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새벽·유선 주연의 스릴러 영화 '진범'이 오는 7월 10일 개봉한다. (영화 '진범' 포스터 = 리틀빅픽쳐스 제공)
송새벽·유선 주연의 스릴러 영화 '진범'이 오는 7월 10일 개봉한다. (영화 '진범' 포스터 = 리틀빅픽쳐스 제공)

스릴러 영화가 갖춰야 할 필수조건 '텐션'이 없다. 의문의 살인 사건을 다루는 영화 '진범'은 분명 스릴러적 요소가 충만한 작품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김빠진 콜라' 같은 미지근함이 느껴질 뿐, 스릴러 영화가 지닌 장르적 특성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영화 '진범'(공·배급: 리틀빅픽처스 | 제작: ㈜곰픽쳐스 | 공동제작: ㈜트러스트스튜디오 | 각본·감독: 고정욱)은 아내 ‘유정’(한수연 분)이 살해된 그날의 진실을 알고 싶은 ‘영훈’(송새벽 분)과 살인 용의자로 몰린 남편 ‘준성’(오민석 분)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영훈의 증언이 필요한 ‘다연’(유선 분)이 마지막 공판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의심을 숨긴 채 함께 그날 밤의 진실을 찾기 위한 공조를 그린 추적 스릴러다.

영훈과 준성은 오랜 친구이며 살해된 유정과 준성은 선후배 관계이다. 사건이 발생하고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추악한 진실이 서서히 드러난다.

영화 '진범' 스틸 컷 = 리틀빅픽쳐스 제공
영화 '진범' 스틸 컷 = 리틀빅픽쳐스 제공

영화 '진범'은 사건이 발생한 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사건이 일어난 과정을 추적하는 재미가 있는 영화다. 퍼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퍼즐 조각들이 어떻게 맞춰졌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고정욱 감독은 앞선 언론시사회를 통해 “진범보다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라고 연출의도를 밝힌 바 있다. 위에서 말한 대로 결과 보다 그 과정을 추적하는 진실게임 같은 구성으로 색다른 연출을 시도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 시도는 성공 보다는 실패에 가깝게 느껴진다.

사건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역순으로 극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각본의 힘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또한 '타임 슬립' 요소를 가미한 작품에서 그에 맞는 적절한 연출도 필요하다. '진범'은 결과 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새로운 전개 방식을 선택하며 독특하고 신선한 영화로 기대를 모았으나 결과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정돈되지 못한 스토리 라인과 개연성의 부재 그리고 빈약한 반전 등 긴장감이 생명인 스릴러 영화가 갖춰야 할 요소들의 부재가 아쉽다. 배우들의 연기는 나무랄 데 없었으나 지나친 감정 소모에 따른 오버액팅 또한 아쉬운 부분이다. 특히 다연 역을 맡은 유선 배우는 “‘다연’의 감정 중 90%가 격한 감정이기에 보시는 분들이 지치지 않고 캐릭터가 전하는 애처로움에 공감할 수 있도록 감정 몰입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엄청난 감정을 요하는 연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적절했다기보다 낭비했다는 느낌이 든다.

영화 '진범'은 분명 흥미로운 소재와 새로운 연출 시도 그리고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까지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버무려지지 못하고 미완성에 그친 아쉬움이 마음 한 구석에 깊이 남는다.

'진범', 상영시간 100분, 15세 관람가, 7월 10일 개봉.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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