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정치경제평론가
김용훈 정치경제평론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거나 알고 있는 것 중에 시대가 달라지고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치가 달라지는 것들이 있다. 매일 접하고 있는 데이터라 별다른 의미없이 그냥 보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새로운 이용처를 만나면 가치가 달라지면서 보물로 변신한다. 예를 들어 카드사들의 고객은 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카드사들은 소비자가 사용한 카드의 수수료로 수익을 만든다. 때문에 고객들이 카드를 더 많이 사용하게 하기 위하여 더 많은 곳을 가맹점으로 연결하고 자사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어 사용을 유도한다. 그리고 카드를 사용하는 장소, 시기 등의 자료를 파악하여 고객들이 관심이 있어 할만 한 정보들을 제공하며 관리하는 고객관리(CRM;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를 시작한다.

이러한 고객정보는 카드사만 궁금한 것이 아니다. 고객에게 어필을 해야하는 상품의 생산자와 마케팅회사, 로드샵들은 고객을 알고 싶어한다. 그들의 소비패턴, 성향을 알아야 이들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순한 고객의 정보는 어느 라인으로 들어가 어떻게 가공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보물로 변신하게 된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 CRM이 소개된 것이 1998년이었다. 금융과 통신분야에서 시작되어 제조와 포털 및 공공분야에까지 전 산업에 CRM이 퍼지고 고객분석으로 마케팅을 펼친다. 2020년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어 사물과 사물은 물론 주위의 모든 환경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장착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누적된 데이터나 현재의 동선으로 고객들의 동선을 예측하고 파악하여 이동라인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리고 예측하는 것들의 정보를 소비자 또는 해당물건의 판매자에게 제공하면서 각각이 원하는 목적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가 있다.

빅데이터를 가지고 타깃과 소비성향, 제품 또는 서비스 등의 구분자로 적합한 소비자에 연결하면 바로 구매가 일어나도록 할 수 있으니 데이터만 가지고 있어도 돈이 될 수 있다. 사람과 사물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는 돈이 아닌 데이터가 자산이 된다.

무수한 센서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에 인공지능의 활약이 더해져 수많은 보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를 조합하여 최적의 순간 필요한 것들을 고객들의 눈앞에 내놓는 것이다. 소비자는 어려움 없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고 구매해서 좋고 판매자들은 상품을 판매해서 좋다.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데이터가공회사는 정보의 제공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

정보 가공자와 제품판매자는 이러한 관계의 구축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 구매자들에게 포인트를 적립시킨다. 다음번 쇼핑에 적립된 포인트를 이용하여 저렴한 가격의 혜택을 만나도록 하면서 재구매를 유도한다. 포인트를 주면서 상품에 대한 평을 남기도록 하여 자사의 상품에 대한 마케팅을 벌이며 또 다른 소비자와의 연결을 시도한다. 과거에는 소비자에게 DM이나 전화로 상품의 존재와 서비스를 알렸다. 이제는 매순간 네트워크를 통해 수많은 정보를 소비자에게 노출시킬 수 있다. 소비자들은 구매의사만 표시하면 된다. 아예 증강현실기술을 통해 가만히 앉아서도 매장에 나와 직접 상품을 보는 것처럼 구경하고 사용해 보다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판매자들은 소비자들이 눈을 잡기 위해 이들의 행동반경에 주둔하면서 수시로 자신들의 존재를 알린다. 소비자들에게 반복 노출되고 이를 인지시키는 것만으로도 호감이 형성되고 이를 통해 긍정적 관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은 주변의 모든 것을 네트워크로 넣어 모든 사물과 데이터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포인트와 전자화폐가 온라인의 머니로 등장하며 온프라인과 연계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선보인다. 사방에 깔려있는 데이터에서 보물을 먼저 찾는 사람이 금광을 갖는 것이다. 기술의 변화는 가치의 변화도 만들어낸다.

김용훈 laurel5674@naver.com 현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이며 전 헌법정신연구회 대표, Kist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온 오프라인 신문과 웹에서 정치경제평론가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20여권의 시와 에세이, 자기계발도서를 집필하여 글작가로 활동 중이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사랑마흔에만나다’, ‘마음시’, ‘남자시’, ‘국민감정서1’ 등 다수가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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