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투자·수출 부진으로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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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에 경제성장률을 말해주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보다 –0.3% 성장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성장률도 1.8%에 불과해 2009년 3분기(0.9%) 이후 9년 반 만에 가장 좋지 않은 실적을 받았다.

마이너스 성장률의 원인으로는 우선 투자 부족이 지목된다. 설비투자는 -10.8%, 건설투자는 –0.1%로 집계됐다. 그중 설비투자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1998년 1분기(-24.8%) 이후 21년 만의 최저치였다.

또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은 물론 수입도 부진했다. 지난 1분기 수출은 전 분기 대비 -2.6%, 수입은 –3.3%를 기록했다. 수출은 액정표시장치(LCD) 등 전기·전자기기를 중심으로 감소세를 보였고 수입은 기계·장비, 원유·천연가스를 중심으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정부의 지출 효과가 사라졌고 민간소비와 정부소비가 크게 늘지 않은 점도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에 영향을 미쳤다.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는 각각 전기보다 0.1%,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0.3%라는 성장률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며 한국은행이 최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하향 조정한 점 등을 감안하면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 등 세계 경기가 하강하고 있는 추세에 반도체 경기 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이 크게 떨어진 점이 이를 반증하며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 등 최근 경제 상황과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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