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수입 업체, 11번가 쿠팡 등 오픈마켓에서 RTX 카드 유통해
"용산상가 도매상의 가격 횡포도 이같은 유통 흐름의 변화를 불러내"

지난 23일부터 28일까지 IT/과학 분야 이슈는 지난주에 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 시장 현황이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그 외 23일 새벽에 낙하한 별똥별/운석 소식과 미 상무부의 반도체 수출 재제에 대한 화웨이의 반응, 미국 반도체기업인 엔비디아의 새 그래픽칩 ‘지포스’의 국내 유통 방식과 제약사 셀트리온 그룹의 합병 소식이 있었다.

IT/과학 뉴스 주요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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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어휘 빈도를 중심으로 선정한 IT/과학 분야 주간 주요 이슈 다섯 가지는 아래와 같다.

IT/과학 분야 주요 이슈 TOP5
IT/과학 분야 주요 이슈 TOP5

◇ 주요 이슈 브리핑

- 갤럭시·아이폰 등 스마트폰 시장 현황

스마트폰 제조와 판매, 유통은 시장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꾸준히 보도되는 주제 중 하나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글로벌 경기침체에 전반적인 스마트폰 경기도 좋지 않았으나, 최근 갤럭시의 보급형 시리즈가 인기를 구가하고 아이폰12 출시 소식에 여론이 반응하며 LG의 전략 스마트폰인 ‘윙’이 호평을 받는 등 시장이 기지개를 켜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특히 관련 뉴스 중 여론의 반응이 좋았던 부분은 기술적 개념인 ‘주사율’ 관련 보도인데,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의 움직임이 부드러워 보인다. 삼성전자가 고주사율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애플도 다음 달 공개할 아이폰12부터는 처음으로 삼성전자와 같은 120Hz의 고주사율을 적용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었다.

- 23일 새벽 운석/별똥별 낙하 소식

23일 새벽 경기도와 충청도, 경상도 등 전국 곳곳에서 별똥별 목격담이 속출했다. 이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한국천문연구원은 23일에 벌어진 천문 현상은 유성이며, 다른 유성들보다 훨씬 밝은 화구(fireball)라고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유성체는 대기권에 진입한 후 떨어지는 동안 두 차례 폭발했으며, 에너지 추정은 불가지만 흔히 관측되는 형태와 밝기라고 전했다. 또 대전을 기준으로 고도 약 30도로 북쪽에서 남쪽을 가로지르며 낙하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자주 볼 수 없는 천문현상에 지난 2014년 진주에 떨어진 운석 소식도 재조명됐다.

- 美 반도체 재제 관련 화웨이 회장 인터뷰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화웨이 커넥트 컨퍼런스가 열린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화웨이의 궈 핑 순환 회장이 미국에 사실상 고개를 숙였다. 순환 회장은 올해 5월만 해도 공식 석상에서 미국의 제재를 비난한 바 있었다. 그는 미국의 재제가 심각하게 불공평하며, 그러한 조치는 결국 미국의 불이익일 뿐이라고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기자 간담회에서 순환 회장은 미국의 제재가 확실히 우리의 생산과 경영 전반에 매우 큰 곤란을 초래했다며 각종 협력사에 강력한 협력 요청을 보냈다. 또 퀄컴 등 반도체 기업이 미 상무부에 화웨이와 거래 의향을 표시한 데 대한 희망을 드러내며 언제든지 미국의 반도체를 기꺼이 사용하겠다는 발언까지 꺼냈다.

- 그래픽칩 '지포스' 온라인 판매

엔비디아(NVIDIA)에서 새로운 그래픽카드를 출시했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컴퓨터 GPU 설계 회사로 반도체 분야 매출도 세계 10위권으로 강력하다. 엔비디아가 출시한 새 그래픽카드인 RTX30 시리즈는 출시되자마자 전 세계에서 품귀 현상을 빚었는데, 우리나라에서 더욱 이슈가 된 이유는 가격은 비슷하고 성능은 기존 제품보다 두 배 더 뛰어난 이 그래픽카드를 이전 같은 유통구조로 판매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수입업체가 재고 관리 등의 편리함으로 용산전자상가를 유통 창구로 활용했으나 이번에는 쿠팡, 11번가 등 온라인 오픈마켓에서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용산의 독점구조가 불러온 고가격에 소비자들이 해외직구에 눈을 돌리자 손실을 막기 위한 수입업체의 결정이었다고 한다.

- 셀트리온 3社 합병

국내 바이오의약품 제조기업인 셀트리온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셀트리온 등을 합병할 예정이다. 벌써 지주회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를 설립했다며 25일 공시를 마쳤고, 설립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최대주주인 서정진 회장이 보유지분 일부를 현물 출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그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과 직접적인 지분 관계가 없는 상태에서 셀트리온이 제조한 약의 유통과 판매를 도맡아 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를 ‘일감 몰아주기’라고 지적하자 두 지주회사를 합병하며 지배구조를 개편한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완료되면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뛰어넘는 국내 최대의 제약회사가 된다. 자본력과 규모를 확충해 다국적 제약사에 대응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기도 하다.
◇ 주요 이슈 빅데이터 분석

이번 주 다섯 가지 주요 이슈 중에서도 시장의 판도 변화와 소비자 행태, 여론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그래픽칩 '지포스' 온라인 판매’ 이슈를 선정하였다. 소비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독과점에 사람들이 얼마나 분노하는가, 또 어떤 시장의 우회로를 찾아내는가 등 유용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다. 주제와 관련, 조선비즈의 <그래픽칩 '지포스' 대란... 재주는 엔비디아가 넘고, 실속은 삼성전자가 챙긴다>, 한국경제의 <'지포스 대란'…용산 전자상가가 통째로 흔들린다> 등에서 총 693개 댓글을 수집하였다.

