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촉하고 부드러운 마들렌은 어렸을 때부터 무척 좋아했던 과자이다. 느끼하지도 않고 크기와 양이 적당한 편이라 간편하게 먹기 좋았다.

베이킹을 제대로 하려면 재료나 기구를 구입하는 데에 적지 않은 지출이 필요하지만 가난한 홈 베이커인지라 최대한 도구를 구입하지 않는 편이다. 필요한 도구가 없으면 비슷한 도구로 대체해서 사용하는데 마들렌 틀은 대체할 것을 찾기 어려웠다. 큰맘 먹고 마들렌 틀을 구입했고 본격적으로 좋아하는 마들렌을 구워보았다.

재료는 계란 35g, 설탕 35g, 박력분 35g, 버터 35g, 소금 1g, 베이킹파우더 1g으로 반죽에 들어가는 계란, 설탕, 밀가루, 버터의 비율이 1:1:1:1이다. 따라서 개량할 때 계란의 양에 맞춰서 설탕, 박력분, 버터를 준비하고 거기에 베이킹파우더와 소금을 조금 추가하면 된다. 그런데 구입한 마들렌 틀에는 50g쯤 되는 계란 하나를 사용한 반죽이 다 들어가지지 않아서 전체 재료의 양을 35g으로 줄였다.

베이킹을 하면서 신경 써야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재료의 준비 온도가 아닐까 한다. 마들렌을 만들기에 앞서 버터는 전자레인지나 따뜻한 물을 이용해 중탕해서 녹이고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는 함께 채쳐서 실온에 둔다.

계란에 설탕과 소금을 넣고 잘 섞어 주고 채친 박력분과 베이킹파우더도 넣어 섞는다. 가루가 다 섞이면 중탕해둔 버터를 넣어 주는데 이때 버터의 온도가 40~60℃ 여야 한다. 버터가 따로 겉돌지 않고 잘 섞이면 반죽은 완성이다. 완성된 반죽은 랩으로 감싸 한 시간 이상 냉장고에 넣어둔다.

기다리는 동안 마들렌 틀에 버터를 발라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보통 반죽이 틀어 들러붙지 않게 하기 위해서 버터를 바른 후 그 위에 밀가루를 뿌리는데 틀에 바르는 버터에 소량의 밀가루를 섞어서 사용하면 밀가루를 뿌리지 않아도 동일한 효과가 있다.

휴지 시간이 지나면 반죽을 짤 주머니에 넣고 지그재그로 짜준다. 짤 주머니가 없으면 지퍼백을 짤 주머니처럼 이용해도 되고 그냥 숟가락을 사용해도 된다.

반죽을 틀에 부을 때, 반죽이 틀에 꽉 채워지면 구워졌을 때 모양이 예쁘지 않게 나오니 80% 정도만 채우는 편이 좋다. 반죽을 넣은 후 판의 아랫면을 탕탕 두드려서 평평하게 만들면 쉽게 알 수 있다.

190도의 오븐에 13분간 구워주는데 마들렌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마들렌은 높은 온도에 짧게 구워줘야 하며 너무 오래 굽거나 너무 많이 익으면 마들렌의 속이 푸석푸석하게 되어 실패하게 된다. 오븐마다 사양이 다른 만큼 사용하는 오븐에 적절한 온도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오븐에서 꺼낸 마들렌을 틀에서 분리해 뒤집어서 식혀주면 마들렌이 완성된다.

마들렌을 만들면서 까다롭다고 느꼈던 부분은 틀에 알맞은 양의 반죽을 붓는 것과 굽는 온도, 그리고 시간이었다. 그러나 만드는 공정 자체는 간단한 만큼 이 부분만 해결된다면 정말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간식이다.

네 판 정도를 구웠는데 만족스럽게 이쁜 녀석들을 절반이 채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나마 이쁜 아이들로 골라서 포장해 어머니가 지인분들과 만나러 외출하실 때 살짝 전해 드리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김민지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김민지 기자는 직접 만든 빵을 주변에 나누고 맛을 본 이들이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에 작은 행복을 느낀다.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그녀의 빵 굽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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