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사진)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원톱체제'를 본격화 하면서 '3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다만 해겨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재계에 따르면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지난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사내이사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고(故)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사회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임에 따라 조 신임 회장은 앞으로 한진그룹 대표로 회사의 경영을 맡게 된다. 2003년 한진그룹 IT 계열사인 한진정보통신의 영업기획 담당으로 입사한 조 사장은 그동안 대한항공에서 요직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2017년 대한항공 사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보폭을 넓힌 그가 이제 한진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는 셈이다.

조 회장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회사 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사회에서 "선대 회장들의 경영 이념을 계승해 한진그룹을 더욱 성장시켜 나가겠다. 현장 중심 경영, 소통 경영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 회장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먼저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지만 실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선친의 지분을 안정적으로 상속해야 한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한진 오너가(家)가 28.8%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그중 조 전 회장의 지분은 17.84%(우선주 지분 2.40% 제외)에 달한다.

또 지분 상속 과정에서 막대한 상속세가 발생한다. 상속세 규모가 2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만큼 상속세를 모두 납부해야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상속세 액수가 상당해 상속 주식 일부를 처분해 현금화 하는 방안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조 회장은 그룹 안정화에도 신경 써야 한다. 한진칼이 회사의 경영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조 회장을 선임했으며 조 회장도 안정적인 그룹 경영에 집중해야 한다. 당장 6월 1일부터 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의장직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게다가 '갑질'로 남아있는 오너가 리스크 역시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양호 전 회장의 발인 일주일 만에 조원태 사장이 회장으로 올라서며 회사를 이끌게 됐다. 지분 상속은 물론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과제를 조속히 해결하는 것이 안정된 경영을 시작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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