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혁이 2019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우승을 차지하며 경륜 판도를 흔들고 있다.

'벨로드롬의 황소'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우직한 지구력이 장점인 황인혁은 타선수들의 허점을 찌르는 변칙적인 자리 잡기와 완급조절, 빠른 타이밍에 치고 나설 수 있는 기습 선행 능력까지 겸비하며 명실공히 벨로드롬 왕중의 왕으로 거듭났다.

지난 6월말 2019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 결승 경주에서 황인혁(빨간색)이 역주하고 있다.
지난 6월말 2019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 결승 경주에서 황인혁(빨간색)이 역주하고 있다.

세종팀이 동서울, 김해팀과 버금가는 강팀으로 커지면서 수도권과 충청권의 양립이 힘들어지기 시작한 현재 황인혁의 돌풍은 의미가 크다.

과거 특선급을 거의 휩쓸다시피 했던 창원, 김해팀에 맞서기 위한 수도권과 충청권 선수들의 합종의 수는 이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전망이다.

황인혁과 충청권 선배인 김현경의 자리 잡기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자리 잡기였지만 경남권 선수인 성낙송과 황인혁의 자리 잡기는 누구도 쉽게 예상할 수 없는 자리 잡기였다.

둘은 21기 동기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황인혁이 수도권을 배제하고 경상권 선수들과 자리 잡기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다.

작전은 성공이었다. 후미에서 조급함을 참지 못한 정종진이 타종 전 거의 2코너 부근부터 시속을 올렸고 정종진의 초반 시속을 이기지 못한 신은섭이 마크를 놓치고 신은섭 후미의 정하늘까지 시속이 죽으면서 수도권 연대는 완전히 와해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황인혁은 정종진의 후미를 추주하며 체력을 아꼈고 막판 어느 정도의 여유까지 느껴지는 추입으로 우승에 성공한다. 후착은 초반 앞선 대열의 이점을 살려 황인혁 마크를 이어간 윤민우로 쌍승식 85.7배를 만들며 역대급 결승전 배당의 주인공이 되었다.

이 밖에 선발급 결승전은 세종팀의 류근철과 김명섭, 우수급 결승전은 양주팀의 김민균과 김동관이 1,2등을 나누어 갖는 팀 완승 결과가 나왔다.

경륜뱅크의 배재국 예상팀장은 “더 이상 서로를 위한 타협점을 찾기 힘들어진 수도권과 충청권의 맞대결 양상은 이제 불가피해 보인다"며 "앞으로 이러한 혼전 구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변수를 대비한 투자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조항준 기자 jhj@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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