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실버생활 도구로 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당뇨, 치매, 항암치료를 이겨내거나 병 진행을 늦출 수 있는 '극복 안내봉'으로 활약한다. 게임 자체 혹은 게임 요소를 통해 노년 건강에 이바지한다. 어릴수록 게임에 친숙한 것은 사실이지만 노인들이 게임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은 오해다. 게임은 흔히 중독을 유발하는 질병이요 두뇌 건강을 위협한다는 선입견이 있다. 하지만 게임에 몰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치매가 예방되고, 건강한 노년의 도우미가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 60세에 게임 프로그래머 도전장, 일본의 와카미야 할머니

와카미야 할머니는 60세가 되던 해에 첫 컴퓨터를 구입했는데, 나이든 어머니를 돌보느라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날 시간이 없어 컴퓨터로 친구를 사귀기 위해서였다.
"프로그램을 배우면서 내 시각이 넓어진 것 같았어요. 세상이 훨씬 크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흥분했습니다."
인구 4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국가 일본에서, 새로운 연결 시대를 맞아 고독과 고립과 싸우는 많은 노인들이 기술의 이러한 잠재적인 이점에 대해 배웠으면 좋겠다고 와카미야 할머니는 말했다.

"기술을 배우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게 되면서, 우리 세대 사람들에게도 그런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내 작은 집에서 일종의 PC 살롱을 열었고 내 세대의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서 와카미야 할머니는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세계를 여행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TED 엑스 도쿄(TEDx Tokyo)에서 강연을 하고,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고 UN에서 연설도 했다.

그는 "나 같은 노인의 생각이 대부분 젊은 사람들이 청중인 TED에서 받아들여질 지 궁금했지만 그들은 따뜻한 박수로 나를 환영해 주었지요. 그들은 세대, 국적, 성별에 상관없이 공감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내가 큰 감동을 받았지요."
와카미야 할머니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프레드시트 애플리케이션(Microsoft spreadsheets application)을 이용해 의류와 공예품을 디자인했다. 그녀는 그것을 '엑셀 예술'(Excel Art)이라 부르며 전 세계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한다.

"나 같은 노인들에게 엑셀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 나는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에 있는 우리 세대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답니다. 뜨개질이나 예술품이나 공예품 같은 것을 만드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젊은 사람들이 더 친숙하게 느끼도록 뜨개질 무늬를 엑셀로 표현하고 시뮬레이션하는 것입니다.”
그녀에게 있어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세대에 걸쳐 창의성을 전달하는 새로운 수단이다. 그녀는 또 이런 홍보 활동을 통해, 젊은이들이 그들 자신의 목소리를 찾도록 고무시키기를 원한다.
"나는 창의적이고 싶습니다. 또 우리 아이들도 창의적이 되기를 바랍니다. 나는 항상 그들에게 무언가를 창조하고 혁신적으로 생각하라고 말하곤 합니다. 항상 자신의 의견과 방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요.”

와카미야 할머니는 “일본의 노인들은 스스로 개선하기를 열망하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의 나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일에 최선을 다 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이 60세에 다시 시작되었다며, 다가올 일에 대해서도 열정이 가득하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으로 여겨져 왔고, 나이 들어서도 좋아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나이를 먹는다는 현실을 부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지는 해와 경쟁하는 것 같이 살면 피곤할 뿐입니다. 노을과 싸우기 보다는 석양에 적응하며 함께 즐기는 것을 선택해야지요."

◆ 게임으로 암을 이겨낸 66세 할아버지

66세 게임 스트리머 '그랜드파게이밍(GrndpaGaming)은 게임을 통해 암과 장애를 이겨냈다. 게임이 제공하는 몰입도, 판단 능력과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면서 주고받는 대화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랜드파게이밍은 게임을 통해서 암과 장애를 이겨냈다.
그랜드파게이밍은 게임을 통해서 암과 장애를 이겨냈다.

그랜드파게이밍은 미국 해군 복무 도중 얻은 관통상을 비롯해 전립선암, 색전증, 아킬레스건 수술 후유증에 시달렸다. 지속해서 타는 듯한 통증이 몸을 강타했다. 처음에는 평소에 좋아하던 사격을 게임에서나마 하고 싶어 '배틀그라운드'를 시작했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고통이 잊혀지고 병 차도가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렇게 게임을 계속했고 소통하는 게 좋아 방송도 시작했다. 지금은 스타 스트리머로 올라섰다. 미국 전역에 방송되는 TV 광고를 찍기도 했다. 지금도 거동이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사는 것이 즐겁다고 말한다.

