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하드웨어로 무장한 게이밍 데스크톱은 게이머들이 즐겨 찾는 애장품 중 하나다. 강력한 성능도 좋지만, 어떤 고사양 게임이 출시되든 자기 방식대로 즐길 수 있도록 개조하거나 업그레이드가 쉬운 덕분이다.

게이머의 취향에는 남들보다 우월한 조건에서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목적과 함께, 자신이 갖춘 강력한 성능이 구동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심리까지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지난 3월 출시된 ‘HP 오멘 오벨리스크(875-1098KR)’를 비롯한 최근 나온 일부 게이밍 데스크톱은 이러한 게이머 경향을 반영하고 있다. 강력한 성능과 함께 디자인 및 업그레이드 용이성 등을 고루 갖췄을 뿐만 아니라, 게이머들이 반길만한 기능들을 다수 탑재했다.

◇첫인상으로 느껴지는 강한 포스

이름에 걸맞게 오멘 오벨리스크는 고대 기념상 같은 외형을 보여준다. 전원을 켜니 마치 자동차 시동을 건 듯, 우렁찬 굉음과 함께 짧은 부팅이 시작됐다. 부팅은 워낙 잠깐이라 소음도 금새 잠잠해졌다. 짧은 부팅만으로도 그 성능을 기대하게 만드는 첫인상이다.

전원이 들어오자, 앞쪽 위에 각인된 LED 로고에도 붉은색 불이 들어왔다. 오벨리스크에 붉은색이 감돌아 그런지, 고대의 힘이 깃든 무기에 마력이라도 주입하는 느낌이다. 왼쪽 면 투명 유리를 통해 속이 훤히 비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애니메이션 효과를 적용한 내부 조명.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구조는 제품을 새롭게 튜닝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LED RGB 색상은 오멘 오벨리스크 기본 앱 ‘오멘 커멘드 센터’에서 조명 옵션을 통해 설정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효과를 주거나 로고와 내부 조명을 서로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다.
LED RGB 색상은 오멘 오벨리스크 기본 앱 ‘오멘 커멘드 센터’에서 조명 옵션을 통해 설정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효과를 주거나 로고와 내부 조명을 서로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다.

내·외부 조명은 어두운 곳에 놓아두면 훨씬 실내 분위기를 살린다. 다른 게이밍 액세서리와도 잘 어울릴 듯싶다. 조명은 처음에 붉은색으로 설정돼 있지만, 기본 앱 ‘오멘 커멘드 센터’ 설정에서 다른 색으로 바꾸거나 애니메이션 형태로 변화를 줄 수도 있다.

나중에 LED 효과가 적용된 RAM이랄지, 수랭식 수조 같은 독특한 하드웨어까지 갖춘다면, 자기만족도는 더 높아질 것 같다. 일단, 제품이 동작하는 내부 상황을 들여다보고 싶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투명 유리덮개가 무척 맘에 든다.

◇고성능과 연결성 지원하는 ‘발열제어’ 설계

제품 위·아래에는 통풍을 위한 구멍이 촘촘히 뚫려 있다. 발열이 심한 고성능 하드웨어를 다수 탑재하고 있음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제품 윗면에 통풍구가 보인다. (왼쪽부터)A형 USB 3.1(1세대) 단자 두 개(왼쪽은 충전 겸용), 헤드폰·마이크 콤보 단자, 마이크 단자, 전원 버튼이 배열돼 있다.
제품 윗면에 통풍구가 보인다. (왼쪽부터)A형 USB 3.1(1세대) 단자 두 개(왼쪽은 충전 겸용), 헤드폰·마이크 콤보 단자, 마이크 단자, 전원 버튼이 배열돼 있다.

제품 밑면에도 통풍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별한 버튼이나 단자가 없이, 양쪽에 받침대가 있는 점이 윗면과 다르다.
제품 밑면에도 통풍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별한 버튼이나 단자가 없이, 양쪽에 받침대가 있는 점이 윗면과 다르다.

