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컨테이너. 전자신문사진DB
부산항 컨테이너. 전자신문사진DB

반도체를 비롯한 석유화학 등 우리 주력 수출 부문이 부진을 겪으면서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폭이 6년9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1분기 경상수지는 112억5000만달러로 2012년 2분기 이후 27분기만에 가장 적었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줄어드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3월 경상수지는 48억2000만 달러 흑자로 8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전년 같은 기간(51억달러) 보다는 줄었다.

◇1분기 경상흑자 112억5000만달러...수출과 수입은 2016년 3분기 이후 10분기만 동반 하락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19년 1분기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12억5000만달러로 2012년 2분기의 109억4000만달러 이후 27분기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반도체와 석유화학류 등의 수출 부진으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1분기 상품수지는 196억1000만달러로 2014년 1분기 170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낮았다. 1분기 수출(1375억달러)과 수입(1178억9000만달러)은 각각 2016년 3분기 이후 10분기만에 동반 감소했다.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8.4% 줄며 2016년 3분기(-3.9%) 이후 감소세다. 한은은 세계 교역량 둔화, 반도체와 석유화학류 수출 감소, 중국 수출 부진 등이 원인이다. 수입 또한 기계 등 자본재 수입 감소, 원유도입단가 하락 전환 등으로 줄었다.

서비스수지와 이전소득수지는 소폭 개선돼 그나마 경상수지에 긍정적이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여행과 운송수지 개선으로 76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63억3000만달러보단 적자폭이 커졌지만 전년 1분기 93억1000만달러 적자보다는 나아진 것이다.

이전소득수지도 17억2000만달러 적자로 2017년 2분기 16억3000만달러 적자 이후 7분기만에 최소치다. 한은은 "악화된 상품수지를 개선된 서비스수지·이전소득수지가 받쳐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3월 상품수지 84억7000만달러…'불황형 흑자' 그림자는 깊어져

3월 경상수지는 2012년 5월 이후 8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상품수지(84억7000만달러)는 지난해 10월(106억5000만달러) 이후 5개월만에 가장 많았다. 그러나 수출보다 수입이 덜 줄어든 불황형 흑자로 그리 달가운 소신은 아니다.

3월 수출(479억3000만달러)은 반도체 단가 하락, 중국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며 전년 동월(528억9000만달러)보다 9.4% 줄었다. 수입(394억7000만달러) 감소율은 9.2%를 기록했다. 한은은 수입 감소를 반도체 제조용 장비 기계와 석탄·석유제품·가스 등 원자재 수입이 줄어든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했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의 순자산(자산-부채)은 61억8000만달러였다. 직접투자(36억7000만달러)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47억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0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에선 내국인 해외투자가 55억8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11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파생상품거래로 실현된 손익은 5억3000만달러 늘었고,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변동분 중 운용수익, 운용 관련 수수료 지급 등 거래적 요인에 의한 것만 포함하는 준비자산은 14억6000만달러 감소했다.

온라인뉴스팀 onnews2@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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