그는 “투병 생활 중 게임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며 “게임할 때 고통에서 해방됨으로써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게임을 하면 눈을 움직이고 판단하고 손이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운동을 할 수 있어 감각을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며 “노년에는 손을 꾸준히 이용해야 하는데 실생활에서는 쉽지 않지만 게임이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그랜드파게이밍은 세인트루이스와 캔자스시티를 거점으로 미주리 주 일원에서 시니어 e스포츠를 조직한 커뮤니티 활동을 계획할 정도로 왕성한 삶의 의욕을 얻었다.

이러한 게임 몰입도와 성취감을 활용한 기능성 게임 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초기 기능성게임은 군사용 목적을 중심으로 한 훈련과 홍보활동이 많았으나 치료 목적에서도 쉽고 빠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의료용 기능성게임은 환자에게 치료 효과에 대한 이해를 돕고 치료과정 불안감과 공포심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고 적합한 습관을 형성시킨다. 당뇨와 치매 등 국가 차원 관심과 재정지원이 필요한 의료분야에서 게임이 활약한다.

당뇨는 암, 뇌졸중과 함께 현대인 5대 질병으로 꼽히는 병이다. 병 자체만으로도 힘들지만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확률이 높아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병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식이요법을 비롯한 식생활 개선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생활 습관을 바꾸는 일은 어렵다. 장기간 지속하기도 어렵다.

안태홍 전남과학대 교수는 “환자는 식이요법을 가장 힘들어한다”며 “장시간 투병생활을 통해 흥미가 떨어지고 꾸준히 하는 것은 어려워서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교수가 개발한 '롤리폴리160'은 당뇨병 환자가 스마트폰이나 PC를 이용해 식단을 기록하고 카드게임, 퀴즈게임, 터치게임으로 습관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한다. 어떤 것을 먹고 있는지 스스로 기록하고 확인하게 한다. 각종 미니게임을 하며 당뇨병에 관한 지식을 습득한다.

게임에 아바타를 구현해 관리를 열심히 하면 아바타가 웃고 있고 그렇지 않으면 슬픈 표정을 짓는다. 아바타에 정서적 친밀감을 느끼는 이용자는 자극을 받아 관리를 지속했다. 그 결과 당화혈색소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감소하고 당뇨병 지식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 교수는 “롤리폴리160을 사용한 환자는 당화 혈색소가 줄어들고 당뇨 지식이 높아졌다”며 “향후 롤리폴리160을 HTML5 플랫폼으로 만들고 지속 관리가 필요한 고혈압이나 인지능력 향상 파트를 응용한 치매 예방 게임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하게 로버트 슈 머링 하버드 의대 박사와 폴 콘린 미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진은 온라인 게임이 당뇨병 환자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치매 극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은 게임을 통해 인지능력 향상을 기대한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2012년부터 현재까지 가동하는 '핑거'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양국 정부가 약 1조원 자금을 지원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핑거 프로그램 목표는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치매 발병을 예방하는 것이다. 1600여 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했더니 치매 발병이 3년 이상 늦춰졌다. 치매 위험 노인에게 처방하는 '아리셉트'가 최대 1년 정도 치매를 늦추는 것과 비교하면 효과가 좋은 편이다.

핑거 프로그램은 총 다섯 가지 요소로 이뤄진다. 컴퓨터를 활용한 인지 훈련, 치매 예방 효과가 있는 근육 운동, 저지방 식단 위주 식이요법,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 어린이집·학교·박물관 방문 등 사회적 교류 활동 등이다. 인지훈련에서 게임이 활용된다.

재활 훈련에도 게임이 사용된다. 국내 스타트업 기업 네오펙트는 교통사고, 질환 등으로 손가락 관절이나 근육 등이 손상된 환자를 위해 재활 과정을 돕는 스마트 글러브를 출시했다. 환자는 스마트 글러브를 손에 낀 채 화면을 보면서 게임을 즐기며 재활 동작을 수행한다. 이 과정에서 적절한 운동 부하를 준다. 이를 통해 단순 반복되는 재활 치료 동작을 다소 재미있게 따라할 수 있게 된다. 또 50여개 다양한 게임을 통해 동작을 세분화, 재활 환자가 자신 상황에 맞는 재미있는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준호 국립재활원 박사는 “전기자극치료는 신경을 자극해 근육 수축을 유도하는 등 뇌졸중 팔과 손 재활에서 널리 쓰이지만 기능적 효과성에 비해 콘텐츠 부재 등으로 동기 부여가 적다”면서 “가상현실 게임 기반 글러브와 재활 훈련을 병행하면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 이제는 실버세대도 게이미피케이션, 운동도 공부도 게임처럼

미국심장협회와 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신체활동량에 도달하기 위해 일주일에 5일간 하루 30분 정도 활발히 걷기를 권고한다. 심장질환 위험을 줄이고 수면을 개선해 전반적인 정신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머리는 알고 있지만 바쁜 현실에서 의지가 꺾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통상 게임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교육, 건강 등 비게임 분야에 자발적이며 몰입적인 '놀이 경험' 발생을 위해 게임 요소를 현실에 도입하려는 활동이다. 2000년대 초 영국 IT 컨설턴트 닉 펠링이 최초로 제안했다. 2010년 이후 마케팅 분야를 중심으로 확산하기 시작했다.

