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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리포트] AI 스피커, 말로 보고 눈으로 듣는다

발행일시 : 2019-05-21 00:00

아마존에서 처음 등장한 인공지능(AI) 스피커는 음성인식과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미래를 제시하며 시선을 끌었다. 초기에는 AI스피커 영역으로 한정된 모습이었으나 최근 화면을 탑재한 제품이 국내외에서 잇따라 출시되며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점차 태블릿과 닮아가는 모양새다. 디스플레이 화면을 탑재한 AI 스피커 등장은 음성명령만으로 아쉬웠던 많은 부분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IoT 환경에서 구체적인 명령도 내릴 수 있다. 화면 탑재 AI 스피커는 어떤 배경을 갖고 시장에 출시됐을까. 제품 등장부터 최근 흐름까지 차례로 살펴봤다.

김광회 넥스트데일리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원조는 아마존 에코 쇼

화면 탑재 AI 스피커를 처음 선보인 곳은 AI 스피커의 원조인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7년 5월에 자사 AI '알렉사'를 탑재한 화면 달린 AI 스피커 '에코 쇼'를 공개했다.

아마존 에코 쇼(왼쪽)는 출시 당시에는 다른 AI 스피커는 제공하지 않는 화질과 음질을 자랑했다. 이후, 아마존은 지난해 9월 화질과 음질을 개선한 에코 쇼 2세대를 출시했다. <아마존 에코 쇼(왼쪽)는 출시 당시에는 다른 AI 스피커는 제공하지 않는 화질과 음질을 자랑했다. 이후, 아마존은 지난해 9월 화질과 음질을 개선한 에코 쇼 2세대를 출시했다.>

당시 에코 쇼의 차별성은 7인치 터치 화면과 500만 화소 카메라였다. 기존 AI 스피커처럼 사용자 음성명령에 반응하는 건 동일하지만 결과물을 화면에서 시각 정보로도 제공했고 이후 터치를 활용한 명령도 가능했다. 와이파이와 블루투스를 통한 무선 연결이 지원됐고, 스마트홈과 연계해 초인종을 누른 사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탑재된 카메라는 화상통화 기능을 제공해 화면탑재 AI 스피커의 새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후 아마존은 지난해 9월 10.1인치 화면을 탑재한 2세대 에코 쇼를 출시했다. 비슷한 시기에 경쟁사 구글과 페이스북도 각각 '홈 허브'와 '포털'을 출시하며 추격에 나섰다. 여기에 하만카돈의 오디오 전문 브랜드 JBL도 고음질 입체 음향을 자랑하는 '링크 뷰'를 출시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JBL의 화면탑재AI 스피커 링크 뷰 <JBL의 화면탑재AI 스피커 링크 뷰>

너나할 것 없는 화면 탑재 AI 스피커 출시에 시장은 춘추전국으로 나아가는 듯했으나 소비자들은 아마존과 구글을 선택했다. 현재 아마존 또는 구글 AI 스피커가 미국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다. 구글 홈 허브는 자사 AI 플랫폼 '구글 어시스턴트'를 무기로 아마존 맞수가 됐다. 화면을 탑재한 덕에 스마트폰과 동일한 환경에서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구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 시장 공략 힘이 됐다. 현재 구글은 지난 8일 안면인식과 영상통화 기능을 장착한 새 AI 스피커 '네스트 허브 맥스'를 공개한 상태다.

구글의 화면탑재 AI 스피커 구글 홈 허브 <구글의 화면탑재 AI 스피커 구글 홈 허브>

◇태블릿과 AI 스피커 오가는 레노버 발상

경쟁이 치열했던 만큼 미국에서 혁신적인 AI 스피커가 다수 출시됐을 것 같지만 의외로 가장 진보한 모습을 보여준 곳은 미국이 아닌 중국이었다. 중국 전자기기 제조사 레노버는 아마존과 손잡고 CES 2018에서 자사 화면 탑재 AI 스피커 '스마트 디스플레이'를 처음 선보였다.

