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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이 초조한 청춘들에게...영화 '비행'

발행일시 : 2020-03-25 08:08

[연재-영화간의연결고리] 청춘을 이야기한 독립영화

영화 '비행' 스틸컷 /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비행' 스틸컷 / 출처 : 네이버 영화>

3월 19일 개봉한 독립영화 '비행'은 ‘청춘’을 이야기한다. 목숨을 걸고 탈북한 근수와 밑바닥 생활을 청산하고픈 양아치 지혁은 새로운 삶으로의 비행(飛行)을 위해 수억 원어치의 마약을 빼돌리며 비행(非行)을 선택한다.

영화 '비행' 스틸컷 /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비행' 스틸컷 / 출처 : 네이버 영화>

2018년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관객들과 처음 만난 이 작품은 신예 조성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신예 배우 홍근택과 차지현은 날것 그대로의 연기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어쩌면 신예 감독과 신예 배우로 구성되었기에 '비행' 속 청춘의 폭발적인 질주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른다.

비정한 현실을 마주한 근수와 지혁의 모습은 1967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속 보니와 클라이드의 모습과 어딘가 닮아있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미국 대공황 시대에 실존했던 범죄자 커플 보니와 클라이드를 매력적인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수많은 청춘들의 사회로부터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욕망을 자극했다. 보니와 클라이드는 무법자였지만 동시에 암울하고 답답한 현실로부터 도피한 청춘이었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스틸컷 / 출처 : IMDB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스틸컷 / 출처 : IMDB>

※ 여기서부터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내내 보니와 클라이드의 자동차는 광활한 들판을 지나친다. 인적이 드문 들판을 누비는 그들을 보며 청춘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자유로운 그들과 함께 하길 갈망한다. 청춘들은 보니와 클라이드를 지켜볼수록 그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게 된다.

비록 살인을 저질렀지만 보니와 클라이드는 돈 많은 은행만 선택해 털고 가난한 사람들의 돈을 빼앗지 않는 꽤나 정의로운 사람들이었고, 옷도 잘 입고 웃음이 많은 매력적인 커플이었다. 그들을 뒤쫓는 경찰들은 청춘들에게 악당이 되어버리고, 청춘들은 보니와 클라이드가 드넓은 도로 위 무법 생활을 지속하길 희망하게 된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스틸컷 / 출처 : IMDB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스틸컷 / 출처 : IMDB>

하지만 영화가 끝을 향해 달려가자 묘한 긴장감이 엄습한다.  마지막 밤 클라이드와 함께 침대에 누운 보니는 그에게 이런 질문을 한다. “만약 어떤 기적이 일어나 우리가 내일 아침 이곳에서 나가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면, 아무런 기록도 없고 쫓는 사람도 없다면 어떻게 하고 싶어?” 클라이드는 다른 도시에서 다른 은행을 털고 싶다고 대답하지만, 보니는 그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고개를 돌린다. 어딘가 표정이 어두워 보이는 그녀는 그들이 오랜 시간 지속해온 무법 생활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한 듯하다.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스틸컷 / 출처 : IMDB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스틸컷 / 출처 : IMDB>

그리고 그 다음날 보니와 클라이드는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너무나도 평범한 날, 그들은 자동차를 운전하다 매복해있던 경찰의 기관총 세례로 온몸에 총알을 맞으며 벌레처럼 몸부림치다 죽는다. 그들의 무법 생활은 비명을 지를 시간조차 없이 갑작스레 막을 내리고, 그 충격적인 죽음에 청춘들은 할 말을 잃는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속 보니와 클라이드의 허무한 죽음은 청춘들에게 쓰라린 고통을 남긴다. 그들은 결코 비행(飛行) 할 수 없는 존재였을까. 오직 죽음만이 그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허락해 줄 수 있었을까. 청춘들의 알 수 없는 초조함은 커져만 간다.

영화 '비행' 스틸컷 /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비행' 스틸컷 / 출처 : 네이버 영화>

보니와 클라이드처럼 새로운 삶으로의 비행(飛行)을 위해 비행(非行)을 선택한 근수와 지혁은 다른 결말을 맞이할 수 있을까? 비정한 청춘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린 영화 '비행'은 전국 180여 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정인혜 라이프&컬처팀 객원기자 lifenculture@nextdaily.co.kr

정인혜 기자는 현재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으로 비교문학과 수학을 이중 전공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영화와 사랑에 빠진 영화 마니아로 영화가 가진 매력을 하나하나 짚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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