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긴급이사회서 '물적분할' 결정...상장 통한 대규모 자금 확보 목적
"150조 수주 잔고 확보상태로 연간 3조원 이상 투자 중..향후 실탄 확보"
소액주주 "배터리 부문에 투자한 것"...신설 법인 주식 못 받아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LG화학 오창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LG화학이 배터리 부문을 결국 분사한다. 향후 지속적으로 발생할 투자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별도 법인이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화학은 17일 이사회를 갖고 전지사업 부문에 대한 물적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LG화학은 이에 따라 배터리의 전지사업 부문을 담당할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오는 10월30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100% 자회사로 12월 1일 출범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배터리 부문 분사는 우선, 투자자금 확보 목적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부문에 대한 수주 잔고는 천문학적으로 쌓여 가는 반면, 이를 위한 생산라인 확충 등 투자 자금 역시 지속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LG화학측은 "현재 전기차 메이커를 비롯한 수요처의 수주잔고는 150조원 이상 확보돼 있는 상태로, 연간 3조원 이상의 시설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대규모 투자자금의 적기 확보 필요성이 높다"고 밝혔다.

사실 LG화학은 그동안 배터리 부문의 분사를 검토해 왔고, 지난 2분기 배터리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서면서 분사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올들어 7월까지 25.1%로 1위를 기록하며 신설법인을 통한 홀로서기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

중국 난징 신장경제개발구에 위치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1공장 전경.
중국 난징 신장경제개발구에 위치한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1공장 전경.

미국 테슬라를 비롯 GM, 유럽의 폭스바겐과 르노, 국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배터리 수주 잔량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분사에 탄력을 더했다. 여기에 배터리 업체간 치열한 시장 경쟁은 빠른 의사결정과 연구개발의 속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조직을 분사를 통해 이에 걸맞게 정비해야 할 이유가 커진 셈이다.

LG화학은 신설법인의 상장과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신설법인의 출범과 조직 재정비가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증권 업계는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이후 상장을 위한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설법인이 인적분할이 아닌, LG화학이 100% 지분을 갖는 물적분할로 이뤄지면서 상장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도 용이하다.

다만, 인적분할을 통해 신설법인의 지분을 원했던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있을 전망이다. 당장 이날 주식시장에서 LG화학은 한때 9%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개인들은 반발은 주가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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