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올 가을 최고 화제작 '82년생 김지영'(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 제작 ㈜봄바람영화사 | 감독 김도영)이 14일 언론 및 모녀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였다.

영화 '82년생 김지영'은 개봉 전부터 젠더이슈가 발생하며 젠더갈등을 조장한다는 반응에 별점테러·악플 등 논란에 중심에 섰다. 원작 소설이 가진 뿌리를 그대로 영화화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음에도 김도영 감독과 배우 정유미, 공유는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982년 대한민국은 세대교체 중심에 있던 시기다. 과거 세대가 겪은 성 불평등 개선을 위한 힘찬 도약의 시기이자 한편으로는 여전히 구시대의 산물을 답습하는 과도기적 혼란이 절정에 달하던 세대가 바로 '82년생 김지영'의 주인공 김지영의 시대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지영(정유미)은 흔히 말하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이다. 자신을 위한 삶 보다는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아이의 엄마 그리고 한 집안의 며느리로 세상의 무거운 짐을 홀로 감당하고 살아간다. 혼자 감당하기엔 삶의 무게가 버거웠던 탓일까? 지영에게 산후우울증이 찾아오고 다른 이로 빙의되는 후유증을 겪는다.

영화는 대한민국 30대 보통여성 김지영을 통해 여성의 삶을 결혼·출산 이전과 이후로 나눠 비춰본다. 어린 시절 남동생과 차별하는 가정에서 자라며 1차적으로 성 불평등을 경험하는 김지영은 그럼에도 자신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까지 성공하며 성공한 삶을 꿈꾼다.

그러나 곧 결혼과 출산이 이어지면서 결국에는 모든 꿈을 포기한 채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다. 인생의 전반전, 후반전 모두 사회적 편견에 부딪히며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온전히 살아가기가 힘든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생물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다른 것은 사실이고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단순히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평등하지 못한 차별이 존재한다면 그것 또한 잘못임을 인정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오랫동안 이어져온 관습과 사회적 인식이 한 순간에 바뀔 수 는 없다. 또한 일부 계층과 세대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82년생 김지영 뿐 아니라 72년생 62년생 52년생 등 그 전세대 여성들 그리고 92년생 02년생 12년생 현세대 여성들 모두 2019년 현재에 살고 있다. 이게 바로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엄마, 누나, 동생, 딸, 아내 등 모든 여성들의 이야기이자 나아가서 성별과 세대를 떠난 우리 모두의 이야기인 것이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82년생 김지영' 스틸 컷.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혹자는 영화를 보고 불편함이나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우리 세대에 겪은 것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할 수도 있고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이런 일이 있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 전반에 깔린 왜곡된 성 인식은 분명 존재하며 성차별도 여전히 존재한다.

물론, 남성도 성차별에 있어서 자유롭다는 것은 아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단순히 성별 때문에 사회에서 성차별을 받는 것은 한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훼손당하는 것이다. 성별을 나누기 전에 서로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인간 존엄성 보존을 위해 우리 모두가 힘써야 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가족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82년생 김지영' 가족 포스터.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82년생 김지영'을 젠더 이슈화 해, 성대결 갈등을 부추기며 사회적 균열을 내려는 도구로 생각하지 말고 같은 국민으로서 또 여성 혹은 남성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서로를 아우르고 융합시키려는 노력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10월 23일 개봉. 118분. 15세 관람가.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