알렉사를 AI로 적용, 아마존 에코 쇼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부분 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다. 스마트홈 기기를 세부 조작할 수 있는 점이나 유튜브 연동, 전용 게임, 자동 길 찾기 안내, 레시피 제공 면에서 에코 쇼보다 일부 개선된 모습을 보였으나 전반적 기능은 대동소이하다.

하지만 레노버는 같은 해 IFA 2018에서 알렉사가 아닌 구글 어시스턴트 기반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모델을 선보이며 다른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또 이듬해 CES 2019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 AI 스피커인 '스마트 탭' 2종을 선보이며 시장의 주목을 끄는 데 성공했다.

레노버 스마트 탭 P10. FHD 화질의 10인치 화면을 적용한 스마트 탭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AI로 채택했다. [사진=한국레노버] <레노버 스마트 탭 P10. FHD 화질의 10인치 화면을 적용한 스마트 탭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AI로 채택했다. [사진=한국레노버]>

스마트 탭은 AI 스피커와 태블릿의 경계를 오가는 투인원(2in1) 스마트 기기다. 평소 태블릿처럼 휴대하다가 전용 거치대에 꽂으면 AI 스피커로 변신했다. 실제로 태블릿 특징도 갖고 있다. 최대 7000㎃h 대용량 배터리와 퀄컴 스냅드래곤 AP를 탑재해 휴대성을 높였고, 무선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 이용도 자유롭다.

◇국내서는 이동통신 3사가 시장 선점 나서

해외에서 화면 탑재 AI 스피커가 열전을 벌이는 동안 국내는 어땠을까. 국내는 해외보다 AI스피커에서 후발주자지만 해외 AI스피커 공세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다. 적용된 AI가 한국어와 어순이 다른 영어에 최적화됐고, 연동되는 IoT 제품도 없던 까닭이다. 이런 환경에서 삼성전자 빅스비, LG전자 딥씽큐, 네이버 클로바, 카카오 아이, SK텔레콤 누구, KT 기가지니 등 AI 플랫폼이 자생적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이들 모두 한국어에 능통하고 국내 IoT 제품과 연동이 우수하다. 제조업과 IT업계 모두 AI 기술을 확보해, 기술적으로는 언제든 화면 탑재형 AI스피커를 개발할 수 있었다.

화면 탑재 AI 스피커가 본격 등장한 건 지난해 하반기로 제조사가 아닌 이동통신 3사로부터다. 이는 이동통신 3사가 음성명령을 통해 화면으로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나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자사 AI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용 단말을 제조 또는 제공해 줄 협력사만 찾으면 될 일이었다.

최초로 화면 탑재형 AI 스피커를 선보인 곳은 KT다. KT는 지난해 7월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 AI 호텔 서비스를 선보이며 '기가지니 호텔'을 도입했다. 이 제품은 음성과 터치로 가정과 똑같은 스마트홈 기능을 이용할 수 있었다. 단말에는 하만카돈 스피커가 탑재돼 음질 역시 좋았다. 제품에 적용된 AI 플랫폼 '기가지니' 또한 호텔에 최적화됐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호텔 특성에 맞게 다국어 서비스를 제공했고 객실 비품 신청이나 호텔 시설 정보도 확인이 가능했다.

LG 유플러스의 U+tv 프리는 레노버 요가 탭3 플러스를 단말로 적용하고 네이버 클로바를 AI로 채택했다 [사진=LG유플러스] <LG 유플러스의 U+tv 프리는 레노버 요가 탭3 플러스를 단말로 적용하고 네이버 클로바를 AI로 채택했다 [사진=LG유플러스]>

가정용 화면 탑재 AI 스피커는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2월 'U+tv 프리'를 선보인 것이 눈에 띈다. U+tv 프리는 무선 셋톱박스를 통해 IPTV를 이용할 수 있고 휴대가 가능했다. 집안 어디서든 와이파이만 연결하면 IPTV를 감상할 수 있다.

