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사옥 전경
LG CNS 사옥 전경

LG그룹이 그룹내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한곳인 시스템통합(SI) 업체 LG CNS의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대기업 규제인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분석된다.

LG그룹 관계자는 11일 "LG CNS 일부 지분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 규모는 LG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LG CNS 지분 85% 가운데 35% 안팎이며, 매각 주간사는 JP모건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의 이 같은 지분 매각은 정부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하는 것에 한 발 앞서 대응하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보면 대기업 오너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소유한 기업이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갖고 있으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현재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직접적인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구 회장 등 오너 일가는 ㈜LG의 지분 46.6%를 보유하고 있으며, ㈜LG는 LG CNS 지분 85%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된다.

또한 LG CNS는 시스템통합 이라는 업의 특성상 LG그룹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편이다. LG CNS의 내부 거래 비중은 현재 60% 이상이며,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빅데이터 등 4차 산업 핵심 서비스 제공을 강화하고 있어 이 비중은 더 늘어날 수 있다. 공정위 등 조사 당국은 LG CNS는 물론 삼성SDS 등 대기업 계열 SI 기업들의 내부 거래 실태 조사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LG그룹은 이 같은 흐름에 선제적으로 나서 지난 해 공식 출범한 구광모 LG호의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을 미리 차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LG그룹은 구 회장 취임 후 물류 부문의 핵심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인 핀토스 지분 매각에 나섰으며, 서브원의 MRO(소모성 자재 구매대행) 사업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LG CNS가 기업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주요 서비스를 제공하는 4차산업혁명 핵심 기업으로 전략적 파트너를 찾아 실질적인 경영권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LG CNS는 최근 몇 년간의 내부 구조조정을 마치고 지난 해부터 본격적인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공격적인 경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약 10% 가량 임직원 수를 늘렸으며, 블록체인 등 신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도 전년 대비 45% 증가했다.

LG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CNS 지분 35%의 가치는 최대 1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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