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구글 I/O 2019'가 열렸다. 첫날 키노트에서 구글은 검색, 비전 컴퓨팅, 구글 고, 구글 어시스턴트 등과 함께 차세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를 발표했다. 새 버전은 '안드로이드 Q'로 3월 21일 베타 1이 이미 공개됐다. 행사에서는 처음 공식적인 발표가 이뤄진 것이며, 동시에 베타 3를 내놨다. 베타 2는 지난 4월 4일 선보였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운용체계가 안드로이드인 만큼 많은 이가 다음 버전 안드로이드에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무엇이 달라졌는지 살펴봤다.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다크 테마

스마트폰, PC 운용체계 트렌드 중 하나가 다크 모드 지원이 아닐까 싶다. 맥OS에서 시작된 다크 모드는 윈도우 10도 적용한 상태며, 차기 iOS에서 제공될 것이라는 루머도 있다. 어쨌든 안드로이드 Q에서는 다크 테마를 기본으로 쓸 수 있게 된다. 설정은 간단하다. 'Settings>Display menu>Theme'로 들어가서 Dark를 선택하면 된다. 배터리 절약(Battery Saver) 기능을 작동하면 다크 테마가 자동으로 켜진다. 다크 테마가 작동하면 사용자 환경이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뀐다.

안드로이드에서 다크 테마 지원은 의미가 크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는 대부분 OLED를 쓴다. OLED에서 검은색은 소자의 빛을 꺼버리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LCD보다 더 깊고 진한 검은색을 만들어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력 소모량을 줄일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는 셈이다. 운용체계에서 다크 테마가 제공되었으니 앞으로 과제는 앱 지원이다. 안드로이드Q 정식 버전까지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지만 써드파티 앱이 다크 테마를 지원할 수 있게 독려할 필요가 있다.

구글은 자사 앱을 빠르게 어두운 테마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튜브, 구글 포토 등 일부 앱에서 다크테마를 선보인 바 있다. 개발자에게는 한 줄 코드 추가를 통해 어두운 테마를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색상 반전을 통한 다크 테마 지원이라 완벽하지는 않다. 개발자가 새 다크 테마를 디자인할 시간을 벌 수 있는 수단인 셈이다.

안드로이드 Q 다크테마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다크 모드가 아니라 테마라는 메뉴에서 제공된다는 점이다. 앞으로 더 다양한 테마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사라진 하단 버튼

작년에 선보인 안드로이드 P파이에는 스위칭 앱 버튼 기능을 제스처로 대신할 수 있게끔 했다. 화면 아래에서 위로 스와이프를 하면 앱 전환 화면이 뜨게 된다. 안드로이드는 지금까지 백, 홈, 스위칭 세 개 버튼이 제공되었는데 안드로이드 P에선 백, 홈 버튼 두 개만 쓸 수 있다. 물론 사용자가 버튼을 세 개 쓸지, 두 개 쓸지는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안드로이드 Q에서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하단 버튼을 완전히 없애버린 풀 제스처 내비게이션이 추가됐다. 방식은 아이폰 제스처를 고스란히 가져 왔다. 앱을 종료할 때 애니메이션과 뒤로 가기 방법 등은 마치 아이폰을 쓰는 듯하다. 안드로이드 특유 사용자 환경인 '앱 서랍'이 있는 것만 빼면 아이폰 사용자도 이질감을 크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앱 실행 후 종료는 아이폰과 판박이다. 화면 하단에서 위로 스와이프를 하면 앱 화면이 작아지면서 앱 아이콘으로 빨려 들어간다. 앱 전환 화면 실행도 아이폰과 닮았다. 화면 하단에서 위로 스와이프를 하다가 중간쯤에서 잠시 멈췄다가 손을 떼면 된다. 홈 화면에서 화면 하단을 쭈욱 밀어 올리면 앱 서랍이 열린다.

