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킥스타터
사진=킥스타터

"게임의 룰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

게이머라면, 누구나 게임마다 룰(Rule)이 존재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룰을 잘 파악하면, 공략이 쉽고, 그 반대로 행동하면, 어려워진다.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공식이겠지만, 게임벤더를 킥스타터에서 접한 이후로는 ‘게임의 룰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 반문하게 됐다.

게임벤더는 지난 달 29일 킥스타터에 게재된 일종의 코딩 게임 시스템이다. 누구나 쉽게 코딩을 다룰 수 있는 이 시스템 안에서는 게임에서 무슨 짓이든 벌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코딩의 원리도 쉽게 알아갈 수 있다. 게임 뿐만 아니라, 교육용으로도 쓰일 수 있는 제품인 셈이다.

게임벤더에서 의미하는 벤드(Bend)는 구부리다라는 의미처렴 본래 플레이를 변형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 형태는 필터, 글리치, 가변성, 코드 카드, 코드 스택 등 여러 가지로 제시된다. [사진=킥스타터]
게임벤더에서 의미하는 벤드(Bend)는 구부리다라는 의미처렴 본래 플레이를 변형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 형태는 필터, 글리치, 가변성, 코드 카드, 코드 스택 등 여러 가지로 제시된다. [사진=킥스타터]

게임 내 특정 이벤트를 생성하는 객체를 집어넣거나, 속 구조물에 본인이나 친구의 사진을 올려놓거나, 게임 상의 적과 주인공 캐릭터를 바꿔치기 하는 정도는 우습다. 게임 속에 ▲필터를 적용해 전체적인 변화를 주거나 ▲오류(Glitch)를 부러 심어 변수를 준다거나 ▲규격화된 코드를 적용하고 ▲서로 다른 두 가지 게임을 합쳐 전에 없던 나만의 게임을 만들 수도 있다.

변형을 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콘솔에 글릿치 카드나 코드 카드를 삽입해 옵션을 선택하면 된다.

게임벤더에서 사용하는 글릿치 카드와 코드 카드는 각 카드별로 앱을 변경할 수 있는 소스가 내재돼 있다 [사진=킥스타터]
게임벤더에서 사용하는 글릿치 카드와 코드 카드는 각 카드별로 앱을 변경할 수 있는 소스가 내재돼 있다 [사진=킥스타터]

게임벤더가 제안한 마시멜로 필터를 적용해 게임의 전체 분위기를 바꾼 모습 [사진=킥스타터]
게임벤더가 제안한 마시멜로 필터를 적용해 게임의 전체 분위기를 바꾼 모습 [사진=킥스타터]

두 가지 게임 앱을 교차시켜 플레이하고 있는 모습 [사진=킥스타터]
두 가지 게임 앱을 교차시켜 플레이하고 있는 모습 [사진=킥스타터]

이런 변수는 단지, 소프트웨어에 영역에 한정된 게 아니다. 게임벤더를 지원하는 주변기기와 연결하면 그 플레이 방식도 다변화가 가능하다.

(왼쪽위부터)콘솔, 콘트롤러, 글리치 및 코드 카드, 3D 안경, 카메라, 코드 클래스 101, 무선 키보드 및 마우스 [사진=킥스타터]
(왼쪽위부터)콘솔, 콘트롤러, 글리치 및 코드 카드, 3D 안경, 카메라, 코드 클래스 101, 무선 키보드 및 마우스 [사진=킥스타터]

카메라를 활용하면 마치 증강현실(AR)처럼 본인이 게임 속에서 직접 활약할 수 있다. 꼭 직접 나서지 않아도 된다. 피자나 막대기처럼 주변 물건을 게임 상의 플레이어로 대체해도 된다. 여기에 3D 안경까지 쓰면 입체감 있는 플레이는 덤이다. 캐릭터 동작조건도 여러 형태로 다변화 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손뼉을 치면 게임 속 캐릭터가 점프를 뛰는 식이다.

피자를 게임 도구로 쓰고 있다 [사진=킥스타터]
피자를 게임 도구로 쓰고 있다 [사진=킥스타터]

DIY TV 앱에서 실행한 동영상 화면 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사진=킥스타터]
DIY TV 앱에서 실행한 동영상 화면 위에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 [사진=킥스타터]

전용 콘솔에서 함께 제공하는 ‘DIY TV’라는 앱을 실행해 글리치를 적용하면, TV를 시청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럴 경우, TV 화면이 게임 배경이면서 게임에 영향을 주는 객체가 된다. 순간순간 변하는 영상의 한 컷의 변화가 기존 평이했던 게임 플레이를 한 차원 더 고난도로 끌어올려주는 셈이다. 꼭 영상이 아니더라도 게임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테마들이 함께 제공된다.

콘트롤러도 여러 가지가 제공되지만 큰 의미는 없다. 선만 연결하면 뭐든 되는 까닭이다 [사진=킥스타터]
콘트롤러도 여러 가지가 제공되지만 큰 의미는 없다. 선만 연결하면 뭐든 되는 까닭이다 [사진=킥스타터]

물론, 이러한 게임벤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으려면 이 시스템을 지원하는 앱이 있어야 한다. 콘텐츠가 부족할까 걱정이지만, 전 세계 스크레치 커뮤니티에서 이미 백만여 개에 이르는 게임 앱과 DIY TV 쇼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다 만들어낸 나만의 게임이 혼자 즐기기 아까울 정도라면 이런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것도 괜찮겠다.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고 재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

누군가는 게임벤더를 보고 난장판이 따로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나름 같은 게임을 유별나게 즐기는 괜찮은 방법 같다. 아이들이 갖고 놀게 된다면, 선입견 없는 열린 사고와 창의력 발달에도 꽤 도움이 될 듯하다.

게임벤더 개발자 '제이 실버' [사진=킥스타터]
게임벤더 개발자 '제이 실버' [사진=킥스타터]

이 제품을 개발한 사람 중 한 명인 제이 실버(Jay Silver)는 킥스타터에 올려진 게임벤더 캠페인 영상에서 “우리 팀은 10년 이상 교보재를 만들어왔다”며 “누구나 게임 벤더를 통해 발명가가 될 수 있고 디지털 세상을 재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생각해보면, 게임의 룰을 정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었고, 꼭 게임에만 적용될 일도 아니었다. 이런 사실을 잊은 채, 그동안 타성에 젖었던 건 아닐까. 코딩교육이 이래서 중요한가 보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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