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부품의 수출규제 조치가 국내에서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맥주 판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조치가 발표된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일본 맥주 매출은 14.6% 하락했다. 반면, 국산맥주는 11.6% 증가하며 대조를 이뤘다.

또 다른 유통업체인 이마트가 집계한 결과 역시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9일까지 일본 맥주 매출은 직전 주간 같은 요일보다 15.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맥주 매출은 19% 증가하며 소비자들이 일본 맥주 대신 국산맥주로 갈아타는 현상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가격에 맞춰 부과되는 종가세에서 주류 용량에 따른 종량세로 개편된 주세법으로 수입 맥주 가격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이번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 맥주의 매출 감소 추세는 뚜렷해 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일본 맥주를 수입하고 있는 관련 주류업계는 난감해 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일본 맥주인 아사히의 경우 좌불안석이다. 아사히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까지 일본제품 행사와 관련 연기되거나 취소된 것은 없으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면서 “계속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제한조치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도 있다. 우선 일부 마트와 편의점에서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한 가운데, 주류 유통도 제품 판매에 제한을 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마트는 현재 일본 맥주의 판매 중단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불매 운동의 확산 정도에 따라 상황은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정진홍 기자 jjh@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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