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11 공개 베타' 어떤 기능 담았나

구글이 6월 10일(현지시간)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를 배포했다. 정식 버전은 가을쯤 나올 예정이며 안드로이드 단말 제조사는 적어도 내년이 되어야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를 설치할 수 있는 단말은 많지 않다. 다행히 픽셀 4를 사용해 안드로이드 11 공개 베타를 써볼 수 있었다. 과연 차기 안드로이드 운용체계에는 어떤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었을까.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간편한 스마트홈 제어

먼저 살펴볼 기능은 전원 버튼 메뉴다. 보통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종료 메뉴가 뜬다.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에서도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전원을 끄거나 재시작할 수 있는 메뉴가 나온다. 흥미로운 건 여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에서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새로운 화면이 뜨는데 종료, 재시작 메뉴가 가장 상단에 배치되어 있고, 그 아래에 구글페이 카드 실행하기와 스마트홈 디바이스 제어 메뉴를 추가할 수 있다.

구글페이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바로 카드를 불러와 결제하고, 스마트홈 디바이스는 전용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제어를 할 수 있다. 구글 홈에 등록된 스마트홈 디바이스가 여기에 자동으로 추가되며, 이곳에서 조명을 켜고 끄거나 밝기를 조절할 수다. 모든 스마트홈 디바이스의 제어를 전원 버튼만 누르면 할 수 있는 것이다. 구글페이는 아직 한국에서 서비스가 되지 않고 있다. 스마트 홈 디바이스는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없어 해당 메뉴를 직접 사용해 보지는 못했다. 아이폰에서는 홈 앱에서 스마트홈 디바이스를 제어하는데, 구글은 운용체계에 통합해 버린 셈이다. 스마트홈을 구축했다면, 꽤 편리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메시지 버블

안드로이드 페이스북 메신저에는 '챗 헤드'라는 기능이 있다. 대화를 하다 메시지 창을 닫으면, 동그란 버블 모양이 화면 한쪽에 띄워져 언제라도 다시 대화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버블 위치를 이곳저곳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하고 없앨 수도 있다.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에선 이 기능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사실 메시지 버블은 안드로이드 10에서 도입될 뻔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정식 버전에서 빠졌다.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 버전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만큼 이번에는 정식 버전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개인적으로 메시지 버블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에서 페이스북 메신저의 경우 버블을 켜고 끌 수 있다. 다른 메신저 앱들도 같은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앱 독 대신 앱 추천

안드로이드 11 공개 베타에서 가장 과감한 변화로 눈길을 끄는 것 가운데 하나가 하단의 앱 독 변화다. 아이폰이든 안드로이드폰이든 하단에는 원하는 앱을 고정해 놓을 수 있는 독 기능을 제공한다. 홈 화면 페이지를 좌우로 넘기더라도 하단 앱은 바뀌지 않는다. 보통 전화, 문자 등 자주 쓰는 앱을 고정해 놓고 쓰는 편이다. 그런데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에서는 하단의 앱 독을 앱 추천으로 바꾸어 버린다. 앱 추천은 사용자 사용 습관을 분석해 적합한 앱을 추천하는 기능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마다 하단에는 다른 앱이 뜨게 된다. 스마트폰에서 앱 독의 영역은 불변에 가까웠는데, 구글이 손을 댄 것이다.

물론 원하는 앱을 고정해 놓을 수도 있다. 추천된 앱을 꾹 누르면, 고정 기능이 나온다. 원하는 앱을 끌어다 놓아도 된다. 고정한 앱을 제외한 나머지는 추천 앱으로 채워진다. 모든 앱을 고정해 버리면 기존 앱 독과 똑같아지며, 앱 추천 기능을 꺼버릴 수도 있다. 추천을 원하지 않는 앱은 별도로 관리할 수도 있다. 며칠 써보니 앱 독이 없다고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앱 추천이 아직 정교하진 않지만, 메인으로 꺼내놓을 정도면 꽤 고도화되었다고 구글은 판단한 모양이다. 적재적소에 앱을 추천해 준다면 유용할 테지만, 그게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는 기능이 될 수 있다. 과연 사용성에 있어 얼마나 편리함을 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싶다.

