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은 온몸에 피를 보내며 산소와 영양소를 전달하는 펌프작용을 한다. 그리고 이런 심장근육을 둘러싸고 있는 혈관을 ‘관상동맥’이라고 한다. 관상동맥은 우관상동맥과 좌관상동맥으로 나누어 진다.

협심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증으로 좁아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관상동맥 내부의 동맥경화성 변화는 사실 20대 초반부터 서서히 진행되며, 혈관의 70% 이상 좁아지면 협심증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신상훈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신상훈 이대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흔히 혼돈하기 쉬운 심근경색증은 관상동맥이 갑자기 완전히 막혀서 발생한다. 협심증은 어느 정도의 혈류는 유지되므로 운동할 때와 같은 심장근육의 산소요구량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로 나타난다.

협심증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통증 즉, 흉통이다. 환자에 따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지만 대개 '가슴을 짓누르는 듯하다', '뻐개지는 것 같다', '고춧가루를 뿌려 놓은 것 같다', '벌어지는 것 같다', '숨이 차다'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협심증으로 나타나는 흉통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안정 시에는 통증이 없다가 심장근육에 많은 산소가 필요한 상황, 즉 운동을 하거나 계단을 오를 때,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경우, 차가운 날씨에 노출될 때, 흥분한 경우 등에 주로 유발된다.

증상이 발생해 휴식을 취하는 경우 보통 5~10분 미만으로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없어진다. 증상이 발생했을 때 나이트로글라이세린 (nitroglycerin)이라는 혀 밑에 넣어 녹이는 약을 사용하는 경우 혈관확장이 일어나 증상이 더 빨리 없어진다.

그러나 병이 심해지면 안정 시에도 발생하고 시간도 길어질 수 도 있다. 이것을 불안정형 협심증이라고 하고, 이 경우 심근경색증으로 진행할 확률이 높은 매우 위급한 상황이므로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특징적인 가슴통증으로 의심되면 각종 심장 정밀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가슴 통증이라고 모두가 협심증은 아니며 신경증, 위장질환, 근육통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슴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경험이 많은 전문의사의 진찰이 매우 중요하다.

협심증이 의심되면 확실한 진단을 위해 정밀한 심장검사법들이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심전도, 흉부 X-ray 검사가 있고, 정밀 검사로 운동부하검사, 심장 초음파, 핵의학 영상 검사, 관상동맥 컴퓨터 단층촬영 등이 있으며, 운동이나 약물을 이용하여 인위적으로 심장에 부하를 가한 후 이들 검사를 시행해 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협심증 진단에 사용되는 검사법들은 적절한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검사 결과로 심각한 협심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많은 경우에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한 후, 스텐트 등을 이용한 관상동맥 중재시술이나 관상동맥 우회 수술 등의 치료를 받게 된다.

관상동맥조영술은 팔의 동맥이나 대퇴동맥을 이용해 외부에서부터 관상동맥 입구부로 긴 관을 넣고 조영제라는 약물을 주입해 관상동맥의 내부를 촬영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20여 년 전부터 협심증을 진단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협심증의 치료는 병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선택될 수 있다. 병의 정도가 경미하다면 약물치료로도 가능하고, 약물로 증상의 조절이 되지 않는다며 '관상동맥 중재시술'이나 '수술'을 할 수 있다.

'관상동맥중재시술'은 '관상동맥확장성형술' 또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일컫는 말이다. 관상동맥조영술과 같은 방법으로 관상동맥에 관을 삽입하고 가는 철사(wire)로 좁아져 있는 부위를 통과하고, 이를 통해서 막힌 혈관 부위를 풍선이나 스텐트로 확장시키는 방법이다. 수술과 달리 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회복 기간이 짧으며, 흉터도 남지 않아 최근의 협심증 치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관상동맥중재시술이 불가능할 정도의 심한 협심증은 '관상동맥 우회술'이라는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우리 몸에서 비교적 효용가치가 낮은 혈관을 이용해 막혀 있는 관상동맥 부위를 우회하는 수술이다. 과거에는 심장 수술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은 시기도 있었으나 수술 기술과 기구의 발달로 현재는 매우 우수한 수술 성적을 보이고 있다.

약물치료, 관상동맥확장성형술, 관상동맥우회술 치료는 한 가지 방법으로 협심증을 완치하는 것이 아니고 상호 보완적으로 이용된다. 특히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약물치료는 꾸준히 병행해 병의 진행을 억제해야 하며, 병이 심해진다면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될 수도 있다.

이대서울병원 신상훈 순환기내과 교수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환자가 항혈소판제 등의 협심증 약물을 임의로 중단했을 때에는 스텐트 내에 혈전이 생겨 관상동맥을 막아 심근경색증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시술 후의 지속적인 약물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신상훈 교수 일문일답

►협심증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 있다면?

-협심증 예방에는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하다. 결국 동맥경화의 진행에 의해 협심증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동맥경화에 도움이 되는 운동, 즉 일시적으로 강한 힘을 많이 쓰는 운동이 아니라 조깅, 줄넘기, 가벼운 등산, 수영, 에어로빅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협심증으로 운동시 통증이 있는 환자라면 자신의 상태에 맞게 낮은 운동량부터 천천히 늘려나가야 한다. 이 때 기준은 운동 중 분당 맥박수를 가지고 하는 것이 좋다. 보통 220에서 자기 나이를 뺀 수를 운동시 분당 최대목표 맥박수라고 하는데, 협심증 환자의 경우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범위에서 이 수치의 60%정도부터 시작해 운동량을 서서히 늘려 나가면 된다.

►협심증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은.

-우선 가능한 피해야하는 음식은 짠 음식이나 동물성 지방이 많은 음식이다. 짠 음식의 경우 나트륨이 많이 들어 있고, 나트륨은 결국 고혈압의 위험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동물성 지방의 경우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의 함량이 높아 좋지 않다.

협심증에 좋은 음식으로 명확히 증명된 것은 거의 없지만 일부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이 동맥경화의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는 올리브유나 견과류, 등푸른 생선 등을 많이 섭취하는 식단이다.
다만 최근에는 약제가 많이 발달했기 때문에 협심증 환자에서도 적절한 영양섭취와 함께 약제를 잘 챙겨드시는 것을 권유드린다. .


►경미한 협심증 치료를 위한 약물처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협심증의 치료는 2가지를 목적으로 한다. 첫째는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병의 진행을 막는 것이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 사용되는 약제는 주로 맥박을 낮추거나 혈관을 확장하는 약제를 사용하며,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약제는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제와 항혈소판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경미한 협심증에서 증상이 거의 없는 경우라면 증상완화를 위한 약제보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환자의 위험도에 따라 항혈소판제제를 사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

►협심증이 심근경색으로 진행되지 않기 위한 예방법은.

-협심증이 동맥경화가 천천히 진행되면서 혈관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라면, 심근경색은 혈관 안쪽에서 여드름 터지듯이 터지면서 갑작스럽게 혈관을 완전히 막으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라는 차이가 있다. 다만 협심증이 있는 환자에서 동맥경화가 많아 심근경색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도가 더 높은 것은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약제를 잘 챙겨 먹는 것과 생활습관의 개선이다. 특히 흡연을 하는 환자에서는 반드시 금연을 하고 고혈압, 당뇨 등 가지고 있는 질환을 잘 조절하면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게 유지해 동맥경화의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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