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헐리웃 6대 영화사 제휴 및 국내 VOD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확보한 독점 콘텐츠를 올레tv를 통해 선보인다. KT는 2008년 IPTV 상용화에 나선 이후 지난 18일 기준으로 가입자 800만명도 돌파했다.

KT(대표 황창규)는 23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자사 IPTV ‘올레 tv’ 차별화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송재호 KT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전무)가 참석해 인사말을 전했으며, 최광철 미디어상품담당(상무)이 발표를 진행했다.

송 전무는 “KT가 지난 18일, 2008년 11월 국내 최초 IPTV 상용화 이후 10년 5개월 만에 가입자 800만을 돌파했다”며 “이러한 성과는 800만 고객의 성원과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선보일 차별화 서비스들도 그동안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준비했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들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기자설명회에서 KT 미디어상품담당 최광철 상무가 올레 tv 초이스, 키즈랜드 3.0 등 2019년 올레 tv가 선보일 차별화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기자설명회에서 KT 미디어상품담당 최광철 상무가 올레 tv 초이스, 키즈랜드 3.0 등 2019년 올레 tv가 선보일 차별화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이날 최광철 상무를 통해 KT가 발표한 올레tv의 주요 개편 내용은 ▲국내 미개봉 헐리웃 영화 독점 제공 ‘올레 tv 초이스’ ▲육아 콘텐츠 ‘키즈랜드 3.0’ ▲시니어 콘텐츠 ‘룰루낭만’ 신설 등이다.

◇ 800만 가입자 남녀노소 즐기는 신규 독점 콘텐츠

KT는 지난 10년간의 올레 tv가 세대별 미디어 이용실태를 조사·분석했고, 그 결과 ▲영화 ▲키즈 ▲시니어 키워드를 도출해 이와 같은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게 됐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많이 구매한 콘텐츠로 ‘영화’(45%), 가장 많은 가입자가 이용한 장르는 ‘키즈’(35%), 가장 오랜 시간 TV를 시청하는 연령은 50대 이상 ‘시니어’(60%)로 나타났다.

23일 첫 선을 보인 올레 tv 초이스는 국내 미개봉 미국 할리우드 화제작을 안방에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KT는 워너 브러더스, 소니픽쳐스, NBC유니버설, 브에나비스타 인터내셔널, 파라마운트픽쳐스, 이십세기폭스 할리우드 6대 메이저 스튜디오와 손을 잡았다. 영화감독, 유튜버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엄선한 국내 미개봉 할리우드 화제작을 매주 1편씩 업데이트해 올해 말까지 30여편을 단독 제공할 예정이다.

기존 키즈랜드도 내달 1일부터 프리미엄 교육 콘텐츠를 강화한 3.0 버전으로 찾아온다. 키즈랜드 3.0은 올레tv, 핑크퐁, 스콜라스틱 협업으로 만들어졌다. 올레 tv는 키즈랜드 3.0을 통해 핑크퐁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6월 중 IPTV 업계에서 단독 서비스한다. 내달 1일 첫 선을 보이는 ‘키즈랜드 잉글리시’는 미국 국공립학교 교재 출판사인 스콜라스틱과 단독 제휴를 통해 올레tv 가입자에게 무료 제공한다.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KT는 룰루낭만 UI를 공개했다. 메뉴가 구성된 첫 화면만 공개됐고, 자세한 구동 장면은 확인할 수 없었다.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KT는 룰루낭만 UI를 공개했다. 메뉴가 구성된 첫 화면만 공개됐고, 자세한 구동 장면은 확인할 수 없었다.

룰루낭만은 지난해 선보인 중장년 콘텐츠 전용관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를 개편한 서비스다. 홈화면(UI)은 관심 콘텐츠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메뉴를 문화, 라이프, 지식, 건강으로 재구성하고 화면을 키웠다. 콘텐츠 수도 기존보다 2배 이상 확대했다. 영화 보기가 편하도록 최신 외화 더빙 서비스도 자체 제작해 제공한다. 더빙은 영화 ‘라스트 미션’을 시작으로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인턴’ 등 30여편에 우선 적용돼 제공된다. 그 외에도 SERI CEO 콘텐츠 200여편도 단독 제공한다.

