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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노트북 구매, '인텔 또는 AMD' 어느 걸 고를까?

발행일시 : 2020-05-04 09:00

신형 CPU 인텔 '아이스 레이크'이어 AMD '라이젠 4000' 등장
인텔의 안정성 선호도 여전하지만, AMD 혁신 도전도 거세

아이스레이크와 라이젠 4000 시리즈가 탑재된 각각의 모델로 동시 출시되는 에이서 '스위프트 3' [사진=에이서] <아이스레이크와 라이젠 4000 시리즈가 탑재된 각각의 모델로 동시 출시되는 에이서 '스위프트 3' [사진=에이서]>

올해 상반기 노트북PC를 고를 땐 먼저 CPU 선택부터 나름의 기준을 정해야겠다. 이번 달 들어 AMD의 라이젠 4000 시리즈 CPU를 탑재한 노트북이 국내 출시되며 이 같은 고민은 더 커졌다.

지난달 21일 글로벌 PC 제조사 에이서는 CES 2020에서 선보였던 스위프트3를 올해 상반기 국내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흥미롭게도 스위프트3는 이번에 인텔과 AMD CPU를 각각 탑재한 두 가지 모델로 동시에 출시된다. 이어, 에이수스는 AMD 라이젠 기반의 ‘ROG 제피러스 GA502’와 TUF 게이밍 노트북 2종(FA506, FA706)을 출시한다고 같은달 27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선택지는 기존 인텔 아이스레이크(인텔 10세대 프로세서)에서 ‘라이젠 4000’까지 더 많아졌다. 하지만, 어떤 제품이 더 좋을지는 여전히 확신하기 어렵다.

라이젠 4000-H 시리즈가 탑재된 (왼쪽부터)ROG 제피러스 GA502, TUF 게이밍 FA506, FA706 [사진=에이수스코리아] <라이젠 4000-H 시리즈가 탑재된 (왼쪽부터)ROG 제피러스 GA502, TUF 게이밍 FA506, FA706 [사진=에이수스코리아]>

◇ 라이젠 4000, 진보했지만 데이터는 아직 부족

CES에서 발표한 것에 따르면, 이달 출시된 최신 라이젠 4000 시리즈는 PC마크 기준으로 아이스레이크를 성능면에서 압도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막 등장한 제품인 만큼 성능 검증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그리고, 인텔을 비롯한 일각에선 PC마크가 성능측정 기준에서 AMD에게 더 유리하거나 편파적으로 맞춰져 있다며 이전부터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다.

데이터는 부족한 상태에서 소비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려면 먼저 인텔과 AMD CPU의 기술적 차이에 대한 이해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선 현재 시장에 출하된 인텔 아이스레이크는 10nm(나노미터), 라이젠 4000은 7nm 공정 기반이다. 반도체 공정은 숫자가 작을수록 좋다. 미세할수록 반도체 전력효율이 높아져 발열도 낮아지며 배터리 수명이 는다. 즉, 기술적으로 AMD가 인텔보다 가성비가 높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다.

지금도 미세공정은 PC의 모바일화가 두드러지면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AMD는 라이젠 4000시리즈를 세계에서 가장 진보한 노트북 프로세서로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세공정 기반으로 생산된 CPU가 무조건 좋다고 맹신하기엔 아직 이르다. 인텔은 7nm CPU 개발에 소극적이었다. 신뢰를 깎기보다 안정성에 더 무게를 두는 방향을 택했기 때문이다.

안정성의 또 다른 의미는 호환성이다. 어도비 프로그램을 비롯한 앱 호환성도 높지만, 지금도 인텔 CPU와 엔비디아 GPU는 이상적인 조합 중 하나다. 반면에 AMD 칩셋 탑재 제품에서는 엔비디아 GPU가 함께 탑재되지 않는다. 그래픽작업이 많거나 하이엔드급 그래픽의 고사양 게임을 즐기려는 목적으로 엔비디아를 선호하는 소비자라면 아무래도 꺼려질 수 있는 부분이다.

사실, AMD 탑재 PC에서 엔비디아 GPU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섞일 수 없는 경쟁관계 때문이다. 현재 AMD는 ‘라데온’과 ‘Navi’로 대표되는 GPU를 생산하고 있으며, CES에서는 라이젠 4000이 자사 GPU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했을 때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높은 기술력 이면에 치열한 경쟁구도까지 살필 수 있는 대목이다.

라데온은 과거 엔비디아 대표 경쟁사였던 ATI를 AMD가 인수하면서 보유하게 된 유산이다. 엔비디아가 GPU와 레이 트레이싱 등 그래픽 인공지능(AI) 기술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라데온이 섣불리 성능이 떨어진다고 평가할 수도 없겠다.

지난해 5월 말 컴퓨텍스 2019에서 사전 언급된 인텔 프로젝트 아테나 1.0 세부 내용. CES 2020에서는 여기에 폴더블 PC를 위한 새로운 규격이 추가됐다. [사진=인텔] <지난해 5월 말 컴퓨텍스 2019에서 사전 언급된 인텔 프로젝트 아테나 1.0 세부 내용. CES 2020에서는 여기에 폴더블 PC를 위한 새로운 규격이 추가됐다. [사진=인텔]>

또 다른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인텔이 PC 제조사에 부여하는 ‘프로젝트 아테나’ 인증적용 유무인데 사실 큰 의미는 없다. 지난해에는 도전적인 목표였을지 몰라도, 올해에는 너무 기본 요건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신 출시 PC 가운데 프로젝트 아테나 인증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는 AMD 라이젠 4000 탑재 PC도 마찬가지다.

