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 언팩 2020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삼성 갤럭시 언팩 2020 초대장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0’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언팩에서는 글로벌 경쟁사 애플을 겨냥한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까지 함께 파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5일 오후 11시(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자사 유튜브와 페이스북 채널을 통해 갤럭시 신제품 5종을 온라인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공개 예정인 신제품 5종은 직접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지난 달 27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언팩 2020 트레일러 영상을 통해 충분히 유추가 가능하다. 영상에서는 태블릿, 무선이어폰, 스마트워치, 폴더블 스마트폰, S펜과 함께 놓인 스마트폰이 어둠속에 윤곽만 살짝 드러낸 채 모습을 감췄다.

외신은 지금까지 소셜미디어에서 유출된 여러 자료들을 통해 이번 언팩에서 공개될 이 신제품들이 각각 갤럭시 버즈 라이브(Galaxy Buds Live), 갤럭시 워치3, 갤럭시 탭 S7, 갤럭시 노트20, 갤럭시 Z폴드 2라고 예상했다.

◇ ‘넥스트 노멀’, 애플 겨냥한 삼성만의 차별성 보여줄 듯

소비자들은 신제품 공개에서 새로운 갤럭시의 신기능과 편리함에 주목한다. 그러나, 업계는 언팩에서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를 어떻게 공략할지에 더 관심이 많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항이라 볼 수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번 언팩에서는 “격변하는 세상 속, 사용자들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 차세대 모바일 제품들이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격변하는 세상이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이를 ‘넥스트 노멀’이라 일컫는데, 이 같은 지향점은 지난달 20일 삼성전자 블로그에 올려진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의 기고문을 통해서도 언급된 바 있다.

기고문에 따르면, 노 사장은 언팩에서 공개될 5개 제품을 두고 “이들 제품 간의 연결된 경험을 통해, 우리는 더욱 효율적으로 일하고, 즐겁게 여가를 즐기며, 편리한 생활을 만끽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의미 있는 혁신 ▲개방과 협력 ▲운영 민첩성 등의 세 가지 원칙에 따라 모바일 혁신의 미래를 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종합반도체기업의 혁신 보안 기술 탑재 예상

‘의미 있는 혁신’은 인공지능사물인터넷(AIoT)에서 개인화되고 안전한 모바일 기술을 지향하는 원칙이다. 이는 삼성전자 역시 애플처럼 개인정보보호 우선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강력한 보안 기술이 공개될 수 있음이다.

삼성전자 차세대 핵심 보안칩 'S3FV9RR'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차세대 핵심 보안칩 'S3FV9RR' [사진=삼성전자]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종합반도체회사(IDM)로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이 기술력을 보안성 강화에도 적용하려는 모습이다. 다중 계층 보안 시스템 ‘녹스(Knox)’ 플랫폼 외에도 지난 5월 26일 공개된 차세대 핵심 보안칩 'S3FV9RR'이 대표적이다. 또, 이보다 앞선 14일에는 SK텔레콤과 협업해 세계 최초로 양자난수생성 칩셋을 탑재한 5G 스마트폰 ‘갤럭시 A 퀀텀’을 출시하기도 했다.

언팩을 앞두고 노태문 사장이 기고문을 낸 이유는 이처럼 최신 삼성전자 반도체 보안 기술들이 이번 언팩에서 공개되는 모든 기기에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애플의 사생활보호 우선주의가 삼성에서는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이번 언팩에서 기대되는 관전 포인트다.

- 애플 대응하는 경쟁 생태계 구도 파악

또 다른 포인트는 ‘개방과 협력’에서 보여지는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업 사례다. 기고문에서는 구글,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MS), 스포티파이 등의 기업들과 활발한 협업을 진행해왔다고 언급돼 있다. 구글과는 폴더블 폰처럼 새로운 폼팩터에 맞는 안드로이드 OS 최적화,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는 갤럭시 버즈 신제품의 차별성을 음향 기술을 통해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MS와는 기존 갤럭시와 윈도우 간 실시간 공유 외에도, 엑스박스(Xbox) 게이밍 분야까지 확장될 거라 언급했다. MS는 하반기 중 8K 해상도를 지원하는 차기 콘솔 엑스박스 시리즈 X 출시가 예정돼 있다.

출처=https://twitter.com/hwangmh01
출처=https://twitter.com/hwangmh01

MS와의 협력이 단지 삼성 언팩 신제품에만 국한될지, 아니면 QLED 8K 등 TV까지 포함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만약, QLED TV까지 포함한다면 애플이 구축하려는 애플TV플러스 및 애플아케이드 생태계와도 맞대응해 경쟁력을 갖추게 될 거란 분석이다.

갤럭시 신제품에만 국한될 경우, 갤럭시 탭 S7, 갤럭시 노트20, 갤럭시 Z폴드 2 등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출된 신제품 사양에서는 이 제품들의 디스플레이 사양이 모두 120Hz를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어, MS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Project xCloud)'를 통한 엑스박스 연계 가능성을 높게 보는 근거가 되고 있다.

- 비대면 수요 따라, 매출 다양화

애플 제품별 매출액 추이 [출처=하나금융투자]
애플 제품별 매출액 추이 [출처=하나금융투자]

또, 주목할 포인트는 이번 언팩에서 공개될 신제품이 꽤 많다는 사실이다. 갤럭시 노트20처럼 어느 한 품목만 주인공으로 내세워 비중 있게 다루기보다, 웨어러블과 태블릿·폴더블 기기까지 다양하게 다룰 전망이다. 최근 발표된 애플의 3분기 실적에서는 맥(PC)와 아이패드(태블릿)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대화면 스마트기기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매출이 늘고 있는 추세다. 삼성전자 역시 노트20 못잖게 탭 S7과 Z폴드 2를 비중 있게 다루며, 비대면 수요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