최 상무는 “800만 가입자를 보유한 압도적 1등 KT는 KT만의 길을 개척해나가겠다”며 “거듭되는 진화를 통해 더욱 더 압도적인 미디어콘텐츠플랫폼으로 나아가는 올레tv에 많은 기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전하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 올레tv 개편, 어떤 의미 있나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서는 최광철 미디어상품담당(상무), 김세종 KT 미디어마케팅팀 팀장, 박일권 VOD수급팀 팀장이 자리해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주요 질문에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 글로벌 OTT 사업자 관련 내용과 코드커팅과 합산규제 등에 관한 입장을 묻는 내용이 많았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경쟁사가 성공한 서비스를 모방해 편승효과를 노린 미투 전략처럼 비춰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최광철 상무는 “올레tv 이용자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감지된 불편사항을 해결하고자 마련된 내용이라 미투로 느껴질 수 있다”며 “KT가 충분히 잘 할 수 있고 더 좋은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자와의 디즈니 OTT 협상과 넷플릭스 잠식효과에 대한 KT의 입장도 들을 수 있었다. 김세종 팀장은 KT에서 “넷플릭스 잠식효과를 계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며 “유력하다고 무조건 손을 잡기보다 국내 제작사들과 손잡고 국내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게 우선이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다. 디즈니 OTT도 넷플릭스 연장선에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KT가 IPTV에 미개봉 영화를 독점 제공하는 새로운 유통구조를 마련한 것에 관해 박일권 팀장은 “올레티비 초이스는 두자리 성장을 해왔다”며 “기존 IPTV는 극장 다음 후순위였기 때문에, IPTV 자체가 극장 의존적인 유통구조를 올레tv에서 탈피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올레tv 이용자는 선택폭을 늘릴 수 있고, 플랫폼 지속 성장을 위한 방편이라고 설명했다.

김세종 팀장은 이번 KT의 미개봉 헐리웃 영화 독점 제공을 계기로 “기존 사전규제가 문제가 많다”고 입장을 밝히고 “해외사업자들에게 불공정하고 국내 유통 사업자를 역차별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불합리한 부분을 국회나 정부가 인지해 사후규제 쪽으로 방향을 튼 걸로 알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또 이에 관해 ”KT는 환영하는 입장이며, 향후 정부 입장에 따라 충실히 사업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유료방송 합산규제에 관해서는 “KT는 지난해 기준으로 30.6%로, 독점사업자 기준인 33.3%에 미치지 못한다”면서 “최근 경쟁사 인수 합병에 대한 공식 발표로 이마저도 무의미해졌다”고 말했다.

코드커팅에 관해 최광철 상무가 답하고 있다.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서는 (왼쪽부터)김세종 KT 미디어마케팅팀 팀장, 최광철 미디어상품담당(상무), 박일권 VOD수급팀 팀장이 자리해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코드커팅에 관해 최광철 상무가 답하고 있다. 이어진 질의 응답시간에서는 (왼쪽부터)김세종 KT 미디어마케팅팀 팀장, 최광철 미디어상품담당(상무), 박일권 VOD수급팀 팀장이 자리해 기자들 질문에 답했다.

코드커팅에 관한 의견도 최광철 상무가 말했다. 그는 “코드커팅 문제는 아직 국내에서 감지된 바 없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결국은 소비자 몫인데, 그럴만한 충분한 동기가 충분한지 바라보는 입장은 국내와 미국 시장이 다르다”며 “유료방송 가격과 OTT 가격차가 큰 미국시장은 코드커팅 동기가 충분하고 실제 현상도 그렇게 나타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반면, KT는 아직은 넷플릭스나 OTT를 경쟁재가 아닌 보완재로 생각한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어 ”넷플릭스가 잘하는 영역이 있고, 미개봉 영화 수요와 별개이므로 다양성 관점에서 봐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또, 최 상무는 “OTT는 매우 중요한 전략 포인트이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라며 “기회가 되면, OTT 전략에 대한 발표도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콘텐츠 사업자 입장에서 보는 OTT와 플랫폼 사업자 또는 통신사업자가 바라보는 OTT는 다르다”며 “결국은 고객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자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T경제경영연구소 2018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IPTV가 지난 10년간 누적 20조원의 생산을 유발하는 경제파급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해 최 상무는 IPTV사업자들이 콘텐츠와 네트워크 등에 엄청난 규모의 투자를 지속해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중 KT가 IPTV에 투자한 비용은 5조4천억원에 달한다.

최광철 상무도 이날 자체 콘텐츠 제작을 통한 KT의 투자 가능성도 내비쳤다. 그는 “올레tv가 10년간 국민 모두가 쉽게 방송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방송사업자로서의 공적 책임을 다해왔다”며 “1조4천억 투자를 통해 미디어 정보격차 해소에 앞장섰고 일반 PP방송사업 매출도 1만6873억에서 3억1059억으로 두 배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콘텐츠에만 약 3천억 이상의 투자를 통해 콘텐츠사업자와의 상생을 도모해왔다”고 전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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