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주인공은 기생충만이 아니었다.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가운데 깜짝 등장한 ‘갤럭시 Z 플립’(이하 Z플립) TV광고 역시 이목을 끌었다.

Z플립은 삼성전자가 올해 처음 선보이는 자사 두 번째 폴더블 스마트폰이다. 광고가 송출되기 전까지 Z플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1일(현지시간) 예정된 ‘갤럭시 언팩 2020’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지만, 그보다 앞서 TV광고로 먼저 예고 없이 깜짝 등장한 것이다.

TV광고는 아카데미 시상식을 독점 중계한 미국 방송국 ABC를 통해 송출됐다. 광고에서는 위아래로 접히는 클램셸 디자인의 Z플립이 잘 나타나 있으며, 먼저 출시된 모토로라의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Razr)’과 달리, 모두 유리로 덮여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레이저의 경우, 똑같은 클램셸 디자인을 채택했지만, 인기를 끌었던 전작과 디자인 동일성 유지를 위해 위아래 가장자리를 플라스틱으로 마감했다.

또, 접었을 때는 보라색과 검은색 덮개가 교차하며 해당 색상 모델의 출시를 예고했다. 전작 갤럭시 폴드와 달리, 접힌 상태에서 사용 가능한 디스플레이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카메라 옆에 전화 받기와 끊기를 선택할 수 있는 작은 디스플레이는 확인할 수 있다. 반면에 펼친 상태에서는 영상통화를 전체화면으로 보거나 영상과 기타 옵션을 위아래 디스플레이로 분할해서 사용하는 형태로 나타나 있었다.

이후 영상은 “미래의 모습을 바꿔라(Change the shape of the future)”라는 문구와 함께 끝을 맺는다.

아카데미 시상식 TV 광고영상 외에도, 트위터에서 유출된 Z플립 영상도 있다. ‘갤럭시 Z 플립 톰 브라운 에디션’으로 불리는 이 영상에는 한 남자가 멀리서 천천히 다가와 폭포 너머에서 Z플립을 가져가 확인한 다음 갈라진 폭포 사이로 건너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후 톰 브라운 에디션을 소개하는 이미지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미지에서 톰 브라운 에디션은 TV광고에서 확인했던 Z플립의 검정과 보라 컬러가 아닌 은빛으로 마감돼 있으며, 가운데를 따라 빨강·흰·파랑 줄무늬 띠가 쭉 그려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디자인은 Z플립 말고도, 하루 뒤 언팩에서 공개될 '갤럭시 버즈+'와 새로운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도 적용돼, 톰 브라운 에디션이 해당 제품 전부를 패키지로 구성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전에도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제품에서 특정 디자이너 또는 브랜드와 협업해 특별판을 선보인 사례가 많다. 이번 톰 브라운 에디션 역시 특별판으로 선보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IT 매체 더 버지에 따르면, 톰 브라운 에디션으로 선보이는 Z플립은 1400달러 이상일 것으로 내다봤다.

언팩을 이틀 여 앞두고 Z플립 TV광고를 송출하는 데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이라는 홍보 효과를 노린 것일 수 있지만, 출시 시점이 임박했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흐름을 볼 때, Z플립은 언팩 공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출시될 수 있다. 자세한 출시일과 가격은 11일(현지시간) 언팩 현장에서 알 수 있을 예정이다.

한편, 지금까지 유출된 정보를 종합하면 Z플립는 6.7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전화받기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1.06인치 외부 디스플레로 구성된다. 세부사양으로는 ▲스냅드래곤 855+ ▲8GB RAM ▲256GB ROM ▲3300mAh 배터리 ▲무선충전 기능 등을 지원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 퀄컴 스냅드래곤 855+를 채택한 데 대해서는 해당 칩이 5G 모뎀 통합 시스템온칩(SoC)이 아니란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 출시 모델은 LTE 폰으로 알려져 있지만, 5G 모뎀을 외부 모듈로 더 추가하면 5G 폰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 노트10 시리즈가 글로벌 버전에서는 LTE 모델로, 국내에서는 5G 모델로 선보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에 Z플립과 함께 이번 언팩에서 선보여질 갤럭시 S20은 5G 모뎀의 SoC 탑재를 의무화한 '엑시노스 990' 또는 '스냅드래곤 865'를 채택할 계획이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