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북클럽' 스틸 컷 (영화사 진진 제공)
영화 '북클럽' 스틸 컷 (영화사 진진 제공)

다이안 키튼, 제인 폰다, 메리 스틴버겐, 캔디스 버겐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원로배우 4명이 뭉친 영화 '북클럽'(감독: 빌 홀더먼 | 수입·배급: (주)영화사진진)의 언론시사회가 14일 열렸다.

'북클럽'은 20대 시절부터 함께 해온 '다이앤'(다이안 키튼), '비비안'(제인 폰다), '캐롤'(메리 스틴버겐), '섀론'(캔디스 버겐)으로 구성된 북클럽 멤버들의 노년에 피어나는 새로운 로맨스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매달 돌아가면서 읽을 책을 정하고 북클럽 모임을 가지는 그녀들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읽게 되면서 새로운 사랑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다. 소녀감성 가득한 다이앤은 비행기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카리스마 넘치는 성공한 호텔 CEO 비비안은 예전의 사랑과 재회를 한다. 또 평범한 주부로 사는 캐롤은 남편과 제2의 불타는 사랑을 나누기를 갈망하고 평소 혼자 살아도 충분하다고 주장하던 근엄한 연방판사 섀론 역시 새로운 사랑을 찾는다.

영화 '북클럽'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사람들의 로맨스를 가볍고 유쾌하게 담았다. '사랑에는 나이도 국경도 없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와 같은 상투적인 문구가 떠오른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극중 인물들 간의 사랑이 지나치게 이상적으로 그려지고 미화된 느낌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나이에 따른 제약과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사랑에 있어서도 모든 세대가 다 같을 순 없다. 분명 각 나이별에 맞는 속도·방식 등이 있고 대부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조금 더 보수적이고 소극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영화는 70을 앞둔 노인들에게 10대·20대의 청춘 감성을 강요한다. 여기서 오는 이질감과 다소간의 불편함이 현실성 결여로 이어지면서 공감대 형성에는 실패했다 보여진다. 굳이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아도 될 법한 장면들과 현실에서 보기 힘든 상황 설정은 다소 과한 감이 없지 않다.

황혼기의 로맨스가 불가능하거나 아름답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어느덧 인생의 끝자락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며 조금은 더 차분하고 잔잔하게 우아함이 묻어나는 사랑을 그렸으면 어땠을지 생각해 본다. 애써 젊어 보이려고 나이에 맞지 않는 옷과 치장을 하는 것은 되려 투머치한 스타일로 역효과를 내고 만다.

영화 '북클럽'이 특정 연령대나 성별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범위를 벗어난 일반 대중의 입장에서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다만 네 명의 할리우드 베테랑 배우들의 건재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영화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영화 '북클럽'은 오는 6월 20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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