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입으로는 최고의 계획은 성공이라고 말하면서 현실은 딴판이다. 많은 계획, 특히 큰 조직에서 만든 계획은 지나치게 일반적이라 금세 시대에 뒤처지며 그 실행을 요구받는 사람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준다. 각 팀원이 보유한 정통하고 상세한 정보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팀 활동을 조정하는 편이 훨씬 낫다.”-66쪽

직장생활을 하면서 무슨 회의를 그렇게도 했는지 모르겠다. 회의는 참가자 간 아이디어를 나누고 의사결정을 하는 자리다. 또 하나는 서열 확인하는 공간이다.

회의에 회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회의를 안 하면 이상한 생각이 들만큼 깊게 벤 회의문화, 팀장 자리에 오르고 그만둘 만한데 역시 같은 일을 반복했다. 30여 명이 넘는 팀원들이 한 방에 모여 무슨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는가. 서로 얼굴 보고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던 시절, 상사에게 수직 보고하고, 일을 처리한다.

그렇게 회의를 하면 한 발 내딛는 느낌을 갖기도 전에 일이 더디다는 생각이 먼저 뒤통수를 쳤다. 모든 상황이 그렇지는 않았다.

시스코(Cisco)와 딜로이트(Deloitte) 등 기업의 조직문화를 분석,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 잘못됐다는 것을 데이터로 분석한 마커스 버킹엄(Marcus Buckingham)과 애슐리 구달(Ashley Goodall)이 함께 쓴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에는 어떤 것이 거짓이고 진실인가를 일깨워 준다.

팀원의 하루를 망치는 일은 하루를 회의로 가득 채워주는 일이다. 정보는 위에서 꽉 쥐고, 아래로 내보내지 않으면서 결정은 위에서 하겠다고 하면 일이 잘 풀릴 수 없다. 회의가 아니라 수시로 질문하고 답을 받을 수 있는 조직에서 미래를 찾을 수 있다. 원활하고 긴밀한 정보교류는 팀의 신뢰를 높이고 미래 생존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

목표를 정해주고 그것대로 실행하는 조직은 활기가 없다. 살아 있는 조직은 조직원들이 각자 목표를 정하게 하고, 그것을 이룰 수 있는 자원을 조직 내 공급해주는 것이 미래 조직의 문화가 되어야 한다. 매월, 분기별로 예상매출목표를 적어냈지만 실제 달성하지 못했다. 누구도 거기에 대해 책임을 묻거나 책임지지 않았다. 목표 달성을 기대하지 않았다. 밖으로 꺼내지 않았을 뿐이다.

“좋은 목표의 유일한 기준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목표가 쓸모 있으려면 당신의 내면에서 우러나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으로 표현해야 한다.”-98쪽

마커스 버킹엄과 애슐리 구달은 <일에 관한 9가지 거짓말>에서 어떤 조직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인가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지금까지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왜 잘못됐고, 거짓말이었는지 그 현장 목소리를 담아 전한다. 목표가 아니라 일의 가치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더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무너뜨린다. 재능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여러 가지 일을 다 잘하는 사람이 능력자인가 아니면 한 가지에 특출 난 사람이 최고의 직원인가? 저자는 한 가지에 특출 난 직원이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특출함이 최고의 기여다. 이 말은 운동선수들의 사례에서 잘 나타난다. 이런 특출한 사람이 모인 팀은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팀 리더로서 팀을 좀 더 잘 이끄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이 제격이다. 팀장으로서 팀의 성과를 내는 데 고민한다면 팀원들의 재능을 이끌어 내주어야 한다. 팀장의 탁월한 리더십만큼 팀원들의 독특한 재능을 만들어주는 게 팀장의 일이 아닌가. 그렇지만 더 필요한 것은 스스로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추진력을 키우는 일이다. 잘하는 일에 대해서 바로 인정할 수 있는 리더가 좋은 리더다.

“팀원에게서 탁월함을 이끌어내려면 관심의 초점을 달리해야 한다. 누군가가 어떤 일에서 좋은 효과를 냈을 때 거기에 관심을 보이며 그것을 재현하는 것은 단순한 우선순위 끼어들기가 아니라 최우선 순위 끼어들기여야 한다. 이런 습관을 들이면 당신이 높은 실적을 내는 팀을 이끌 확률은 높아진다.”-181쪽

이 책에서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저자의 인상적인 문장을 발견했다. 저자는 우리에게 균형이 아니라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다. 그 일과 사랑을 나누라는 것이다. 균형이 아니라 일을 더 찾아 가라는 것이다.

“당신의 붉은 실을 주시하고 그것을 진지하게 받아들여라. 그것은 당신의 것으로 가볍고 강하고 진실하다. 지치거나 진이 빠졌거나 위태롭거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느낌이 들면 붉은 실에 매달려다. 당신이 뭔가 새로운 것을 엮어낼 강점을 얻을 때까지 그것은 당신을 꽉 잡아 줄 것이다. 당신이 만드는 새로운 것, 즉 새로운 아이디어, 프로젝트, 직업, 관계, 삶은 다른 사람이 보기에 균형 잡히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만들려 하거나 인정하는 삶이 아닐지도 모른다. 또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당신의 것이다. 이는 당신 자신만 느끼는 강점의 근원에서 만든 것이므로 강력하고 성공적이며 시들지 않는다. 당신도 마찬가지다.”-279쪽.

붉은 실은 내가 사랑하는 일이며 나의 강점이다. 당신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 책은 우리가 그간 잘못 생각했던 혹은 그것이 진실이라고 알고 지냈던 것들이 거짓이었음을 들려준다.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조직을 다듬어야 하는지 생각이 날 것이다.

길윤웅 yunung.kil@gmail.com 필자는 IT전문 잡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한글과컴퓨터 인터넷 사업부를 거쳐 콘텐츠 제휴와 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 했다. 디자인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과 제작 활동에 관심을 갖고 산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