전면(왼쪽)은 오벨리스크가 연상되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후면(오른쪽)에는 단자와 부품이 위치한 곳을 제외하고 통풍구가 마련된 모습이다. 유선 단자의 경우, (왼쪽 위부터)S/PIDF, A형 USB 3.1(2세대), C형 USB 3.1(2세대), A형 USB 3.1(1세대) 4개, 유선 인터넷 단자(RJ-45), 마이크·오디오 입·출력 단자, 썬더볼트, HDMI/디스플레이 단자 등이 나열돼 다양한 유선 연결을 지원하고 있다.
전면(왼쪽)은 오벨리스크가 연상되는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후면(오른쪽)에는 단자와 부품이 위치한 곳을 제외하고 통풍구가 마련된 모습이다. 유선 단자의 경우, (왼쪽 위부터)S/PIDF, A형 USB 3.1(2세대), C형 USB 3.1(2세대), A형 USB 3.1(1세대) 4개, 유선 인터넷 단자(RJ-45), 마이크·오디오 입·출력 단자, 썬더볼트, HDMI/디스플레이 단자 등이 나열돼 다양한 유선 연결을 지원하고 있다.

뒷면 맨 상단에는 소니와 필립스의 음향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S/PIDF 단자가 눈에 띈다. TV나 프로젝터 같은 일부 가전제품에서나 보던 단자까지 확인할 수 있어, 연결성이 높은 편이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Ti 그래픽 카드가 장착된 위치에는 썬더볼트 단자와 HDMI 및 기타 디스플레이 단자 3개까지 지원하고 있다. 썬더볼트가 하나뿐인 건 아쉽다.

제품 뒷면 상단 오른쪽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쉽게 유리 덮개를 열 수 있다. 수시로 여닫을 수 있어, 업그레이드가 편해 보인다.
제품 뒷면 상단 오른쪽에 위치한 버튼을 누르면 쉽게 유리 덮개를 열 수 있다. 수시로 여닫을 수 있어, 업그레이드가 편해 보인다.

안을 열어보니 발열 제어장치인 냉각기(쿨러)를 제품 상단과 후면에서 확인했다. 또, CPU에는 검정 덮개가 씌워져 있고, 옆에 달린 붉은색 호스가 상단 냉각기로 이어지고 있었다. 수랭식 냉각장치다.

오멘 오벨리스크에 탑재된 인텔 9세대 CPU i9-9900K 모습. 오른쪽에 수랭식 냉각 장치로 이어지는 붉은색 호스가 연결돼 있다.
오멘 오벨리스크에 탑재된 인텔 9세대 CPU i9-9900K 모습. 오른쪽에 수랭식 냉각 장치로 이어지는 붉은색 호스가 연결돼 있다.

CPU에 수랭식 냉각을 적용한 이유는 오멘 오벨리스크에 적용된 CPU가 i9-9900K(커피레이크)라는 점을 생각하면 쉽게 짐작되는 부분이다. 이 인텔 9세대 CPU는 8코어 16쓰레드로 작동하며, 16MB 캐시를 갖췄다. 모델명 맨 뒤에 K가 붙는다. 오버클럭도 가능한 모델이란 뜻이다.

오버클럭은 코어 능력을 강화시켜 CPU 성능을 몇 배 끌어올려줄 수 있도록 고안된 기능이다. 강력한 성능이 필요한 게이머에게는 좋은 기능이지만, 발열이 심해지는 만큼 함부로 쓰기 곤란하다. 오버클럭을 사용하려면, CPU 자체도 튼튼해야 하고, 탑재한 PC도 강화된 발열 제어와 전력공급 시스템을 갖춰 이를 보조해야 하는 까닭이다.

i9-9900K는 기본적으로 코어와 히트스프레더를 접합한 STIM 구조가 적용됐다. 이는 내구성뿐만 아니라, 오버클럭으로 발생하는 열 제어에도 효과적이다. 오멘 오벨리스크에 탑재된 메인보드 Z390도 오버클럭에 필요한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가능하다. 처음부터 CPU 오버클럭을 맘껏 쓰라고 설계된 셈이다.

2019년 4월 8일 기준 i9-9900K 점수. i9-9900K의 클럭 속도는 3.6GHz로 전작 i7-8700K의 3.7GHz보다 약간 낮았지만, 패스마크(Passmark) 벤치마크에서는 4000점가량 더 후한 점수를 받았다 [자료=패스마크]
2019년 4월 8일 기준 i9-9900K 점수. i9-9900K의 클럭 속도는 3.6GHz로 전작 i7-8700K의 3.7GHz보다 약간 낮았지만, 패스마크(Passmark) 벤치마크에서는 4000점가량 더 후한 점수를 받았다 [자료=패스마크]

i9-9900K의 알려진 최대 속도는 5.0GHz이다. 패스마크에 기록된 평균 CPU 마크에선 열설계전력(TDP)도 전작과 동일한 95W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작인 6코어 기반 인텔 코어 i7-8700K에 비하면, 최대 속도가 0.3GHz 증가한 셈이다. [자료=패스마크]
i9-9900K의 알려진 최대 속도는 5.0GHz이다. 패스마크에 기록된 평균 CPU 마크에선 열설계전력(TDP)도 전작과 동일한 95W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전작인 6코어 기반 인텔 코어 i7-8700K에 비하면, 최대 속도가 0.3GHz 증가한 셈이다. [자료=패스마크]