댓글 주요 키워드 TF-I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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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워드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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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적으로 살펴보면, [용산]을 제외하고는 [용팔이]라는 비속어가 가장 크게 나타난다. ‘용팔이’는 용산전자상가에서 부품을 독점 공급하며 폭리를 취하는 장사꾼을 비하하여 일컫는 말이다. 샘플로 선택한 기사 중에는 삼성과 엔비디아의 시장판도 소식을 전한 기사가 더 많았음에도 여론은 관련 댓글에서 [용팔이]를 소환해낸 셈이다. 그만큼 컴퓨터부품 시장의 독점이 소비자에게 주는 피로도가 높았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컴퓨터 제조사와 부품공급업체, 소비자가 유용하게 참고할 수 있는 다른 맥락이 있으나, 빈도에 가려 읽기 힘들기 때문에 SNA를 참고해 재구성해야 한다.

주요 댓글 키워드에 대한 의미 네트워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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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원본을 참조하면 SNA를 통해 본 여론은 [그래픽카드]를 [쿠팡]을 통해 구매할 수 있게 되어 [예전][용산]에서처럼 [용팔이]가 [마진]을 많이 남기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 외에 수입업체의 [공급]방식을 칭찬하며 [유통]과정에서 소비자가 감당하던 [가격][거품]과 [폭리]를 걷어내게 돼 기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외에 부품을 [직구]해서 [조립]하지 못하는 소비자는 이제 없다는 목소리나, [용산][전자상가]에서 [컴퓨터]를 구매했던 이유는 [조립]을 대신 해주는 서비스로 시간과 노력을 아끼는 것이었다는 인사이트가 등장했다. 또 [엔비디아]가 언급된 이유는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 반도체 공급을 요청하는 수량이 폭주해 삼성이 제품을 넘겨받았다는 등 반도체 설계와 생산 시장의 판도를 궁금해하는 의견도 많았다.

◇ 오픈마켓 선택한 RTX 3080, ‘용프리미엄’ 끝내나

지난 1일 발표된 엔비디아의 차세대 그래픽카드인 지포스 RTX3080은 10기가바이트(GB) GDDR6 메모리를 장착해 4K 게임을 초당 60프레임으로 실행 가능하다.

RTX30 시리즈
RTX30 시리즈

RTX3080은 전작 대비 두 배가량 빠른 속도를 자랑하지만 가격은 2년 전 출시된 RTX2080과 같은 699달러(약 81만원)부터 시작해 합리적인 가격에 고성능을 즐길 수 있다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이 그래픽카드는 지난 17일 글로벌 출시되어 판매 1분도 지나지 않아 완판됐다. 이에 엔비디아는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지 못해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는데, 이쯤 되면 국내 게이머들의 걱정은 태산이다. 과연 이렇게 인기 있는 RTX3080을 얼마에 살 수 있을 것인가?

가격이 정해져 있는데 국내 게이머들은 왜 이런 걱정을 해야 하는걸까? 국내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용산전자상가의 도매상에 의해 결정됐다. 국내 시장이 소규모다 보니 수입업체들이 재고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대부분의 물량을 도매상에 공급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특정 그래픽카드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경우 도매상과 소매상 등은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예를 들면 2018년 발매된 RTX2080의 가격은 699달러로 RTX3080과 같은 가격이지만 용산의 소매상에서는 150만원 가까운 가격에 판매됐다.

소비자들은 이를 보고 ‘용프리미엄’이라며 분노했고, 일각에서는 가격을 높이기 위해 유통업체들이 단합하여 물량을 풀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었다.

다수의 소비자들은 용프리미엄을 주면서까지 구입하는 것을 꺼려해 AS의 불리함과 배송기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감안하고 해외직구를 택했다.

원활한 유통과 재고의 부담을 덜기 위해 국내 유통업체에 맡겼더니 국내 판매량 하락의 요인이 된 것이다.

이에 RTX 3080 수입업체의 상당수는 폭리를 취해 국내 유통을 방해한 중간 유통업체를 배제하고, 오픈마켓에 물량을 공급하거나 직접 판매에 나섰다.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은 100만원 안팎으로 형성됐고 소비자들은 “‘용프리미엄’에 비해서는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이라며 반겼다.

반면 용산전자상가를 중심으로 도소매상들은 “일부 유통업체가 폭리를 취하긴 했지만 대부분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며 “유통 자체를 막는 것은 대기업의 자영업자 죽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수입업체들의 이번 선택이 과연 용프리미엄을 없애 국내 그래픽카드 가격을 정상화 시킬 수 있을지 게이머들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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