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이병주 교수팀은 상업영화속 캐릭터 묘사의 편향성을 에 대한 컴퓨터 비전 기술로 정량화했다. 사진은 비전 기술로 캐릭터를 분석화는 과정을 도식화한 것이다.
KAIST 이병주 교수팀은 상업영화속 캐릭터 묘사의 편향성을 에 대한 컴퓨터 비전 기술로 정량화했다. 사진은 비전 기술로 캐릭터를 분석화는 과정을 도식화한 것이다.

KAIST 이병주 교수팀이 컴퓨터 비전 기술을 통해 상업 영화 속 남성과 여성 성별 간 캐릭터 묘사의 편향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영화 대부분이 여성을 편향적으로 묘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에 비해 더 획일화된 감정표현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교수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소셜 컴퓨팅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컴퓨터 기반 협업 및 소셜 컴퓨팅 학회(CSCW)에 오는 11월11일자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최근 영화가 다루는 소재와 연출 방식이 사람들의 성 의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할리우드 역시 영화의 묘사가 관객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진행해 제작에 반영하고 있으며, 근래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에서도 다양한 젠더와 인종의 등장을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관련 연구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영화의 시간적, 시각적 특성을 반영해 성별 묘사 편향성을 측정할 수 있는 이미지 분석 시스템이 도입됐다. 효과적 분석을 위해 24프레임(fps) 영화를 3프레임으로 다운 샘플링한 뒤, 마이크로소프트의 얼굴 감지 기술(Face API)로 영화 캐릭터의 젠더, 감정, 나이, 크기, 위치 등을 확인했다. 그리고 사물 감지 기술(YOLO 9000)로 영화 캐릭터와 함께 등장한 사물의 종류와 위치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2017년과 2018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와 우리나라 영화 40편을 대상으로 이미지 분석 시스템을 통해 여덟 가지 새로운 지표들을 제시했으며, 이를 통해 성별 묘사의 편향성을 밝혔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제시한 8가지 정량적 지표는 이번 연구의 정량적 지표는 ▲감정적 다양성(Emotional Diversity) ▲공간적 역동성(Spatial Staticity) ▲공간적 점유도(Spatial Occupancy) ▲시간적 점유도(Temporal Occupancy) ▲평균 연령(Mean Age) ▲지적 이미지(Intellectual Image) ▲외양 강조도(Emphasis on Appearance) ▲주변 물체의 빈도와 종류(Type and Frequency of Surrounding Objects) 등이다.

이번 연구결과 영화 대부분에서 여성을 편향적으로 묘사하고 있었으며, 감정적 다양성 지표 분석에서 여성 캐릭터는 남성 캐릭터에 비해 더 획일화된 감정표현을 보였다. 특히 여성 캐릭터는 슬품과 공포 놀람 등의 수동적 감정을 더 표현하는 반면 남성 캐릭터는 분보, 싫음 등의 능동적 감정을 더 표현했다.

주변 물체의 빈도와 종류 지표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자동차와 함께 나오는 비율이 남성 캐릭터 대비 55.7%밖에 되지 않았던 반면, 가구와 함께 나오는 비율은 123.9%를 보였다.

여성 캐릭터의 시간적 점유도는 남성 캐릭터 대비 56% 정도로 낮았으며, 평균 연령은 79.1% 정도로 어리게 나왔다. 특히 앞서 언급한 두 지표는 우리나라 영화에서 두드러지게 관찰됐다.

이병주 교수는 “우리나라에선 1인당 연간 평균 영화관람 횟수가 4.25회에 이를 정도로 많은 사람이 영화를 즐겨보는데, 이는 영화 매체가 우리나라 대중들의 잠재의식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뜻한다”라며 “영화 내 묘사가 관객들의 생각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가 보다 활발하게 진행돼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영화는 더욱 신중하게 제작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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