오버클럭은 인텔이 제공하는 XTU(Extreme Tuning Utility)에서 설정해도 되지만, 앞서 언급한 오멘 커맨드 센터의 오버클럭 기능을 활용해도 된다. CPU 클럭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하며 설정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코어 볼티지 오프셋 값을 지정해 CPU 공급되는 기본 전력량도 조절할 수 있고, 상세 옵션에서 8개 코어별 배수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오멘 커맨드센터를 이용하면, i9-9900K의 오버클럭 기능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사진은 시행착오를 거쳐 CPU 성능을 세 배 향상한 모습이다. 자세한 옵션에 들어가면 코어별 설정까지 지정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오멘 커맨드센터를 이용하면, i9-9900K의 오버클럭 기능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 사진은 시행착오를 거쳐 CPU 성능을 세 배 향상한 모습이다. 자세한 옵션에 들어가면 코어별 설정까지 지정할 수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Ti는 오멘 오벨리스크 내부 아래쪽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Ti는 오멘 오벨리스크 내부 아래쪽에서 제법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아래쪽에 위치한 그래픽 카드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Ti는 두 개 외장 슬롯을 차지할 정도로 크기가 제법 된다. 이 최신 그래픽 카드는 튜링 구조로 설계됐고, 초고속 GDDR6 메모리가 적용됐다. 파스칼 구조로 설계된 전작 1080 Ti에 비하면 메모리 클럭이 2750MHz에서 14,000MHz로 대폭 개선됐고, 패스마크 벤치마크도 전작보다 대폭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2019년 4월 8일 기준 지포스 RTX 2080 Ti 점수 [자료=패스마크]
2019년 4월 8일 기준 지포스 RTX 2080 Ti 점수 [자료=패스마크]

RTX 시리즈는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을 제공한다. 이 기술은 빛의 경로를 추적하며 반사와 회절, 투명도, 그림자 등의 실시간 변화를 곧바로 표현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포트나이트 같은 1인칭 슈팅 게임(FPS)에서 그래픽을 최고 사양으로 맞추고 플레이하게 되면, 상대 위치 파악이 더 쉬워진다는 의미다. 가상현실(VR) 구현에도 효과적이라, 향후 8K 이상의 HMD와 게임이 등장하면, 더 실감나는 VR까지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PU 오른쪽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하이퍼X 퓨리 16GB DDR4 RAM’ 두 개와 ‘512GB M.2 SSD’
CPU 오른쪽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하이퍼X 퓨리 16GB DDR4 RAM’ 두 개와 ‘512GB M.2 SSD’

CPU 오른쪽에서는 기본 장착된 킹스턴 ‘하이퍼X 퓨리’ 16GB DDR4 RAM 두 개(총 32GB)와 NVMe 기반 TLC방식의 도시바 512GB SSD를 확인할 수 있었다. 모두 게이밍 데스크톱에 걸맞는 사양이다. RAM의 경우 화려한 LED 효과는 없지만, 방열판이 씌워져 있어 발열제어에 더 신경 쓴 모습이다.

HDD는 제품 앞쪽에 있다. 사진은 아래쪽 HDD 모습이며, 위쪽에도 같은 HDD가 하나 더 장착돼 있다. 툴리스(Tool-less) 디자인이라 업그레이드할 때 서랍장 넣고 빼듯 교체하면 된다.
HDD는 제품 앞쪽에 있다. 사진은 아래쪽 HDD 모습이며, 위쪽에도 같은 HDD가 하나 더 장착돼 있다. 툴리스(Tool-less) 디자인이라 업그레이드할 때 서랍장 넣고 빼듯 교체하면 된다.

