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주장하며 미중갈등을 격화시키고 있다. 미국에서 중국을 퇴출시키겠다는 발언에 따라,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미국 상원에서 중국 기업들의 미국 거래소 상장 폐지를 요구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됐다. 화웨이 압박도 본격화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의 경제 흐름은 이러한 미중 갈등에 독특한 방향으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CNBC는 25일(현지시간) 미국의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총괄 글로벌 시장 전략가 크리스티나 후퍼(Kristina Hooper)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자본이 중국 시장으로 흘러들 가능성을 언급했다.

출처=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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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후퍼는 현재 시장에 가장 큰 위협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미중 간의 무역 긴장이 될 거라고 경고했다. 이어, 관세 전쟁이 미중 양국 경제에 미쳤던 과거 사례를 볼 때, 지금의 미중 갈등은 언쟁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고, 궁극적으로 무역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따라, 후퍼는 지금의 미중갈등으로 가치가 떨어진 중국의 거대 기술 주들을 매수할 적기라는 의견을 냈다. 현재 후퍼는 인베스코에서 1조 2천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그는 “중국이 이 전쟁(미중갈등)을 이겨 낼 수 있을 만큼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며 ”더 많은 재정 부양책, 더 많은 통화 정책 부양책의 가능성 검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 기술이 현재의 수준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은 중국에 실질적인 성장 기회가 있다는 판단에서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IMF는 올해 세계경제가 평균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거라 전망했지만, 중국은 코로나19 위기를 가장 빨리 벗어난 국가로 유일하게 소폭의 플러스 성장을 예상한 바 있다. 그리고, 현재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 내 중국기업 퇴출이 오히려 중국에게 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지금부터 보호무역주의로 전환하더라도 현실적으로 현재 중국이 담당하는 전 세계 공급망을 대체하기 어려울 거란 분석 때문이다.

텐센트 최근 6개월 간 주가 추이 [출처=구글]
텐센트 최근 6개월 간 주가 추이 [출처=구글]

이미 중국의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으로 불리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시나 등의 종목은 코로나19 이후에도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기술주들은 미국과 같은 양적완화 정책이 추진되지 않았음에도 꾸준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하는 추이를 보였다.

후퍼는 자신의 의견이 미국 주식이 매력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며 중국 주식의 투자위험을 미국 주식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생각했다고 선을 그었다. 미국과 중국에 투자를 분산함으로써 투자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이에 대한 근거로 그는 “중국은 미국과는 매우 다른 위험 보상 프로필을 가지고 있다”면서 “미국은 통화 정책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방어적인 종목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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