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악재에도 반도체 부문이 선전하며 1분기 영업이익 6조원대를 지켜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 55조원, 영업이익 6.4조원의 2020년 1분기 잠정 실적을 7일 발표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8.15%, 영업이익은 10.61%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8%, 영업이익은 2.73% 증가했다.

이번 잠정 실적 발표는 결산 이전에 투자자들의 편의를 돕고자 제공되는 것으로, 구체적인 사업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들어 D램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1분기 영업이익을 반도체 부문이 견인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고, 그 중심엔 반도체 수출물량 증가가 있었다. 2월 반도체 수출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1.3%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발표된 갤럭시 S20과 갤럭시 Z플립 등 차세대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했지만, 대체로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매출 감소를 전망했다. 당초 예상보다 기대 이상의 실적이 나온 셈이다.

다만, 증권가에선 1분기는 선방했지만, 코로나19 기세가 주요 시장인 북미, 유럽, 남미 지역 등을 강타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2분기는 낙관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확산세는 다소 주춤하며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추세로, 2분기 들어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비메모리 분야에 대한 투자 확대 발표(반도체 비전 2030) 이후 D램에 EUV를 첫 적용하는 미세공정 양산 체제를 최근 화성에 갖췄다. 올해 하반기에는 평택에서도 신규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회사는 이와 함께,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전 세계적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데이터센터 칩 수요 상승으로 이어져 약화된 수익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