저장 장치는 SSD 외에도, SATA 방식의 시게이트 HDD 2TB 두 개(총 4TB)를 갖췄다. HDD는 넉넉해서 좋지만, 게임에 적용하기보다 업무용으로 괜찮아 보였다. FPS처럼 응답속도가 빠른 게임플레이를 위해서는 처리속도가 느린 HDD보다는 SSD에 저장해 플레이하는 편이 좋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클라우드 게임으로 PC게임 시장이 재편될 경우, 게이밍 컴퓨터에서 저장 공간이 갖는 의미도 점차 퇴색될지 모를 일이다.

◇나만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원격 영상제작도 ‘가뿐’

오멘 오벨리스크는 유·무선 인터넷을 모두 지원한다. 랜선 없이 오로지 와이파이(Wi-Fi)만 쓰는 관계로, 실제 게임도 무선으로 플레이했다. 기가 인터넷을 지원하는 WLAN RT ac 2×2가 적용된 덕분에, 집에 설치된 500Mbps에 못 미치는 ‘기가 라이트’ 무선 환경에서도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그래도 기왕이면 5G 시대를 맞이해 와이파이6(802.11ax)를 지원하는 랜카드를 적용했다면 좋았을 텐데, 조금 아쉽다.

오멘 커멘드 센터 ‘네트워크 부스터’에서는 인터넷 환경을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하도록 지원한다. 사진은 사용자 지정 모드에서 오버워치 게임 플레이에 우선순위를 둔 모습. 방해받지 않기 위해 카카오톡은 차단했다.
오멘 커멘드 센터 ‘네트워크 부스터’에서는 인터넷 환경을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하도록 지원한다. 사진은 사용자 지정 모드에서 오버워치 게임 플레이에 우선순위를 둔 모습. 방해받지 않기 위해 카카오톡은 차단했다.

본인의 무선 인터넷이 미덥지 못하다면, 오멘 커맨드 센터 내 ‘네트워크 부스터’ 항목에서 ‘듀얼 포스’ 옵션을 켜 두면 된다. 유·무선 인터넷을 동시 사용하는 기능으로, 혹시 모를 인터넷 장애로 인한 불상사를 최소화 할 수 있다. 또 ‘사용자 지정 모드’에 들어가 멀티태스킹에서의 네트워킹 우선 순위를 직접 지정할 수도 있다.

무선 인터넷과 관련한 오멘 커멘드 센터의 가장 흥미로운 기능은 ‘게임 스트림’이다. 게임 스트림은 보유한 노트북, 태블릿, 스마트폰을 오멘 오벨리스크와 연결해 원격으로 PC에 설치된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해준다. 내 PC를 서버로 사용하는 사설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으로 보면 이해가 쉽다. 이쯤 되니, 오멘 오벨리스크가 왜 4TB 대용량 HDD를 갖췄는지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다.

오멘 커맨드 센터의 게임 스트림을 통한 기기 연동 상태
오멘 커맨드 센터의 게임 스트림을 통한 기기 연동 상태

연동된 모바일 기기에서 오멘 오벨리스크에 설치된 PC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하려면, 서버 역할을 하는 PC(오멘 오벨리스크)를 항상 켜 두어야 한다. 물론, 게임 조작 환경은 스마트폰보다는 키보드가 달린 노트북이 더 낫다. 오른쪽 위에 있는 ‘원격 데스크탑’은 원격제어 프로그램인 ‘팀 뷰어’ 같은 기능이다.
연동된 모바일 기기에서 오멘 오벨리스크에 설치된 PC게임을 실행할 수 있다. 게임을 플레이 하려면, 서버 역할을 하는 PC(오멘 오벨리스크)를 항상 켜 두어야 한다. 물론, 게임 조작 환경은 스마트폰보다는 키보드가 달린 노트북이 더 낫다. 오른쪽 위에 있는 ‘원격 데스크탑’은 원격제어 프로그램인 ‘팀 뷰어’ 같은 기능이다.

게임 스트림의 ‘원격 데스크탑’ 기능을 통해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PC를 원격 조종하고 있다. 업무용으로도 쓸 만하다.
게임 스트림의 ‘원격 데스크탑’ 기능을 통해 연결된 스마트폰에서 PC를 원격 조종하고 있다. 업무용으로도 쓸 만하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게임 플레이에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 사양을 연결된 PC인 오멘 오벨리스크가 감당하게 된다. PC와 연결된 기기에서는 게임 설치가 필요 없고 고사양 하드웨어도 갖출 필요가 없다. 인터넷 환경만 갖추면 언제 어디서든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게임 스트림은 게임이 아니더라도 오멘 오벨리스크에 설치된 어느 앱이든 모두 원격으로 실행할 수 있다. 단순히 ‘팀 뷰어’처럼 포토샵이나 애프터이펙트 같은 무거운 프로그램을 외부에서 노트북으로 원격 실행해 빠르게 작업하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다. 활용법은 많다.

