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주재 8월 금융통화위원회 사진 =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총재 주재 8월 금융통화위원회 사진 =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1.3%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기준금리는 현행 연 0.50%로 동결됐다.

한국은행은 27일 금융통화위원회 8월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한은은 지난 5월 코로나 확진자 수가 2분기에 정점을 찍고 이후 진정세에 들 것이라는 가정하에 경제성장률이 역성장하겠지만, 연간 –0.2% 하락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2분기를 맞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고, 해외 확진자 수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수출 회복마저 불투명해 지는 등 상황이 크게 악화되자 이를 반영한 전망치를 내놓은 것이다.

한은은 이미 지난 5월 하반기에 코로나19가 재확산하거나 확산세가 장기화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하면 –1.8%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발표한 전망치는 그에 근접한 –1.3%이기 때문에 한은은 현 상황에 대해 매우 비관적인 판단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은은 지난 5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0.2%로 대폭 수정한 후 석달만에 또다시 대폭 하향 수정했다. 마이너스 전환 전과 비교하면 무려 –3.9%포인트 하락에 달한다.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53년 이후 1980년(-1.6%)과 외환위기였던 1998년(-5.1%) 단 두차례에 불과했었다.

한은은 이런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기준금리도 현행 연 0.5%로 동결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가 이미 실효금리 하한(현실적으로 내릴 수 있는 최저 금리 수준. 기준금리가 더 낮아지면 부동산 등의 자산에 거품이 낄 수 있고 외국인의 자금이탈되는 등 부작용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크다)에 근접했기 때문에 더 낮출 수 없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하향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조정하지 않은 것은 시중에 긴급재난지원금 등 유동성이 공급된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재확산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내년 경제성률은 2.8%로 전망됐다. 직전 전망치인 3.1%에 비해 0.3%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호 기자 dlghcap@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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