U+tv 프리는 전용 단말로 레노버의 '요가 탭3 플러스'를 택했다. 이 제품은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JBL 쿼드 스피커가 적용됐고, AI 플랫폼으로 네이버 클로바를 적용했다. AI 스피커와 태블릿을 자유로이 오가는 레노버 제품 특징도 그대로 나타난다.

SK텔레콤 누구 네모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 누구 네모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지난달 18일 7인치 터치 화면과 자사 AI 플랫폼 '누구(NUGU)'를 탑재한 '누구 네모'를 출시했다. 기존 누구에서 음성으로 제공하던 기능은 물론 화면을 통해 △음악 감상 시 가사 확인 △실시간 환율정보 △증권정보 △운세 △지식백과 사전 △한영사전 등 다양한 시각 정보를 제공하게 됐다. 최대 20W 고출력 JBL 스피커를 탑재해 소리까지 풍부하다.

이후 KT는 이전에 기가지니 호텔 서비스 경험을 바탕으로 IPTV와 결합한 '기가지니 테이블TV'를 지난달 29일 출시했다. 11.6인치 화면을 탑재한 이 제품은 LG유플러스의 U+tv 프리처럼 무선으로 셋톱박스를 연결해 개인용 AI TV처럼 사용할 수 있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TV처럼 리모컨을 사용할 수 있는 점도 독특하다.

KT 기가지니 테이블tv <KT 기가지니 테이블tv>

기가지니 호텔과 달리 이 제품은 화면에서 터치를 사용할 수 없다. 이에 관해 김채희 KT AI사업단장(상무)은 “기가지니 호텔 데이터에서 터치 사용 빈도가 낮았던 점을 반영한 결과”라면서 “추후 사용 빈도를 다시 분석해 터치 적용을 논의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그 외 움직임은

이통 3사를 제외하고 화면탑재 AI 스피를 출시한 국내 기업은 네이버다. 정확히는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LINE)'이다. '클로바 데스크'라는 이 제품은 라인이 지난 3월 19일 일본에서 출시했다. 네이버 클로바, 7인치 터치스크린, 퀄컴 칩셋을 탑재했다. 네이버는 국내에 클로바 데스크를 출시할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혔다. 경쟁사 다음카카오도 화면탑재 AI 스피커 출시 계획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라인 클로바 데스크 <라인 클로바 데스크>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화면탑재 AI 스피커 출시 계획을 밝힌 적은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CES 2019에서 '갤럭시 홈'을 공개했고, LG전자는 '엑스붐 AI 씽큐'를 올해 1월 출시해 이미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모두 스마트폰과 AI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마음만 먹으면 출시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삼성전자는 빅스비 2.0으로 더 강화된 AI 기술과 함께, '링크 뷰'를 출시한 JBL을 거느린 하만을 보유하고 있다. 모바일 AP 엑시노스 9에 이어 지난 7일에는 IoT 프로세서 '엑시노스 i T100'을 공개해 칩셋까지 국산화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AI 스피커 관련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선도하려는 움직임과 맥을 같이 한다.

삼성 갤럭시 홈과 LG 엑스붐 AI 씽큐 <삼성 갤럭시 홈과 LG 엑스붐 AI 씽큐>

LG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자사 AI(딥씽큐) 연구·개발이 한창이다. 최근 출시된 G8 씽큐와 V50 씽큐에서 보여준 AI 능력도 이전보다 더 강화된 성능을 보여 그동안 상당한 진전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에는 AI칩도 독자 개발했다. 또 오래 전부터 영국 '메리디안 오디오'와 협업해 변함없이 뛰어난 음질의 화면탑재 AI 스피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11월 구글 홈을 국내에 출시한 바 있는 구글은 향후 자사 화면탑재 AI 스피커인 '구글 홈 허브' 또는 '네스트 허브 맥스'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알렉사보다 다국어에 유리하고 연결성도 높다. AI 분야에서 LG전자와도 협업하고 있어 연동할 수 있는 국내 IoT 제품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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