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과 DLF 사태로 고객에게 큰 실망, 고객 신뢰 회복에 최선 다할 것"
1심서 유죄판결 받고도 이례적 연임성공...그만큼 성장 이끌라는 기대도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지난 1월 신한경영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지난 1월 신한경영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주주총회 승인이라는 마지막 문턱을 넘고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갖고 조 회장의 연임안을 승인 가결했다. 조 회장은 이에 따라 2023년 3월까지 향후 3년간 국내 최대금융그룹의 하나인 신한금융을 이끌게 됐다.

◇주주 지지 받은 조 회장 리더십...2기 체제 '신뢰회복' 첫 과제

조용병 회장이 이번 연임에 성공하기까지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금융계를 강타한 채용비리 사태의 중심에 서며, 지난해 12월 검찰로부터 징역 3년에 기소됐다. 이는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추천되며, 사실상 연임을 결정한 후 이어진 기소여서 충격이 컸다.

하지만, 신한금융 주주들의 지지는 견고했다. 우선, 조 회장은 지난 3년간 1기 경영에서 신한금융을 1위 금융그룹 반열에 올려놨고, 비금융 포트폴리오 강화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다.

실제 이날 주총에서 일본계 주주를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9.76%)이 19일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이에 앞서 17일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법률 리스크를 거론하며 연임 반대의견을 내 표 대결 양상도 예상됐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조 회장은 연임이 확정된 후 라임사태와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로 실추된 고객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자산을 맡긴 고객에게 큰 실망을 안겼으며, 고객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가운데)이 지난 1월22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뒤 청사를 나오고 있다. 출처=뉴스1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가운데)이 지난 1월22일 서울 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뒤 청사를 나오고 있다. 출처=뉴스1

◇앞으로의 3년 디지털 금융, '일류신한'에 페달 밟나

조 회장은 지난 1월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선고를 받았다. 2심과 경우에 따라서는 3심까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금융권에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유죄판결의 집행유예 기간의 연임 성공이다. 이는 역으로 그만큼 조 회장이 이끌 2기 체제에 대한 성장 기대가 크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조 회장은 올해들어 신년사와 1월 경영포럼에서 '일류신한'이라는 키워드를 던졌다. 신한금융그룹이 국내 1등 금융그룹에서 올라섰지만, 1등이 아닌 일류라는 더 큰 이상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조 회장의 2기 신한금융호는 글로벌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주총장 인사말에서도 "일류신한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신한을 만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했다. 세부적 실행 전략으로는 3년 전 제시했던 2020 스마트 프로젝트의 실현과 강력한 추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조 회장이 디지털 금융을 통한 혁신, 조직 역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으로의 전환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헬스케어 등 5대 디지털 기술에 대해 신한은행과 카드 등 5개 각 자회사 CEO가 일종의 디지털 후견인 역할을 맡아 육성에 나서라는 지시다.

서낙영 기자 nyseo6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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