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 선도아파트 50지수 2개월째 마이너스 하락
업계 "강남재건축발 하락이 서울 전반 확산, 추세적 침체"

대규모 아파트 단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대규모 아파트 단지.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아파트 수요와 가격을 주도해온 전국 랜드마크 아파트값이 2개월째 하락했다. 거래절벽 현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집값이 본격 추세적인 하락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하락세가 가팔라지며 침체기에 빠질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KB부동산은 4월 KB선도아파트 50지수가 113.1로 3월(114.14)보다 0.91% 하락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11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이후 2개월째 하락한 것이고, 낙폭도 커진 것이다.

KB 선도아파트 50지수는 매년 12월 기준 전국 시가총액(가구 수X가격) 상위 50개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지수화한 것으로, 주식시장으로 치자면 코스피200 지수와 비슷하다.

부동산 업계가 선도아파트 50지수에 주목하는 것은 이 지수가 일반적인 시장 동향보다 한발 앞서 선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수는 서울 집값(한국감정원 기준)이 하락 전환한 2019년 1월보다 한 달 앞서 내림세를 기록했고, 마찬가지로 상승장에서도 두 달 먼저 움직였다.

KB부동산측은 "코로나 사태에 따른 경제 활동 위축이 부동산 거래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해 매수자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KB선도아파트 50지수 변동률 추이. 출처=뉴스1
KB선도아파트 50지수 변동률 추이. 출처=뉴스1

부동산 업계는 선도아파트 50지수가 2개월째 하락하고 낙폭도 가팔라진만큼 시장 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매매가격 전망지수도 3월(99)보다 4월(86) 더 낮게 나타났으며, 집값 하락 의견이 더 많아졌다.

서울 아파트 추세를 살펴보면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낙폭은 커지고 있다. 선도아파트 50지수에 포함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전용 82㎡)의 경우 최근 20억원선 아래로 떨어졌다. 19억5000만원 매물이 많아지면서 불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억원 가까이 떨어졌다. 종전 최고가인 지난해 12월 실거래가(24억3000만원)보다는 약 5억원이 하락한 것이다. 잠실주공과 함께 강남권 재건축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구 은마아파트 역시 비슷한 하락 추세다.

이에 따라 업계는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한 하락세가 서울 일반 아파트는 물론 수도권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 매매가격은 0.02% 하락했다. 수도권 전체가 하락한 것은 약 1년 만의 현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강남에서 비강남권으로 집값 하락세가 확장하는 모습으로,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투기 수요 규제는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과거 경기 침체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도 하락세가 상당 기간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의 설문 조사 결과도 시장 침체기 진입에 힘을 보탠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최근 전문가를 대상으로 긴급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 50.8%는 "향후 1~2년간 급락 후 점진적인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침체기가 3~5년 상당 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응답도 18.8%에 달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과거 경제 위기와 비교해 작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과감한 선제 대응이 없으면 시장 상황은 최악으로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정책 수단을 망라해 효과적인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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