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에서 편하게 쉬는 기기로 진화하는 ‘수면테크’

사진=바디프랜드
사진=바디프랜드

수면테크가 뜨고 있다. 한국이 ‘불면의 나라’인 까닭이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국내 불면증 환자는 4년 간 29% 늘었다. 의료비 지출은 65% 급증했다. 2018년 OECD는 한국이 가입국 중 평균 수면시간이 가장 짧은 국가라고 보고했다.

CES 2020에서도 수면테크가 단연 화제였다. 스티브 코닉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리서치 담당 부사장은 사전 미디어행사에서 올해 수면테크를 주목할만한 분야로 꼽기도 했다. 몸을 뉘어 쉴 수 있는 안마의자나 침대 브랜드 기술도 선보여지면서 수면테크는 웨어러블(wear-able) 중심에서 레스터블(rest-able)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안마의자는 가장 주목 받는 레스터블 수면테크 제품이다. CES에 4년 연속 참가하고 있는 바디프랜드는 임상으로 입증된 수면 안마 프로그램이 적용된 안마의자를 전시했다. 임상 시험에서 잠들기 전 안마의자를 사용했을 시, 수면에 도달하는 시간인 수면잠복기가 30.6분에서 23.3분으로 약 7분 짧아졌다.

얕은 잠(N1, N2 수면)은 줄고, 깊은 잠으로 분류되는 N3수면 시간이 11.81분에서 24.67분으로 두 배 늘었다. ‘수면무호흡지수’는 9.05에서 6.99로 ‘호흡곤란각성지수’는 6.34에서 4.16으로 감소됐다. 참가자들이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약 0.6시간 더 오래 잔 것으로 느끼기도 했다. 안마의자 사용 시 더 빨리, 더 깊이 잠들고 수면의 질도 높아졌다는 평가다. 이 임상 결과가 담긴 연구논문은 대한수면연구학회 학술지에 게재됐고, CES 2020에서 수면 프로그램이 적용된 ‘퀀텀’ 안마의자 제품은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레스터블 트렌드는 침대 업계에서도 활발하다. 침대 제조업체 ‘슬립넘버(Sleep Number)’의 스마트 침대는 내장 수면센서로 수면 상태를 측정하고, 불면증을 겪는 사용자의 숙면을 유도한다. 이 침대는 코골이 소리를 감지해 코 고는 사람의 머리 부분을 미세하게 올려주고, 발 부위를 예열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태리 천연라텍스 침대 ‘라클라우드(La Cloud)’는 숙면을 방해하는 여러 증상을 완화하는 수면 전문 프로그램과 뇌 피로와 스트레스 완화를 돕는 브레인 뮤직을 제공하는 등 수면테크 기술이 대거 적용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수면테크 관련 웨어러블 기기도 여전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웨어러블 밴드 ‘핏빗(Fitbit)’은 소비자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수면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한 제품을 내놨다. 피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사는 인지행동 치료를 기반으로 약 없이도 불면증을 치료해주는 ‘Somryst’라는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애플은 수면을 모니터하고 수면 습관 개선을 돕는 헬스케어 업체 ‘베딧(Beddit)’을 인수해 디지털건강 사업을 확대했다.

조수현 바디프랜드 메디컬R&D센터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수면의 패턴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을 넘어 안마의자나 침대처럼 실제 쉴 수 있고 바로 수면까지 취할 수 있는 레스터블 기기가 주목 받고 있다”며 “바디프랜드도 불면증을 겪는 사람이 증가하는 상황에 발맞춰 안마의자와 스마트침대, IOT기능을 접목한 제품에 이르기까지 수면테크에 대한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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