고화질 VR 게임까지 게임 스트림으로 즐기려면, 10기가 인터넷 수준으로 높여보길 권한다. 클라우드 게임은 서버에 저장된 게임을 플레이하는 형태로 진행되므로, 인터넷 통신에 영향을 많이 받는 까닭이다. 이럴 경우 랜선 또는 랜카드 및 무선공유기 교체까지 단행해야 할 수 있으므로, 비용이 추가로 들어갈 수 있다.

◇ 직접 설계한 고성능, 눈으로 확인하는 재미도 ‘쏠쏠’

배틀그라운드 게임 화면. 이 게임을 VR로 플레이하게 된다면,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Ti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 된다.
배틀그라운드 게임 화면. 이 게임을 VR로 플레이하게 된다면,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Ti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게 된다.

앞서 살펴본 오멘 오벨리스크로 실제 게임을 플레이한 소감은 아주 만족스러웠다. 오버클럭 CPU와 32GB DDR4 RAM의 강력한 성능은 접전 상황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선 느낌이 들게 했다. 최고 설정으로 그래픽 환경을 조정하니, 전에 보이지 않던 더 많은 시각 정보가 한눈에 들어오는 느낌이다. 게이밍 모니터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승리는 보장했다.

다만, 게임 스트림 기능은 아무래도 인터넷 환경이 뒷받침돼야 즐거운 경험이 될 것 같았다. 한동안 업무용 영상 편집에 써볼 참이다. 그리고 오멘 커멘드 센터에 게임 스트림 기능이 있으니, 그 반대의 개념인 ‘앱 플레이어’ 기능까지 있었다면 더 재밌었을 것 같다. 기술적으로도 어렵지 않고, 요즘 출시되는 게이밍 스마트폰도 PC에서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기능을 종종 탑재하고 있으니 추후 업데이트가 기대된다.

오멘 커멘드 센터의 ‘시스템 중요 부분’ 기능은 마치 운전 중인 자동차 계기판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게임과 함께 동시 실행하면 실시간 이상 징후 파악에 유용하다. 게임과 동시 실행해야 시스템 파악이 용이하므로, 투모니터 환경을 갖추고 실행하는 편이 좋다.
오멘 커멘드 센터의 ‘시스템 중요 부분’ 기능은 마치 운전 중인 자동차 계기판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게임과 함께 동시 실행하면 실시간 이상 징후 파악에 유용하다. 게임과 동시 실행해야 시스템 파악이 용이하므로, 투모니터 환경을 갖추고 실행하는 편이 좋다.

오멘 커멘드 센터에서 ‘시스템 중요 부분’을 켜놓고 게임을 플레이하면 상황에 따라 △GPU △CPU △메모리 사용률 및 내부온도를 확인할 수 있고 △업로드 및 다운로드 속도 현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이 데이터들은 오버클럭 등 자신이 설정한 하드웨어 설정이 얼마나 문제없이 작동하는지 파악하거나, 업그레이드 성능이 얼마나 잘 반영되고 있는지, 네트워크 속도는 게임 중 얼마나 변동이 심한지 등을 확인할 때 용이하다.

특히 온도는 시스템 이상 징후를 감지할 때 무척 중요하다. 예를 들어 CPU나 GPU 온도가 90도를 넘어갈 수준이라면, 언제든 컴퓨터 다운을 유발할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한 편이다. 아마, 이런 직관적인 계기판(시스템 중요 부분)이 없다면 귀에 들리는 쿨러 소음의 세기나 저하된 게임 화면 등의 변화로 하드웨어의 이상 징후를 짐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기능을 달리 보면, 하드웨어를 손수 개조 또는 업그레이드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마치 자동차 계기판을 바라보며 내 방식대로 차량을 개조하고 싶은 충동이랄까.

게이머가 나만의 무기를 갖추고 그 성능까지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면, 그만한 재미가 또 어디 있을까. 원활한 게임 환경을 갖추고 플레이하는 것과는 다른 별난 매력이다. 초기 성능도 강력하지만, 게이머가 직접 설계한 대로 점차 갖춰가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으니 애장품으로서의 가치는 충분하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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