진지한 현실과 유희적 놀이 가운데 서 있는 요소로 재미와 진지함을 모두 요구하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 지속할 수 있는 놀이경험을 통해 자발적 동기부여, 관여도, 몰입, 창의적 문제 해결력 강화를 꾀한다. 특정한 행동과 판단에 관한 습관 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사람이 사회 안에서 얻고 싶어 하는 욕구를 반영한다. 사회와 달리 게임에서는 결과물이 빨리 나온다.

게임에는 규칙이 있다.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다양하고 측정 가능한 결과물이 발생한다. 게임 결과물에는 서로 다른 가치가 부여되고 플레이어 직접 참여와 노력이 요구된다. 노력을 통해 얻은 게임 결과물에 플레이어는 심리적 애착을 두게 된다. 자꾸 반복하면서 목표를 수행하면 '레벨 업'이 된다. 열심히 성실하게 한 만큼 점수가 나온다. 열심히 한 만큼 보상이 주어진다. 남다른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점수, 순위표, 업적보상 등 외적 보상이 주어진다.

가장 빠르게 확산되는 부문은 스포츠 분야다. 세계 기업이 게이미피케이션을 결합한 건강 카테고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진출하고 있다. 미국 스포츠용품 제조업체 언더아머가 '마이피트니스팔(MyFitneePal)'을 475만달러, '엔도몬도(Endomondo)' '맵마이피트니스(MapMyFitness)'를 각각 85만달러, 150만달러에 인수할 정도로 규모를 인정받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기업 '스트라바' 스트라바는 게이미피케이션을 가장 잘 적용한 앱이다. 라이딩계 페이스북이라 불린다. 모바일 앱으로 이용자 운동 기록을 추적하고 경로를 데이터로 남긴다. 운동량을 계측해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다양한 분석과 기능을 통해 운동 욕망을 장려한다. 최근에는 라이딩을 넘어 달리기, 마라톤 등 수천만 명이 이 앱으로 이용자 운동 기록을 확인하고 자극을 받고 있다.

백미는 경쟁이다. 세계 이용자가 자유롭게 정한 구간을 달릴 때 시간이 자동 측정된다. 세계 순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자발적으로 동기부여를 함과 동시에 몰입도를 높인다. 지역, 기능별 커뮤니티와 결합해 관여도도 높여 지속 가능한 생활 일부분이 되게 한다.

가민커넥트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종류 운동을 지원한다. 매주 운동 결과를 그룹과 비교해 내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리포트를 내준다.

GPS를 이용해 운동경로로 그림을 만드는 놀이가 인기
GPS를 이용해 운동경로로 그림을 만드는 놀이가 인기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된 건강 앱은 대부분 GPS 기반이다. 이를 이용한 게임도 있다. 운동 경로로 그림을 그린다. 하트, 포도, 양말, 사슴 등 모양을 그리면서 논다.

구글도 뛰어들었다. '구글 핏'은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 워치에 있는 GPS와 가속계를 통해 자동으로 감지하고 적립한 하트 포인트를 추정한다. 다른 유형 운동을 할 때에는 활동 종목을 선택하면 구글 핏이 운동 중에 얻은 하트 포인트와 운동 시간을 계산한다. 활동, 업적 및 목표 진행 상황을 보여준다.

'에듀게임'도 스포츠와 함께 양대 산맥을 이룬다. 게임과 교육을 묶어 학습에 흥미를 유도한다. 몰입도가 강해 원하는 소기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퀴즈나 퍼즐로 수학, 영어, 코딩을 학습할 수 있는 교보재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컬럼비아 메일맨 공공보건대학교와 프랑스 파리 데카르트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11세 어린이가 게임을 많이 할수록 정신건강·인지력·사고능력·학업 성취도가 더 높다.

최근에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게임을 과목에 활용하면서 역사나 영어, 사회 공부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권보연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는 “게이미피케이션은 보다 즐겁고 보다 능동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열정을 통해 더욱 창의적인 해법을 찾는 과정”이라며 “이용자를 플레이어로 전환하는 의도된 디자인”이라고 말했다.

