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가 판매 중인 연금저축의 수익율이 수수료를 빼면 사실상 마이너스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대해 '수수료를 중복차감 하는 것은 계산오류'라는 반론이 제기되며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 회장 조연행)은 최근 생명보험사가 판매 중인 연금저축의 수익률 및 수수료율을 전수 조사한 결과,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18%로 저조했고, 이 수익마저도 생보사들이 수수료로 1.75%를 떼어가면 마이너스 수익률이 된다고 밝혔다.

금소원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18개 생명보험사가 판매 중인 연금저축 수익률 및 수수료율을 전수 조사한 결과 35조 4,174억 원의 적립금이 쌓여 있고, 10년간 연평균 1.18%의 저조한 운용실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소연측은 "부진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생보사들은 적립금의 1.75%(10년 평균)를 운용수수료로 떼어가, 쥐꼬리 수익률마저도 대부분을 생보사가 챙기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개인연금저축은 소득세법에 따라 연간 300만 원 또는 400만 원 한도 내에서 연간 납입액의 13.2% 또는 16.5%까지 (종합소득 4,000만 원 또는 근로소득 5,500만 원 이하, 지방소득세 포함)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근로자들은 대부분이 가입하고 있는 상품이다.

18개 생명보험사가 판매 중인 연금저축 과거 1년간 평균 수익률은 1.67%, 3년간 평균 수익률은 1.13%, 5년간 평균 수익률은 1.33%, 과거 7년 1.25%, 과거 10년간은 1.18%로 매우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에서 보험사들에 공제하는 연평균 수수료를 차감하면, 1년 평균 수익률은 0.42%, 3년 평균은 –0.51%, 5년 평균은 –0.05%, 7년 평균은 –0.40%, 10년 평균은 –0.57%로 계약자들이 낸 돈 보다 오히려 적립금이 줄어드는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생명보험사 연금저축 평균 수익률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이율만도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생명보험사 연금저축의 10년 평균 수익률은 1.18%이고,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10년 평균 수익률은 2.29%로 –1.11% 더 부진할 운용실적을 기록했다.

여기서 보험사가 떼어가는 수수료 1.75%를 공제하면 –2.86%로 정기예금에 크게 못 미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연 1.6%~2.3%대의 수수료를 떼는 연금저축보다 수수료가 없는 은행의 정기예금이 더 유리하다는 결론이다.

금소연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별로 연금저축의 수익률은 하나생명이 – 0.74%로 최저수익률을 기록했고, 수수료율도 6.98%로 최고로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수익률에서 수수료율을 공제하면 –7.72%로 적립금이 매년 줄어드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교보라이프 플래닛도 연 –0.43%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올렸지만, 수수료는 3.18%의 고액의 수수료를 부과해 연 –3.61%씩 적립금이 오히려 줄고 있다. NH농협은 –1.26%, IBK연금보험 –0.70%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금저축의 가입기간은 최소 15년 이상 유지돼야 한다. 하지만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재산상의 손실 없이 다른 취급기관으로 이전할 수 있다. 이 경우, 소득공제 및 이자소득세 비과세 등 세제혜택을 계속 부여받을 수 있으므로 은행이나 투신사로의 기관 변경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금속연측은 설명했다.

금소연 배홍 보험국장은“세제혜택이 많아 서민들의 노후준비 수단으로 대부분 가입하는 연금저축이 정기예금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실적에 이마저도 보험사가 수수료를 떼어가 적립금이 줄어드는 손해를 보고 있으므로, 소비자들은 이를 반영해 수탁기관을 변경하는 등 노후연금 준비를 재설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금소연의 주장에 대해 생명보험협회는 "수수료가 차감된 수치로 수수료를 중복차감 하는 것은 계산오류’이며, '회사별 수치가 단순평균’이라며 적립금 비중을 반영하지 않은 것은 오류"라며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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