보기로 한다.

양념은 간장, 매실진액, 후추, 참기름을 이용한다. 양파, 버섯, 마늘, 파를 다져 소고기와 함께 충분히 치댄 후 적당한 크기의 오븐용 팬에 넓게 펼쳐준다. 동글동글 도톰하게 빚어 구울 수도 있지만 어차피 아이들 한 입 크기에 맞게 잘라질 것이기에 조리 후 자르기 편한 모양으로 예열된 오븐에 넣는다. 잘 익은 갈색빛이 돌면 off 버튼을 누르고 약 5분 후 오븐에서 꺼낸다.

단짠단짠 불고기 맛, 그리고 소고기와 야채 모두 다져내어 질기지 않은 식감 때문에 아이들 밥반찬으로 더할 나위 없다.

김세령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김세령 기자는 주재원으로 미국에서 근무하게 된 남편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워킹맘 생활을 접고 조지아주에서 살고 있다. 현재는 전업주부로 요리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그녀가 두 아이를 위하여 미국에서 만드는 집 밥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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