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바디프랜드
사진=바디프랜드

과거 예비부부들에게 혼수품은 ‘사서 갖는다’는 ‘소유’ 개념이었다. 여기에 ‘형식을 갖춘다’는 인식도 있어 효용가치보다 구색 맞추기로 구매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 TV, 침대와 같은 필수 혼수품에 모피(코트)의 인기가 높았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최근 맞벌이 직장인 커플이 많아지면서 실속 있게 혼수를 마련하려는 소비성향이 뚜렷해짐에 따라, 각광 받는 혼수품으로 ‘안마의자’가 주목받고 있다. 바디프랜드(대표 박상현)에 따르면, 매년 결혼식이 많은 3~5월, 9~11월 예비부부들의 안마의자 렌탈, 구매 문의는 평소보다 30%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탈 구매로 초기 비용 지출은 최소화하면서 집안에서 즐기는 마사지로 매일 힐링을 경험할 수 있고, 젊은 감성을 반영한 디자인으로 인테리어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 ‘꼭 있어야 하는 아이템’으로 거듭난 것이다.

이는 결혼을 앞둔 남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난다. 국내 한 웨딩 컨설팅 업체가 예비부부 4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혼수 트렌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가운데 8명 이상(85.4%)이 혼수 비용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전체의 66.2%가 혼수품 구매를 ‘렌탈’ 방식으로 하겠다고 답한 것과도 일치한다.

품목 조사에서 안마의자는 TV와 침대, 냉장고, 세탁기 등 필수 가전을 제외한 위시 혼수품에서 1순위(21.3%)에 꼽혔다. ‘라텍스 침대’(17.0%)와 ‘정수기’(11.5%), ‘리클라이너’(9.7%) 등이 뒤를 이었다. 과거 인기 혼수품이던 모피, 고급식탁 등을 뛰어 넘는 결과다. 국내 한 백화점이 실시한 혼수품 트렌드 조사에서도 2007년 당시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안마의자가 2017년에는 6위에 오르기도 했다.

업계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적은 맞벌이부부가 많아지면서 실용성이 낮은 과시용 품목보다 힐링과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혼수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이제는 필요에 따라 실속을 챙기는 방향으로 혼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며 “특히 연중 결혼식이 많은 9~11월은 전국 직영전시장과 백화점 매장에 안마의자 구매 상담을 받는 사례가 급증하는 시기”라면서 “요즘엔 안마의자로 심신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스마트하게 풀려는 직장인 예비부부들이 많아져 브레인 마사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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