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업사이드' 포스터 (제공 = (주)퍼스트런)
영화 '업사이드' 포스터 (제공 = (주)퍼스트런)

영화 '업사이드'(감독: 닐 버거 | 수입/제공: (주)퍼스트런)가 6월 국내 관객들을 찾아온다. 지난 2012년 개봉한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의 할리우드 리메이크 작품으로 브라이언 크랜스톤, 케빈 하트, 니콜 키드먼 등이 출연한다.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톤 분)은 몇 년 전 패러글라이딩 도중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 판정을 받은 억만장자다. 목 아래로는 전혀 움직일 수 없어서 휠체어에 의존하고 24시간 누군가의 케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휠체어에서 내리고 밥을 먹고 씻고 용변을 보는 것 등 일상생활을 하려면 반드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반면,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델'(케빈 하트 분)은 범죄로 감옥을 드나들고 안정된 직장도 없는 변변찮은 빈털터리 가장이다. 아내와 아들을 부양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헤매지만 전과자에 별다른 능력도 없는 그는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필립은 새로운 생활 보조원을 뽑기 위해 비서 '이본'(니콜 키드먼 분)과 함께 후보자들의 면접을 실시하고, 델은 구직 확인활동 확증을 받을 심산으로 면접에 참석한다. 필립은 다소 막무가내지만 자신을 편견 없이 대하는 델에게 호기심 느끼고 이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생활 보조원으로 채용한다.

처음에는 단순히 돈 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던 델은 필립의 생활 보조원 역할에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둘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완전히 다른 입장에 처한 두 사람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모습을 영화는 집중 조명한다.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톤), 이본(니콜 키드먼), 델(케빈 하트) 세 사람의 케미가 돋보인다. 영화 '업사이드' 스틸 중 <제공 = (주)퍼스트런>
필립(브라이언 크랜스톤), 이본(니콜 키드먼), 델(케빈 하트) 세 사람의 케미가 돋보인다. 영화 '업사이드' 스틸 중 <제공 = (주)퍼스트런>

영화 '업사이드'의 이야기는 신선하지는 않다. 많이 다뤄왔던 소재인데다 리메이크 작품이라는 점이 특별한 매력을 느끼기엔 부족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도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편견 없는 사고와 행동에 관한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 부분은 주목할만 하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한 부분이 있다. 육체적·물질적·정신적 등 각기 다른 측면에서 고충을 안고 살아간다. '업사이드'에서 필립과 델은 서로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채워주며 공생하는 관계로 발전한다. 필립은 델의 부족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고, 델은 세상의 편견 가득한 시선에 상처받은 필립의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다.

가난하거나 몸이 불편한 것만이 인생의 장애는 아닐 것이다. 한 쪽에 치우친 편협한 시각으로 누군가를 판단하고 결정짓는 것, 올바른 사고를 하지 못하고 성급히 판단해버리는 것이야말로 장애가 아닐까?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라는 말이 있다. 법 이전에 사람이 사람을 평등하게 보는 시각을 가질 수 있다면 더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한다.

필립 역의 브라이언 크랜스톤은 인기 미국 드라마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는 몸을 쓰지 않고 얼굴의 표정과 대사만으로 표현해야 하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유쾌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델 역은 케빈 하트가 맡았다. 할리우드에서 코믹 연기로 유명한 배우이자 코미디언이다. 올해 초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로 낙점되었으나 과거 '동성애 혐오' 트윗 이슈로 하차한 바 있다.

필립의 비서 역할 이본 역을 맡은 니콜 키드먼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냉철하고 똑 부러지는 극중 캐릭터에 맞게 안경을 쓰고 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필립과 델은 편견 없이 서로를 대하며 진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극중, 필립이 좋아하는 오페라를 함께 보는 두 사람 ('업사이드' 보도 스틸 중 = 퍼스트런 제공)
필립과 델은 편견 없이 서로를 대하며 진한 우정을 나누게 된다. 극중, 필립이 좋아하는 오페라를 함께 보는 두 사람 ('업사이드' 보도 스틸 중 = 퍼스트런 제공)

똑같은 상황에 처해도 마음먹기에 따라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내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거나 혹은 타인을 색안경을 낀 채 바라본다면 결코 행복한 삶을 살기 쉽지 않다. 세상의 모든 선을 긋는 사람들이 영화 '업사이드'를 꼭 봤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영화 후반부에 '소울의 여왕' 아레사 프랭클린의 '네순 도르마'가 흘러나오면서 필립과 델이 함께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장면에서 세상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조건 없이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큰 울림이 전해진다.

6월 13일 개봉, 12세 관람가.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