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이사회 열고 100% 푸르덴셜생명 지분 인수를 의결해
2016년 현대증권 이후 4년만 인수...자산관리서 시너지 기대

KB금융지주가 생명보험사인 푸르덴셜생명을 2조3000억원에 인수하며, 비금융 포트폴리오를 강화를 통한 '1위 금융그룹' 탈환에 나섰다.

KB금융은 10일 이사회를 개최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및 자회사 편입승인 안건'을 결의했다. 이어 푸르덴셜생명 최대주주인 미국 푸르덴셜과 주식매매계약을 맺었다. 조건은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것이다.

이번 인수로 KB금융그룹은 생명보험 부문을 갖추며 지난해 신한금융에게 실적 1위 자리를 내준 것을 탈환해 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인수 방식은 락-박스(Locked-Box) 구조로 전해졌다. 락-박스는 특정시점(Locked Box Date)을 기준으로 결정한 기업가치평가액을 기준으로 매매대금을 미리 정하고, 가치유출이 발생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매매대금의 조정을 허용하지 않는 방식이다.

KB금융은 지난해말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기초 매매대금(2조2650억원)과 거래종결일까지의 합의된 지분가치 상승에 해당하는 이자(750억원)를 합산해 지급하게 된다.

KB금융은 푸르덴셜을 인수해도 건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도말 KB금융의 BIS비율은 14.5%로 경쟁사 대비 높은 편이었고, 지난 1분기 후순위채 발행과 향후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추가 자금조달 계획을 갖고 있다.

KB금융은 이번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비은행 부문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 KB금융은 2014년 KB캐피탈(옛 우리파이낸셜), 2015년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 2016년 KB증권(옛 현대증권) 등 연이어 비은행 M&A(인수합병)을 성공시켰다. 이번 인수로 그동안 비어있던 생명보험 영역을 확충하게 됐다.

KB금융측은 "생보업계 최고 지급여력비율, 안정적 이익 창출력, 업계 최고 수준의 우수설계사 등 우수한 펀더멘털을 보유한 알짜 매물인 푸르덴셜생명의 내재가치가 국내 최상급 수준"이라며 "최근 악화된 시장환경 속에서도 타사 대비 더욱 안정적인 생보업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10월 28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 론칭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해 10월 28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 론칭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KB금융은 이번 인수로 기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점유율을 합쳐 당기순이익에서 5위권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푸르덴셜생명은 당기순이익 1408억원으로 생보업계 6위권이었다.

KB금융은 실무협의회를 통해 인수 후 조직 안정과 시너지 강화 방안, 전산개발 등 주요 과제를 선정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후에도 인위적 구조조정을 지양하고 생보업 내에서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푸르덴셜생명과 직원들, 보험설계사 역량을 존중하며 KB금융의 축적된 금융업 노하우를 공유해 공동의 발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푸르덴셜생명은 임직원 600여명과 전속보험설계사 2000여명 등이다. KB금융은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그룹 WM(웰스매니지먼트) 중심의 시너지를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합병으로 얻는 직접적인 상승 효과는 제안적이지만,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의 우량 고객을 통해 은행 등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예측했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