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주마 블루치퍼(4세, 최병부 마주, 김영관 조교사)가 미국 브리더스컵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블루치퍼는 2일(토)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타아니타 경마장에서 열린 제36회 브리더스컵 더트마일(G1, 1600m, 총상금 100만 달러)에 출전, 세 번째로 결승선을 끊었다.

이번 경주는 블루치퍼의 생애 첫 해외원정 경주였다. 총 10두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블루치퍼는 8번 외곽게이트를 부여받았다. 자연히 배당은 10두 중 8위로, 현지에서도 그다지 우승마로서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주행 중인 블루치퍼와 프라비앙 프랏 기수(왼쪽에서 세번재 녹색의상)
주행 중인 블루치퍼와 프라비앙 프랏 기수(왼쪽에서 세번재 녹색의상)

블루치퍼는 시작과 함께 특유의 선행능력을 뽐내며 외곽에서 빠르게 선두그룹에 합류, 2위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로도 경쟁마들의 거센 추격을 잘 따돌렸지만 직선주로에 접어들어 오마하비치(3세)에게 끝내 준우승 자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거리는 불과 1과 1/4마신차. 오마하비치가 산타아니타 스프린트 챔피언십(G1)을 포함해 4개의 굵직한 대회에서 연승 중이던 우승 후보마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기록이다.

우승은 스펀투런(3세)에게 돌아갔다. 직전 펜실베이니아 더비(G1)에서 5위를 차지하며 이번 대회에서는 우승마로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변을 일으키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블루치퍼와 호흡을 맞춘 프랑스 출신의 프라비앙 프랏 기수도 “우승까지 노려볼 수 있었다”며 입상소감을 전했다.

블루치퍼는 이번 경주로 상금 9만 달러(약 1억 원)를 획득하게 됐다.

현장을 참관한 한국마사회 김낙순 회장은 “한국경주마가 브리더스컵과 같은 큰 무대에 출전하는 것은 한국경마가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커다란 성취”라면서, “이런 대회에 한국경주마의 출전이 당연시되는 날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브리더스컵은 세계 최고수준(PART1)의 경마시행국으로 분류되는 미국에서도 경마 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대형 이벤트로 세계 각국에서 최상급 경주마들이 모인다.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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