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이 영등포 본사 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웹케시의 성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적극 나눠 질 것이라고 밝혔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이 영등포 본사 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웹케시의 성장에 따른 사회적 책임도 적극 나눠 질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뱅킹은 우리나라 뱅킹 플랫폼이 말 그대로 오픈된 것이다. 금융이 새로운 단계로 넘어갔다고 볼 수 있고, 누구나 뱅킹을 재료로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오픈뱅킹은 펌뱅킹으로 운영되던 은행 결제망을 보다 저렴한 열린 망으로 바꾼 것으로 금융 서비스가 훨씬 다이나믹해 지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국내 기업간거래(B2B) 핀테크 1호 상장기업 웹케시를 이끌어 온 사업가 윤완수 부회장을 지난 연말 영등포 본사에서 만났다. 새해 2020년 웹케시 성장과 비전을 듣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윤 부회장은 이날 2012년부터 근 10년간 맡아온 대표직을 후배인 강원주 대표에게 넘겼다며 그룹 부회장으로 웹케시 그룹의 향후 10년과 간편결제 진흥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윤 부회장은 최근 금융권 이슈로 떠오른 오픈뱅킹에 대한 평가에 대해 현재는 각 은행들이 금융결제원을 통한 은행 공통의 오픈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다음 단계는 은행 자체 플랫폼이 만들어지는 단계로 진입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이에 말맞춰 올해 하반기부터는 은행 자체 플랫폼을 여는 개발이 러시를 이룰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오픈뱅킹은 철저하게 개인 간편결제 시장으로, 은행 개별 뱅킹 플랫폼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공격적으로 확장될 것이며, 수년 내로 모든 은행이 독자적인 개별 오픈뱅킹 플랫폼을 가져갈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기업 인터넷 뱅킹과 모바일 뱅킹이 독자적인 뱅킹 플랫폼으로 발전해 갔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공동 플랫폼은 수 많은 금융기관이 공동 규약에 따라 만든 것으로, 개별 은행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종류와 서비스 가격의 변동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시장에서 약간의 변경 요인만 생겨도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개별 은행 입장에서는 상품과 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독자적인 망을 가져갈 수 밖에 없다.” 윤 부회장은 시장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은행들이 독자 오픈뱅킹 망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따라 오픈뱅킹의 도래는 웹케시 그룹에게 위험요인보다는 엄청난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픈뱅킹과 함께 이른바 마이 데이터, 마이 페이먼트 플랫폼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고, 이에 대한 정보 중계 인프라를 제공하는 회사가 필요해 진다는 논리다. 웹케시 그룹의 자회사인 쿠콘이 이 같은 인프라 제공 회사로 급속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웹케시는 개별 은행의 독자 플랫폼 개발에 발맞춰 오픈API 개발 기회가 크게 늘 것이라는 설명이다.

◇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웹케시 상품을 글로벌로 확장하는 원년 될 것”

웹케시 그룹은 큰 그림에서 간단히 설명하면 핀테크 회사다. 그 중에 기업간거래(B2B) 핀테크 플랫폼 회사인 웹케시를 중심으로 경비지출 솔루션의 비즈플레이, IT 서비스의 웹케시네트웍스, 글로벌 사업의 웹케시글로벌, 금융 정보 중계 인프라 회사인 쿠콘 등이 포진돼 있다.

윤 부회장은 2010년대 스마트 시대의 한 복판에서 웹케시를 이끌었다, 새해부터는 그룹 부회장으로 그룹 전반의 운영과 기획 조력자로 한 걸음 뒤에서 회사 전반을 바라보게 된다. 그는 그룹이 나갈 비전과 사업 방향에 대한 내비게이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9년 웹케시 창업후 2010년까지 10년간 인터넷 시대를 끌고 온 것이 공동 창업자인 석창규 회장이라면, 이후 10년의 스마트 시대를 자신이 담당해 왔다는 설명이다. 이후 2020년부터는 인공지능(AI) 시대로 진입하고 있으며, 신임 강원주 대표가 선장이 돼 잘 이끌어 갈 것이라는 기대를 주저없이 드러냈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이 주력 제품군인 인하우스뱅크, 브랜치, 경리나라의 일일 보급 현황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이 주력 제품군인 인하우스뱅크, 브랜치, 경리나라의 일일 보급 현황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새해 경자년 그룹의 경영목표와 지향점에 대해서는 쿠콘 상장과 글로벌이라는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쿠콘 상장은 웹케시그룹 입장에서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이벤트이고, 글로벌 확장은 웹케시 지속 성장의 방향으로 2020년가 웹케시 글로벌 진출 확장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B2B 핀테크가 어느 정도 안착해 가고 있으며, 이를 해외에 이식시켜 확대하는 것이 글로벌 비즈니스의 전략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지난해 기업은행과 함께 e브랜치를 출시했고, 차이나 브랜치와 글로벌 경리나라에 해당하는 와북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비즈니스는 이제 막 본격화했다고 볼 수 있으며, 업무속의 금융을 심화시키는 과정에서 글로벌 ERP 업체인 독일 SAP와 협업을 하고 있고, 이 부분도 계속 확장돼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제로페이 가맹점, 올해 최단 기간 50만개 허들을 넘겠다”

국내에 기업 금융으로 인터넷뱅킹이 전부였던 시절 B2B 핀테크 서비스 창업에 나서 20년간 이를 일궈온 기업인 윤완수 부회장이 지난해 돌연 서울시에서 주도해온 간편결제 플랫폼인 제로페이 확산을 위한 전도사로 나섰다. 관치금융이라는 부담과 논란에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가 궁금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 설립과정에서 이사장 직을 허락한 것과 관련, “제로페이가 세계 최고의 직불 간편결제 망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과 필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생활속의 금융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간편결제의 활성화가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고, 간편결제 가운데 직불 플랫폼인 제로페이가 그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는 판단이 섰다는 것이다. 수수료 혜택을 통해 골목상권을 살린다는 명분이 있고 핀테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 영향을 줄 것이라는 확신에 따른 것이다.

윤 부회장은 올해 간편결제진흥원 계획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무엇보다 가맹점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현재 30만개 수준인 제로페이 가맹점을 최단기간에 가맹점 50만 시대를 돌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흥원의 올해 시작이자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마장도 전통시장에서 열린 제로페이 활성화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마장도 전통시장에서 열린 제로페이 활성화 행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실제 간편결제진흥원은 다양한 온오프라인 제휴와 지역화폐와의 협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와 전통시장 살리기 행사의 일환으로 제로페이 가맹 협약을 늘리고 있고, 제로페이 연계 지역화폐 발행도 올해 서울시만 2000억원을 발행할 계획으로 있다.

그는 가맹점 인프라가 늘어 사용자가 많아지고, 다시 가맹점이 늘어나며 제로페이 이용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진흥원 이사장으로 올해 해야 할 주된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로페이는 금융산업의 직불 도로망으로 도로망이 닦이고 나면, 경제 주체들이 이를 사용하면서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서비스들이 등장하는 마법같은 일이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서낙영 기자 nyseo6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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