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 정식 출시된 아이폰11, 11 프로, 11 프로 맥스는 기대 이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아이폰11 시리즈에서 가장 강조한 기능 중 하나인 카메라에서 문제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애플이 11 시리즈에서 유독 공을 들였던 카메라 부문 기술 결함 논란의 핵심은 무엇일까. 애플은 이전에도 안테나 게이트, 배터리 게이트 등 여러 이슈가 있었다.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디지털 카메라에서 생기는 문제

카메라로 사진을 찍다 보면 간혹 결과물에서 비정상적인 형태가 잡힌다. 이는 카메라 기계 문제나 렌즈로 인해 발생한다. 꽤 다양한 현상이 생기는데 간섭 무늬가 나타나는 '모아레 현상', 주변부가 어둡게 표현되는 '비네팅 현상', 이미지가 전체적으로 휘어져 보이는 '디스토션 현상' 등이 있으며, 아이폰11 시리즈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플레어 현상'도 그 중 하나다. 아이폰11 시리즈에는 고스트 현상과 플레어 현상이 나타난다고 이야기된다. 엄밀히 말하면 모두 플레어 현상이다. 플레어 현상은 크게 고스트 현상과 포그 현상으로 나뉜다.

고스트 현상은 눈으로 봤을 때 없었던 테두리가 나타나거나 가로등 불빛이 번지는 현상을 말한다. 광량이 부족하거나 필터로 인해 발생하기 쉽다. 포그 현상은 촬영한 이미지 전체가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리게 나오는 걸 말한다. 마치 렌즈에 습기가 찬 것 같지만 렌즈가 깨끗함에도 빛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다. 아이폰11 시리즈에서는 고스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플레어 현상이 생기는 원인은 보통 렌즈 때문이다. 카메라 렌즈는 2매 이상으로 이뤄지는데, 렌즈를 통과한 빛이 내부에서 반사와 분산되면서 생긴다. 보통 밝기 광원에서는 잘 생기지 않는데, 주위 환경보다 밝은 태양, 전구, 가로등을 촬영하면 생길 확률이 높다. 해결 방법으로 나온 것이 코팅이다. 제조사는 렌즈 코팅을 통해 사진 질을 떨어뜨리는 자외선을 차단하고 난반사를 막는다. 세계 3대 코팅으로 펜탁스 SMC(Super Multi Coated), 자이즈 T 코팅, 후지 EBCElectron Beam Coating) 등이 있으며 현재 대부분 카메라 렌즈에는 다층 멀티 코팅이 사용되고 있다.

◇아이폰11 시리즈의 카메라

애플이 아이폰11 시리즈를 발표하며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이 카메라 설명이다. 전작과 비교하면 카메라 외엔 눈에 띄는 것이 없을 만큼 카메라에 많은 공을 들였다. 특히 아이폰11 프로와 프로 맥스에는 처음으로 3개 카메라를 도입하기도 했다.

기본 카메라인 와이드 카메라는 26㎜ 초점 거리에 6매 렌즈를 쓰고 있으며, 처음으로 100% 포커스 픽셀을 적용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 S7에 처음 적용한 기술이다. 52㎜ 망원 카메라와 함께 세 번째로 적용한 카메라는 120도 화각을 지원하는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다. 와이드 카메라보다 4배 더 넓은 장면을 담을 수 있다.

3개 카메라를 씀에도 카메라 전환은 무척 매끄럽다. 물론 카메라 위치가 각각 달라 카메라 전환 시 미세하게 티는 나지만 그런데도 마치 카메라 하나를 쓰는 듯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여기에 A13 바이오닉 칩 성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딥퓨전'은 기존에 없던 사진 기술이다. 딥퓨전은 셔터를 누르기 전에 이미 빛을 최대한 많이 받아들인 장노출 사진 4장, 빛을 최대한 적게 받아들인 단노출 사진 4장을 메모리에 임시로 담아 둔다. 그리고 셔터를 누르면 조금 더 노출값이 긴 사진을 한 장 찍어 총 9장의 사진으로 최종 결과물을 합성해 만들어 낸다. 노이즈는 최대한 줄이고, 세밀함은 살린다.

이번 아이폰은 저조도 환경을 위한 기능을 별도로 마련했다. 아이폰 카메라 사진 퀼리티는 예전부터 좋다고 평가돼 왔지만 저조도 환경에서는 타사보다 떨어지는 편이다. 이 때문에 새로운 촬영 방식을 이번에 추가한 것이다. 장노출 촬영을 통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여 좀 더 선명한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플레어 현상이 왜 생길까

논란이 되는 아이폰11 시리즈 플레어 현상은 사실 이전 모델인 아이폰X, 아이폰XS에서도 없었던 건 아니다. 아이폰뿐만 아니라 갤럭시 시리즈에서도 나타난다. 하지만 아이폰11 시리즈가 야간 사진을 강조하다 보니 이전보다 사용 빈도가 늘어 이를 체감하는 소비자가 늘었고, 특히 이번 모델에서 플레어 현상이 이전보다 유독 심하게 생기다 보니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플레어 현상은 일반 디지털 카메라와는 조금 다르다. 단순한 점 모양이 아니라 야간에 촬영한 가로등, 간판 등이 거울처럼 반대로 반사되어 선명하게 나타난다. 사진 촬영뿐만 아니라 동영상 촬영에서도 동일한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

출처=트위터 @eggry
출처=트위터 @eggry

출처=트위터 @V5E0A1
출처=트위터 @V5E0A1

해외 과학매체 파퓰러사이언스는 "아이폰11 후면 카메라를 덮고 있는 유리는 렌즈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난반사를 만들어 강한 플레어 현상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이폰11 시리즈 후면 카메라는 사각형 안에 카메라 삼각형으로 욱여넣은 형태다. 그리고 카메라를 보호하는 유리를 각각 적용해 놓았는데, 이전보다 꽤 큰 크기다. 즉 카메라로 들어오는 빛이 보호 유리를 통과하면서 난반사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플레어 현상이 생긴다는 것이다.

파퓰러사이언스 분석은 설득력이 있다. 일반 플레어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일 뿐만 아니라 마치 거울로 빛만 반사해 놓은 것처럼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에 카메라 보호 유리 반사일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가장 높다.

◇해결책은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는 앞서 이야기한 렌즈 코팅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는 개발 과정에서부터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게다가 코팅으로 인한 단가 상승을 감안해야 한다. 그렇다면 소프트웨어를 통한 후처리 과정에서 보정할 수는 없을까. 우선 플레어 현상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후처리에서 한 부분만 보정하는 건 쉽지 않다. 센서를 통해 빛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틀어짐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자면 감도를 낮추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럼 저조도 결과물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애플은 일단 기기 결함이 아닌 일반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애플 지원센터는 플레어 현상에 대해 렌즈를 깨끗하게 닦고, 사진을 찍을 때 렌즈 위쪽을 손으로 가리고, 노출값을 내리는 등의 방법을 권유했다. 한마디로 근본 해결책은 없다. 200만원에 육박하는 제품을 구입했지만 불편함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