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벡스가 열리고 있는 타이베이세계무역센터(TWTC) 제1전시장
이노벡스가 열리고 있는 타이베이세계무역센터(TWTC) 제1전시장

컴퓨텍스 타이베이 2019가 열리고 있는 타이베이세계무역센터(TWTC) 제1전시장에는 '이노벡스(InnoVEX)'라는 스타트업 전시관이 운영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대만과 한국 정부의 노력으로 마련된 한국관에서 10여개 국내 스타트업이 4회 연속으로 매년 참여하고 있다.

이노벡스 참가 기업은 전시는 물론, 스타트업만의 포럼과 피칭 경연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 해외판로 개척과 투자 유치를 위한 1:1 매칭도 함께 제공되는 점도 큰 매력이다. 올해에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하 코트라)와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노벡스 한국관을 공동주관하게 되면서, 총 10곳의 국내 스타트업이 참가했다.

국내 스타트업에 이노벡스 참가 기회가 마련된 데에는 대만대외무역발전협회(TAITRA, 이하 타이트라)와 함께, 한국과 대만 양국의 우호와 협력을 다져온 코트라의 역할이 컸다. 코트라가 이노벡스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29일(현지시간) 박철 타이베이무역관장을 전시회장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29일(현지시간) 이노벡스가 열리고 있는 타이베이세계무역센터(TWTC) 제1전시장에 마련된 한국관 앞에서 박철 타이베이무역관장을 만났다.
29일(현지시간) 이노벡스가 열리고 있는 타이베이세계무역센터(TWTC) 제1전시장에 마련된 한국관 앞에서 박철 타이베이무역관장을 만났다.

-코트라가 국내 스타트업들의 이노벡스 참가를 추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관은 4년째 참여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투자와 판로 개척이 필요한데, 양쪽을 모두 케어하기에는 이노벡스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됐다. 무엇보다, 대만에는 아시안실리콘벨리라는 정책이 있다. 여기에 우리가 동참하면, 새로운 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트라가 말하는 새로운 기회는 무엇인가? 실제 국내 스타트업들의 성과가 있었는가?

"이노벡스가 투자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크라우드 펀딩도 초청해 같이 하고 있다. 새로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좋은 경로가 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투자 쪽에서도 MOU를 체결한 곳이 있다. 오늘 오후 이노벡스에서 열리는 31개 피칭 콘테스트에는 핀투비, 룰루랩, 원소프트다임 등 국내 스타트업이 3곳이 준결승에 진출했다. 올해 타이트라는 피칭 콘테스트 외에도, 벤처 투자가들과 매칭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타이트라와의 협력은 어떠한가?

"타이트라와 코트라는 아주 돈독한 사이다. 이노벡스와는 별도로, 작년 11월에 스타트업 행사를 대만에서 진행해 이쪽 투자자들과 미팅했다. 그 때 나왔던 스타트업 '위드어스'도 올해 이노벡스에 참가하고 있다. 타이트라도 국내 스타트업 참가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과 벤처 투자자들이 이노벡스에 모일 수 있도록 타이트라 측에서 많은 기여를 했다."

-이노벡스에 참가하게 될 국내 스타트업은 어떻게 선정하는가?

"우리는 참가 전에 이곳 벤처투자사와 함께 스타트업들의 시장성을 검토한다.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헬스케어 분야가 강해 우리도 이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참가 이전에는 설문을 통해 스타트업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투자유치, 협력사 모집, 판로 개척 등 사안에 따라 단계별로 처리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이노벡스 참가 목적에 맞게 별도 매치메이킹도 준비했다. 이 세 가지는 진행되며 서로 겹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 부분까지 살피려 노력중이다."

-심사 기준이 대만 등 범중화권 시장 진출에 한정된 느낌이다. 범위를 넓힐 가능성은 있는가?

"글로벌 비즈니스가 이뤄지는 컴퓨텍스는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노벡스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으로는 범중화권 시장 진출을 위한 것이지만, 그 외 지역의 시장을 개척할 기회도 충분히 열려있다. 특히, 이노벡스는 전 세계 스타트업이 모여 다른 데서 찾아볼 수 없는 창의적인 기술을 접하는 자리다.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대만에 진출하고자 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은 많은가?

"대체적으로 대만에서 사업을 하겠다는 수요는 많지 않은 편이다. 지원이 늘어난다면, 수요도 늘 것으로 생각된다. 대만에 진출해 성공한 국내 기업 중 하나인 '고고로'의 경우, 전기자동차 사업처럼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다. 그 외 교육 분야에서도 지원이 없지 않다."

-타이트라의 이노벡스 개최는, 대만에서의 OEM 산업 활성화를 염두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대만은 이노벡스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이다. 대만도 2%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좋은 편이 아니다. 경제 성장에는 새로운 제품과 새로운 서비스의 등장이 필요하며, 그런 취지에서 이노벡스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투자자·센터·기관을 연결하는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고, 규제 혁파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생각된다."

-대만은 국내 기업들에게 어떤 매력이 있는가?

"대만은 국내 기업에 좋은 시장이다.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저임금의 전문 인력을 배출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 규모를 갖추고 있고, 양 국간 인적 교류도 활성화돼 있다. 인구도 2300만 정도로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라 시장규모도 적지 않다. 새로운 문물이나 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것도 장점이다."

박철 타이베이무역관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철 타이베이무역관장이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친 박철 관장은 “이노벡스는 기존에 코트라가 추진해왔던 사업의 연장선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타이트라와는 스타트업 진출과 더 많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서 전시회 외에도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철 타이베이무역관장은 지난 1997년 기획관리처 근무를 시작한 이후, 미국(디트로이트), 중동(요르단 암만), 중국(충칭) 등지에서 근무하며 해외 사정을 익혔다. 충칭무역관장과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장을 지냈으며, 지난해 8월부터 타이베이무역관장으로 부임해 근무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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