눈 여겨볼 부분은 화면 양옆 에지 부분이다. 백 버튼을 없앤 만큼 이를 대체할 제스처가 필요한데, 이마저도 아이폰과 비슷한 방식을 적용했다. 즉 에지에서 안쪽으로 스와이프하면 뒤로 가기가 된다. 다만 아이폰과 다른 부분은 좌우 모두 뒤로 가기만 된다는 점이다. 아이폰은 좌측은 뒤로 가기, 우측은 앞으로 가기를 실행한다.

풀어야 하는 문제도 있다. 구글은 2014년 새로운 머터리얼 디자인 시스템을 만들면서 좌측에 숨겨진 메뉴를 만들었다. 이 경우 좌측 에지에서 안쪽으로 스와이프를 하면 숨겨진 메뉴가 나온다. 하지만 풀 제스처 화면에서는 뒤로 가기만 작동한다. 제스처로 해당 메뉴를 불러올 수 없다. 정식 버전이 나오기 전에는 해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버시

스마트폰 운용체계 양대 산맥인 탓에 안드로이드와 iOS는 끊임없이 비교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 속에서 서로 영향을 적지 않게 끼치고 있으며, 이제는 어느 것이 더 낫다고 평가하는 게 큰 의미가 없을 만큼 상당한 수준까지 올라온 상태다.

그럼에도 안드로이드에서 아쉬운 부분을 꼽으라면 '개인정보보호'가 아닐까 싶다. iOS처럼 상세한 개인정보보호 메뉴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사실이 과거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안드로이드 Q에 '프라이버시'라는 새로운 섹션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내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을 표시한 제어할 수 있는 다양한 설정을 만질 수 있으며, 구글 자체 설정 중 일부를 포함해 편의성을 높였다. 휴대전화 모든 앱 권한을 관리할 수 있는 메뉴도 제공된다. 캘린더, 통화, 마이크, 위치 등에 대한 접근 권한을 제어할 수 있다. 특히 위치 정보에 대해서는 앱이 실행 중일 때만 접근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게 된다. 이 경우 앱이 위치 정보에 접근하게 되면 상태 표시 줄에 상황이 발생했다고 알려준다.

◇기타

새 안드로이드에서 가장 흥미로운 기능을 꼽으라면 단연 '포커스 모드(Focus mode)'다. 현대인의 스마트폰 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런 탓에 디지털 디톡스와 관련된 이야기가 최근 자주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구글과 애플 또한 이런 이유로 디지털 웰빙, 스크린 타임 등을 도입해 스마트폰 화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와있는 기능이 큰 효과가 있는 거 같지는 않다. 예를 들어 여행을 하는 동안 구글 지도는 쓰고 싶지만 다른 메신저 앱을 접속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구글 지도를 쓰기 위해 스마트폰 화면을 켜는 순간 소셜 미디어나 메신저로 수신된 알림을 보게 된다면 무시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해당 앱을 삭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포커스 모드는 사용자가 원하는 기간 동안 일부 앱을 일시 중지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원하는 앱을 포커스 모드로 지정해 놓으면 해당 앱은 회색으로 표시되고 알림 수신이 중지된다. 포커스 모드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앱을 실행하면, 정말 실행할 것인지 상기시켜 준다. 해당 기능은 안드로이드 Q 베타3에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추후 적용될 예정이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활용이 높은 알림에도 새 기능이 추가됐다. 이미 알림에서 받은 메시지 회신은 당연한 기능으로 여겨지고 있다. 안드로이드 Q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동 회신 기능을 추가했다. 즉 받은 메시지 상황에 따라 적절한 답글을 추천해 주기도 하며, 주소를 보내면 바로 구글 지도를 실행할 수 있는 버튼을 띄워주기도 한다.

◇안드로이드 P의 연장선?

작년 구글이 안드로이드 P를 내놓으면서 많은 변화를 줬다. 하지만 새로운 기능이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많았다. 안드로이드 Q는 P에서 보여준 변화를 좀 더 완벽하게 다듬어 놓았다. 비로소 쓸만해졌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베타 3가 공개되었고, 베타 6까지 나올 예정이다. 정식 버전은 Q3로 예정되어 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기능도 많다. 과연 정식 버전은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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