◇드디어 화면 녹화 지원

화면 녹화 기능 또한 안드로이드10 베타에서 선보였던 기능이다. 당시엔 개발자 옵션에서 활성화해야 쓸 수 있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에서는 해당 기능을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끄집어 내놨다. 상단의 빠른 메뉴에 화면 녹화를 추가해 사용하면 된다. 이번만큼은 정식 기능으로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화면 녹화 버튼을 눌러보니 오디오 녹음, 화면 터치 녹음을 선택할 수 있는 창이 뜬다. 아이폰에서 화면 녹화는 꽤 자주 쓰는 기능인데, 안드로이드에는 한발 늦게 들어간다. 이제라도 지원하니 반가운 일이다.

◇채팅 메시지는 알림창 상단에 배치

알람은 3가지 형태로 분류해서 보여준다. 먼저 메시지들은 대화(conversation)로 묶어서 가장 상단에 배치해 준다. 구글 메시지 앱뿐만 아니라 써드파티 메신저 앱 대화도 모두 적용된다. 하루에 받는 수많은 알림 속에서 메시지를 찾아 대화를 해야 했지만,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에서는 알림을 내리자마자 대화 내용을 확인하고 회신을 줄 수 있다. 안드로이드 알림은 편의성 측면에서 꾸준히 개선되어 왔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변화다.

그 밑으로는 기본 알림이 나오고, 마지막은 무음 알림이 배치된다. 한마디로 빠르게 확인해야 하는 알림은 기본 알림으로 받고, 천천히 확인해도 상관없는 알림은 무음 알림에 배치하는 형태로 활용할 수 있다. 알림의 무음 설정은 수신한 알림을 꾹 누르면 해당 메뉴가 뜬다. 안드로이드 알림은 조금만 쌓여도 꽤 번잡스러워지는데, 이번 변화로 한결 정돈이 된다.

◇알림창에 들어간 미디어 플레이어

아이폰의 경우 제어 센터에 미디어 플레이어가 들어가 있다. 음악이나 영상 앱을 실행하지 않더라도 이를 통해 미디어를 재생하고 일시 정지하고, 이전이나 다음으로 넘기는 걸 간편하게 처리한다. 안드로이드11 공개 베타에도 이와 비슷한 기능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미디어 플레이어를 알림 창에 넣어 제어를 할 수 있게 한 것. 미디어 플레이어를 상단 빠른 실행에 추가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현재 기본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고 개발자 옵션에서 해당 기능을 켜줘야 한다.

알림창에 미디어 플레이어가 들어가는 것보단 빠른 실행에 추가되는 것이 사용성 측면에선 훨씬 편하다. 하지만 이 기능을 꺼내 놓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식 버전에 채택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전에도 개발자 옵션에서 켜야 했던 기능들은 바로 적용하지 않았던 적이 많다. 빠른 실행에 추가된 미디어 플레이어는 크기가 2가지다. 작은 콤팩트 형태와 기본 형태다. 기본 형태에서는 우측 상단에 작은 버튼이 보이는데, 이를 누르면 이어폰 또는 폰 스피커를 선택할 수 있고 볼륨 조절이 된다.

◇정식 버전은 9월 예상

안드로이드11의 개발자 프리뷰가 공개된 건 올 2월이다. 보통 차기 안드로이드는 5월 구글 I/O를 통해 공개되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행사가 열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6월 3일 온라인 스트리밍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벌어져 취소되었다. 결국 구글은 아무런 발표도 없이 공개 베타를 배포했다.

정식 버전 배포는 9월경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베타 버전이 나오면 새로운 기능이 더 추가될 가능성은 있지만, 기본 윤곽은 다 나왔다고 볼 수 있다. 눈에 뛸 만큼 큼직한 변화는 거의 없지만, 사용 측면에선 기존보다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은 여럿 보인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