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초대를 받아 다른 집에 방문했을 때 양 갈비가 식사 메뉴로 나온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양 갈비를 너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랬던 적이 있다. 특별한 마리네이드 없이 구워내었지만 특유의 냄새가 나거나 하지 않았다. 마트에 진열된 양 갈비를 볼 때마다 매번 망설이기만 했었는데 왜 그렇게 고민했었나 싶은 마음이 들어 최근 마트에서 장을 보게 되었을 때 양 갈비를 구입했다.

양 갈비는 포장을 제거하고 키친타월로 핏물을 제거한 후 뼈 사이사이를 먹기 좋게 잘라 두었다. 아이들과 함께 저녁으로 먹을 것이기 때문에 미리 소금, 후추, 마늘가루 그리고 로즈마리와 월계수같이 집에 있는 다양한 허브를 이용하여 시즈닝(Seasoning) 하고 마지막으로 올리브유를 발라 냉장고에서 반나절 정도 숙성시키는 시간도 가졌다.

바비큐 그릴이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살고 있는 집에는 구비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양 갈비 조리는 바비큐 그릴도, 프라이팬도 아닌 오븐을 선택하였다. 예열된 오븐에 양 갈비를 넣고 한쪽 면이 충분히 익으면 반대로 뒤집어 원하는 채소를 넣고 익혀낸다.

아이들은 양 갈비도 잘 먹었지만 가니시로 곁들인 아스파라거스가 인기가 좋아 서로 먹겠다고 해서 다툼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틀에 한번 꼴로 찾아대는 맥 앤치즈(Macaroni & cheese)까지 함께 차려진 저녁 식탁에 아이들의 만족도가 급상승했다.

차로 5분 거리에 리들(Lidl)이라는 슈퍼마켓이 새로 오픈을 한지도 몇 개월이 지났다. 리들(Lidl)은 유럽과 미국 전역에 10,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독일 체인 마켓이고, 이곳 조지아(Georgia) 주에서도 점점 매장을 늘리고 있는 추세이다. 선반에 있는 상품의 90%가 자체 브랜드로 채워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 다른 대형 마켓에 비하면 비교적 규모가 작은 상점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맛있는 빵들이 눈을 사로잡고 반드시 집어 들어야만 할 것 같은 충동을 느끼게 한다. 집 뒷마당에 키우고 있는 바질과 민트도 이곳에서 모종을 구매하여 심은 것이다. 리들(Lidl)은 소비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상품을 제공하는데 공정의 전 단계에서 낭비 요소를 줄임으로써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고 한다.

다른 마트들은 피라미드 형태로 양파나 오렌지 같은 물건들을 쌓아두고는 하는데 그렇게 진열하는 것이 복잡해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불안정하게 보인다. 리들에서는 이런 관행이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시간을 쓰게 만든다고 보고 물건들이 실려 온 판지 박스 상태 그대로 진열하고 있다고 한다.

감사하게도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형마트나 슈퍼마켓들이 입점해 있어 효율적인 식료품 쇼핑을 위하여 하루에 2~3군데를 방문할 수도 있다. 마트나 마켓 마다의 특징과 특색이 다양하기 때문에 장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요즘 우리의 소확행이다.

김세령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김세령 기자는 주재원으로 미국에서 근무하게 된 남편으로 인해 한국에서의 워킹맘 생활을 접고 조지아주에서 살고 있다. 현재는 전업주부로 요리에서 즐거움을 찾는다는 그녀가 두 아이를 위하여 미국에서 만드는 집 밥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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