◆ 노인의 게임이용은 전세계적인 추세온라인게임은 정보기술 인프라, 게임방송의 출범, 집단적 놀이문화에 힘입어 새로운 산업이자 문화로 정착되었다. 그동안은 십대가 게임시장의 주 타켓층이었지만, 최근들어 전연령대를 아우르는 대중적인 취미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50세 이상의 13% 정도가 온라인게임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랙티브 게임을 하는 노인들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60∼69세 이상의 25%, 70세 이상의 32%가 온라인게임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60세 이상 노인들의 이용률은 성인 전체 평균의 36%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70대 노인의 이용률은 오히려 40대보다도 높다.

한국의 65세 노인들은 인터넷에서 이메일을 이용하기보다 네트워크 게임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임을 접해본 노인들은 '게임이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다' '신세대만 할 수 있다는 인터넷 게임을 스스로 할 수 있어 생각이 젊어지는 것 같다' '손자·손녀가 하는 게임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시간이 잘 가서 좋다' 등의 호감을 나타내고 있다.

게임을 이용하는 노인들의 면면을 조합해보면 그들도 게임을 즐기고 빠져드는 나이든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사실이 확인된다.
게임이 과연 실버세대들에게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인지와 관련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첫째, 게임은 신체단련의 효과가 있다.예를 들어 닌텐도의 '위 핏'은 에어로빅, 균형운동, 근육운동, 요가 등 운동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위 게임은 웃으면서 즐겁게 받는 놀이이자 물리치료라고 볼 수 있다.

둘째로 게임은 건강과 질병에 대한 이해를 도와준다. 예를 들어 '리 미션' 게임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게임 전문가, 암 전문의, 세포생물학자, 심리학자, 소아암 환자 등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실제 암 치료에 사용하는 식이요법, 약, 항암치료 등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제대로 식사 조절을 하고 제때에 약을 먹으면 암 치료 부작용이 줄어들고 암세포를 공격하는 능력이 길러진다.

셋째, 비디오 게임과 컴퓨터 게임은 재활 치료 도구로서 유용성을 인정받고 있다. '가상 이라크' 게임의 경우 이라크전 참전 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군인, 퇴역군인들의 치료 게임으로 이용되고 있다. 시각적, 음향적, 후각적 기억을 단계적으로 제공해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정신 쇠약도 완화된다. 이 외에도 게임을 통한 근육 재활 운동 등은 환자들에게 보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하며, 질병을 고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 실버세대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게임, 어떤 것들이 있나노인들은 게임을 할 때도 단순히 즐기는 것보다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게임을 선호한다. 육체적 적 훈련에 게임이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해 실제와 비슷한 경험을 하도록 만든 대화형 시뮬레이션은 노인들의 흥미와 재미를 유발한다.

노인들의 신체 단련 게임은 단순하면서도 육체를 고루 단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선택된다. 예컨대 화면 위에서 떨어지는 공이 바닥에 닿지 않도록 헤딩을 계속해야 하는 '헤딩왕', 화면에 표시된 뿌연 유리창을 제자리에 선 자세로 양팔을 움직여 닦아야 하는 '유리창 닦기', 100m 달리기, 창던지기, 멀리뛰기 등으로 구성된 '육상경기', 제자리 달리기, 점프, 숙여서 걷기 등의 군인 훈련 프로그램으로 짜여진 '훈련병' 게임 등이 있다.

노인들의 마음을 달래줄 수 있는 게임도 있다. 노인들이 가족과 떨어져 살 경우에 발생 가능한 정신적인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개발된 '분산 가상현실' 게임, 노인과 손주 세대가 함께 대화하고 몸을 움직여야 득점할 수 있는 '커볼' 게임, '에이지 인베이더' 게임 등이 개발되어 있다.
뇌 과학자의 연구를 기반으로 제작된 〈브레인 에이지〉는 간단한 수학 문제 풀기, 집 안팎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사람 계산하기, 터치스크린으로 그림 그리기, 숫자 퍼즐게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막연하게 수학문제를 푼다면 금세 식상해 질 수 있지만, 문제를 빨리 풀면 두뇌가 좋아지고 뇌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서면 게임하기는 뇌 훈련, 노인 케어 차원과 연결된다. 치매에 걸릴 것을 두려워하는 일본 노인들은 뇌훈련 게임에 빠져들었다.

실제로 파킨슨병을 가진 환자들이 가상현실 공간에서 운동을 유도해 무운동증을 개선하고, 뇌졸중 환자들의 걷기 능력을 향상시킨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노인복지관에 다니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8주간 비디오 게임을 이용한 가상현실 운동 게임을 실시한 결과 노인의 근력, 균형과 보행능력이 강화되고 일상생활 동작도 개선되었다는 연구가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일본의 게임 업체는 게임과 목욕을 접목한 노인 데이케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벽돌 깨기'와 '갤러그'를 하면서 학창시설을 보낸 한국의 40∼50대가 노년기에 진입하게 되면 게임은 더 다양한 모습으로 고령 한국을 디자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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