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구글 I/O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 9를 공개하면서 스마트폰 사용 시간 관리에 도움을 주는 기능인 디지털 웰빙을 선보였다. 당시 구글 최고경영자(CEO)인 순다 피차이는 “스마트폰은 사용 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면서 “앞으로는 건강한 디지털 라이프를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디지털 웰빙 기능뿐만 아니라 '디지털 웰빙 실험(Digital Wellbeing Experiments)'이라는 이름으로 앱도 내놨다. 작년에 5종을 공개했고, 최근 3종을 추가했다. 어떤 기능을 지닌 앱인지 살펴봤다.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다면 활용해 보기 바란다.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모프(Morph)

모프는 안드로이드 런처 앱이다. 해당 앱을 제대로 쓰기 위해선 기본 런처로 설정을 해야 한다. 기능 자체는 심플하다. 특정 장소나 특정 시간이 되면 지정한 앱만 사용할 수 있게 제한을 해준다. 가령 직장에 도착하면 '직장 카테고리'에 넣어 놓은 앱만 보여준다. 다른 앱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실행을 할 수가 없다. 위치뿐만 아니라 요일, 시간 등을 활용해 설정할 수도 있다.

집, 휴일, 여행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설정해 시간과 장소에 따라 사용자는 선택적으로 앱 사용을 제한할 수 있어 디지털 웰빙을 실현해 줄 수 있다.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다가, 직장에서 업무를 보다가도 수시로 스마트폰을 들어 이런저런 앱을 실행하기 마련인데 모프는 이를 사전에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데저트 아일랜드(Desert Island)

데저트 아일랜드도 모프처럼 런처 앱이다. 모프처럼 앱 사용을 제한하는 기능을 제공하는데, 더 단출하다. 오직 사용자가 선택한 앱 7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통제한다. 한번 앱을 선택하면 24시간 동안 유지된다. 언뜻 보면 강제성이 높아 보이지만 사실 그리 높지는 않다. 우측 상단의 야자수 아이콘을 선택하면 설치된 앱 전체 리스트를 보여주기 때문에 쉽게 모든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쉽게 유혹에 빠질 수 있어 보인다.

사용자 요약 보고서를 제공하니 이를 통해 얼마나 유혹에 빠지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잠금해제 시계(Unlock Clock)

지금은 스마트폰을 잠그지 않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스마트폰 초창기엔 잠금 없이 사용하는 이가 많았다. 스마트폰 잠금이 보편화된 건 지문인식 기능 덕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패스코드를 일일이 입력할 필요 없이 잠금 화면에 해제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폰 사용은 잠금화면 해제에서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하루에 잠금해제를 얼마나 하는지 횟수를 파악할 수 있다면 스마트폰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알 수 있을 터. 잠금해제 시계는 배경화면에 스마트폰 잠금 회수를 표시해 주는 앱이다.

앱 설치 후 구글 월페이퍼 앱 내부에서 잠금해제 시계를 선택하면 적용된다. 적용 후 잠금을 해제하면 숫자가 하나씩 올라가는 걸 볼 수 있다.

◇포스트 박스(Post Box)

스마트폰 화면을 수시로 보고 만지작거리게 만드는 큰 원인 중 하나가 알람이 아닐까 싶다. 이메일, 문자, 메신저를 비롯해 각종 앱의 알람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울리고, 사용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주시하게 된다. 많은 이가 스마트폰 알람 공해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포스트 박스는 이런 알람을 새로운 방식으로 관리해 주는 앱이다. 마치 우체국에서 일정 시간에 편지를 배달해 주듯 알람을 묶어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일정한 시간 또는 오전, 오후, 저녁 한두 차례 등 묶음 알람을 받을 시간을 설정할 수 있다. 하루 네 차례가 최대다.

실시간 알람 확인을 못하게 만든 만큼 중요하고 시급한 알림에 대해서는 '지금 바로 확인(I need to see my notifications now)' 옵션을 통해 즉각 확인할 수 있다.

◇위 플립(We Flip)

친구나 가족이 함께 보내는 시간에 꼭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는 이가 한두 명은 있기 마련이다. 스마트폰을 쓰지 말자라는 규칙을 정해도 소용없다. 위 플립은 이럴 때 활용하면 좋은 앱이다.

해당 그룹 모든 사용자가 위 플립을 설치한 후 멤버들을 위 플립에 초대해 시작을 누르면 작동되는데, 참여자 누군가 스마트폰을 열어 보면 위 플립이 끝나버린다. 위 플립이 끝나면 얼마 동안이나 참여자는 스마트폰을 쓰지 않았는지 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마디로 참여자 모두가 스마트폰을 쓰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를 혼자서 노력하기보다는 회사나 가정, 친구 등 그룹을 활용해 함께 성과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앱인 만큼 목표 달성 가능성을 더 높여주지 않을까 싶다.

◇액티비티 버블(Activity Bubbles)

앞서 소개한 잠금해제 시계는 잠금해제 횟수를 배경화면에 띄워주는 기능이었지만 액티비티 버블은 사용 시간을 배경화면에 보여준다. 단순히 몇 시간 몇 분으로 알려주는 것이 아닌 이름 그대로 비눗방울을 이용해 직관적으로 사용량을 알 수 있게 표현해 준다. 적용 방법은 잠금해제 시계보다 쉽다. 앱을 실행하면 배경화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버튼이 제공된다. 버튼만 누르면 끝. 이후부터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하고, 사용할 때마다 비눗방울이 위에서 하나씩 떨어져 쌓인다.

사용량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스크린 스톱워치(Screen Stopwatch)

스크린 스톱워치 또한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앱이다. 액티비티 버블과 다른 점은 초 단위까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는 점이다. 스톱워치라는 이름처럼 잠금을 해제하면 초 단위로 계속 카운트가 되는 방식이다. 적용 방식은 액티비티 버블과 동일하다. 앱 실행 후 배경화면 적용 버튼을 터치하면 된다. 스톱워치 작동은 잠금 화면을 해제했을 때부터다. 잠금 화면을 해제하지 않아도 스톱워치 시간을 볼 수는 있지만 카운트되지는 않는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동안 1초씩 카운트가 되다 보니 알게 모르게 긴장감이 느껴지고 빨리 사용을 멈춰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엔벨롭(Envelope)

엔벨롭은 앞서 소개한 앱과는 조금 색다른 기능을 제공한다. 여러 스마트폰 기능을 걷어내고, 마치 피처폰처럼 전화 본연의 기능만 쓸 수 있게 해준다. 이를 위해선 엔벨롭 앱 설치뿐만 아니라 준비물이 필요하다. 앱을 설치하면 pdf 파일을 제공하는데, 이를 내려받아 프린트를 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넣을 종이봉투를 만들 수 있는 도면이다. 도면을 오려 접어 그 안에 스마트폰을 넣으면 끝. 이를 통해 스마트폰 기능을 극단적으로 제한하게 된다. 이 기능은 픽셀 3a만 지원된다. 추후 다른 픽셀 시리즈로 확대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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