정리하면, 하드웨어 구성과 설계상의 차이를 빼고는 인텔과 AMD CPU 탑재 제품 간에 큰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고 이로 인한 성능의 차이는 써보기 전에는 확신이 어렵다. 현명한 고사양 PC 선택을 바란다면, 두 달 정도 좀 더 지켜본 다음에 결정해도 늦지 않겠다.

◇ 그럼에도 AMD에 점수를 주는 이유

PC에서 어떤 프로세서를 고르느냐는 아직 확정하기 어렵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AMD에 더 점수를 주게 된다. 아직은 더 지켜보더라도 아이스레이크보다 라이젠 4000에 눈길이 간다.

인텔은 안정성을 토대로 PC 시장에서 지배적인 점유율을 구축할 수 있었다. 반면에 AMD는 한때 무모했던 도전이 성능 하락으로 이어지며 파산 위기까지 회사를 몰아넣을 정도로 위험을 초래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이 같은 AMD의 도전은 재조명받고 있다. PC에서 외면받았던 AMD의 도전이 서버용 칩셋, 콘솔용 칩셋 등 응용처 다각화에 성공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텔은 좀비로드 이슈 등을 비롯해, 인텔 CPU가 보안에 취약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존 PC시장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 안정을 추구한 나머지 경쟁사보다 혁신이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다.

리사 수 AMD CEO가 CES 2020 키노트 연설에서 라이젠 4000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라이젠 4000 시리즈는 인텔 CPU보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싱글코어 성능도 개선했다. [사진=AMD] <리사 수 AMD CEO가 CES 2020 키노트 연설에서 라이젠 4000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라이젠 4000 시리즈는 인텔 CPU보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싱글코어 성능도 개선했다. [사진=AMD]>

물론, 인텔은 여전히 PC 시장에서 압도적이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9일 발표된 ‘3월 스팀하드웨어&소프트웨어(Steam Hardware & Software) 설문’ 결과 인텔 PC 프로세서 점유율이 81.25%, AMD가 18.75%로 나타났다. 이는 2월에 조사된 인텔의 점유율 78.2%보다 3%가량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 세계 PC 수요도 증가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AMD가 아닌 인텔을 선택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 결과를 두고 인텔 전망이 무조건 밝다거나 제품 품질이 좋다고 해석해선 곤란하다. 설문을 진행한 스팀하드웨어&소프트웨어 측은 장기간에 걸쳐 AMD가 인텔로부터 조금씩 CPU 점유율을 확대해왔던 사실을 언급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활성화 등 소비행태 변화가 인텔의 수혜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재택근무에는 주로 비즈니스용 PC가 활용되는데, 거래도 주로 B2B 거래를 통해 이뤄지며 구매 조건으로 높은 안정성이 우선 고려되는 성향을 보였다. 무엇보다, 이때는 라이젠 4000 시리즈 탑재 제품이 본격 출하되기 이전 시점이었다.

AMD의 경우, PC 매출의 감소를 EPYC 등 서버용 칩셋 수요 증가로 상쇄했다. 서버용 메모리는 이제 막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했기 때문에 완전한 수익성 제고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CNBC의 짐 크레이머가 최근 S&P 500 지수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CNBC] <CNBC의 짐 크레이머가 최근 S&P 500 지수 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CNBC]>

코로나19가 산업구조 재편에 영향을 주고 있으면서, 투자자에게는 시장의 교란을 일으키며 눈속임을 주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현재 AMD나 인텔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단기 수요 불확실성을 경고하고 있다. 확신이 없는 안전투자자는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미국 경제지 CNBC는 지난달 27일 코로나19 상황에서 투자가 몰리는 종목들을 17개 테마에 걸쳐 소개했다. 언급된 각 종목 100여개는 모두 올해 초부터 11% 하락했던 S&P 500 지수와 달리 상승세를 유지하며 앞질렀던 종목들이다.

Jim Cramer reveals his ‘Mad Covid-19 Index’ of stocks for this ‘tricky environment’ 기사에 나열된 코로나19 강세 종목 중 반도체 부문 [출처=CNBC] <Jim Cramer reveals his ‘Mad Covid-19 Index’ of stocks for this ‘tricky environment’ 기사에 나열된 코로나19 강세 종목 중 반도체 부문 [출처=CNBC]>

이 중에는 반도체 업종 관련 3개 종목도 소개돼 있는데, AMD, 엔비디아, 마벨 테크놀로지 등이 선정됐다. 인텔은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았다.

보도에서 CNBC 진행자 짐 크레이머(Jim Cramer)는 “그룹별 종목들이 전년대비 10% 가까이 상승할 것”이라며 “당연한 승자와 명백한 패자가 너무나 많다. 패자를 보유함으로써 스스로 삶을 어렵게 만들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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